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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by 장돌뱅이. 2024. 2. 7.

잠자리에 들었다가 다시 일어나 졸림이 가득한 얼굴로 아시안컵 4강전 축구 중계를 보던 손자저하1호는 어처구니없는 수비진 실수로 1골을 먹고 게임도 지지부진하자 울음을 터뜨렸다.
제 엄마와 할머니가 달래자 점점 더 격앙되어 울었다.
저하는 잘 운다. 체스를 져도 울고 보드게임을 져도 운다. 나는 저하의 그런 모습도 귀엽다.
마침내 잠을 이기지 못해 16강전이나 8강전처럼 연장전에 가면 깨우라고 하며 자러 갔다.
2번째 골을 먹은 것까지는 보지 않았으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래도 아침에 일어나 경기 결과를 알게 되면 또 한 번 울 것 같다.

출처 : 연합뉴스

별다른 말을 붙일 게 없는, 억울할 것도 없는, 무기력한  경기였다.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가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는데  그 말의 의미를 축구계는 새겨들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축구를 하러 다니는 손자저하를 통해 오직 축구 장사에만 관심이 있는 우리나라 유소년 축구클럽의 한 단면을 보니 앞으로 우리 시스템에서 손흥민 같은 선수를 키워내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어쨌든 '운장(運將)' 클린스만의 운은 여기까지였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 이번 대회에 우승을 했더라도 극장골로 포장되는 그의 '운빨' 축구는 그만 기대해야 해야  했을 것이다.
클린스만 감독을 위한 노래 한 곡이 생각난다.

(7080 시절의 다방 디제이 버전으로)"클린스만에게 띄웁니다. 김광진이 부르는 <편지>!"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 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 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 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 두오······(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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