지난 10월 중순 미국 파라마운트+미국은 이태원 참사를 다룬 2부작 다큐멘터리 <<크러시(Crush)>>를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휴대폰·감시카메라(CCTV)·바디캠 영상 등 무려 1500시간 분량의 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스톤은 “이렇게까지 휴대전화 영상이 작품 속에 잘 활용된 다큐멘터리는 찾기 힘들다”고 호평했고, 디사이더도 “시청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이야기지만 모든 저널리즘처럼 유익하고 경고적”이라며 “권력자들이 재앙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고 썼다.
(2023-10-26 동아일보)
한국에서는 현재 이 영화를 볼 수 없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은 저작권 문제라고 한다.
즉 제작사가 파라마운트+ 미국하고만 영상 공급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파라마운트+의 국내 컨텐트 공급 계약사인 티빙의 서비스 대상이 아닌 것이다.
하지만 우회경로를 통해 이 영화를 본 사람이 늘고 있다.
영화의 마지막에 이런 자막이 나온다.
The South Korean government and the leadership of its police and fire departments declined to be interviewed for this documentary. The victims' families are still fighting for a comprehensive investigation of the Itaewon disater.
(한국 정부와 고위 경찰 및 소방 관계자는 인터뷰를 거절했다. 유가족들은 지금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단순한 교통사고에도 교통법규를 지켰는지, 사고 후 조치는 적절했는지 조사를 하고, 큰 사고라면 그곳에 신호등이 필요한지, 횡단보도가 필요한지 등 좀 더 구조적인 보완책을 검토하게 된다. 그것이 상식이다.
대형재난에 대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왜 일어났는가에 대한 소상한 조사와 합당한 처리는 눈물과 기도만큼 희생자들에게 최소한의 위로가 되고 사회적으로는 커다란 교훈이 된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 관려하여 아직 우리는 위로와 교훈은커녕 '왜?'라는 최초의 질문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왜 얻지 못하고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정확하겠다.
정말 왜? 언제까지? 이렇게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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