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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지난 국토여행기 1 - 남도의 땅끝으로 봄마중을 가다3

by 장돌뱅이. 2012. 6. 26.

<푸른 비가 내리는 집, 녹우당(綠雨堂) >

녹우당은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를 배출한 해남 윤씨의 종가이다.
녹우당이란 원래 사랑채의 이름인데, 지금은 종가 전체를 일컫는 이름이 되었다.
푸른 비가 내리는 집이란 뜻의 아름다운 이름은 집 뒤 산자락에 우거진 비자나무숲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쏴아하는 비 내리는 소리를 낸다 하여 지어졌다고 한다.
이곳의 비자나무 숲은 500년 전 해남 윤씨의 선조가 심은 것으로  천연기념물 241호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비자나무가 아니어도 녹우당은 늘 푸르다.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내가 녹우당을 좋아하는 이유는 녹우당의 내력이나 양반집 살림공간의 크고
화려한 규모  때문이 아니라 대나무 숲과 녹우당의 흙담이 만들어내는 골목 때문이다.
바람에 대숲이 서걱이는 소리를 들으며 햇볕이 가득한 녹우당의 흙담길을 걷는 것은
도시의 생활에서 잊고 지내던 따뜻한 옛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녹우당 주변 역시 자꾸 변해가고 있다. 더 깔끔해지고 더 다듬어지고......
이런 변화의 조짐에대한 불안한 마음이 터무니없는 것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전에 없던 입장료까지 내고 보니 각박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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