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단상

초복

by 장돌뱅이. 2024. 7. 16.

수락산 자락길을 걸었다.
장마로 계곡물이 제법 있어 발을 담그지 않아도 청량감이 들었다.
몇몇 사람들이 물가 바위에 앉아 고스톱을 치고 있었다.
'쓰리고' 대박이라도 터트렸는지 누군가의 기세등등한 목소리가 물을 건너 길까지 들려왔다.

초복이라 간단 복달임을 했다.
택배로 주문한 통닭을 에어프라이에 굽고 맥주 2캔을 준비했다.
상차림이 너무 단출한 것 같아 양배추와 당근, 양파 등을 채 썰고 마요네즈와 토마토캐찹, 플레인 요구르트 등을 넣어 옛날 경양식집에서 나오던 샐러드를 만들어 곁들였다. 후식으로 수박을 썰었다.

찌는 듯한
삼복더위 속에서도

지금 어디에선가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리.

가슴속 불타는
사랑의 마음을 못 이겨

서로의 몸을
뜨겁게 부둥켜안은.

더운 날씨에
더운 사랑으로 맞서는

용맹스럽고도
행복한 연인들이 있으리.

-  정연복, 「이열치열」-

초복의 더위에 기죽지 않고 '더운 날씨에 더운 사랑으로 맞서는' 젊은 사랑!
세상을 떠받치는 뜨거움이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그런 '용맹스러움(?)'을 은근히 드러내다 '이 더위에 무슨'? 하며 눈 흘기는 아내의 '역 이열치열' 앞에 무력해지곤한다.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뛰놀며 자라는 아이들 2  (0) 2024.07.20
아이를 찾습니다  (0) 2024.07.17
One game for everything!  (0) 2024.07.14
뛰놀며 자라는 아이들  (0) 2024.07.13
비에 대한 공부  (0) 2024.07.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