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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베트남과 루앙프라방

루앙프라방 6 - 카페와 식당(1)

by 장돌뱅이. 2025. 2. 7.

케이트 윈슬렛이 나오는 영화 <<레이버 데이>>는 탈옥수와 그에게 감금된 모자(母子)의 이야기다. 긴장과 공포로 얼어붙은 시간은  탈옥수가 음식을 만들어주면서 조금씩 부드러워지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셋이서 함께 복숭아 파이를 만들기까지 한다.
(아무리 그래도 탈옥수와 인질이 친근해지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음식엔 그런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여행에서 맛난 음식은 낯선 환경이 주는 긴장을 이완시키고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과 친밀함을 높인다. 식사를 마치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한가로이 마시는 커피도 그렇다.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나의 여행은 7할이 먹으며 빈둥거리는 것'이다.

1. 아침시장
루앙프라방에는 아침 시장과 저녁 시장이 있다. 
아침 시장은 현지인들 대상의 식재료들을 팔고 저녁에 열리는 야시장은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기념품이 주를 이룬다. 아침 시장은 이른 새벽부터 대략 9시 정도까지 왕궁 뒤쪽에서 열린다.
골목 양쪽으로 늘어선 상점들은 채소, 고기, 생선, 과일, 따위를 늘어놓고 있다.
튀김이나 찰밥, 국수 같은 먹을거리도 판다.
새벽 탁발 구경을 마친 여행객들도 몰려들어 혼잡스럽다.
넘치는 활기는 우리가 아는 여느 시장과 같다.

2. 카오소이 국수
태국 치앙마이에서 먹었던 카오소이와는 좀 다른 국수였다.
태국에서는 계란으로 반죽해 만든 튀긴 국수를 토핑하고 그 밑에 삶은 면이 들어 있는데 이곳 카오소이는 튀긴 국수가 올려져 있지 않았다. 무슨 상관이랴. 음식에 오리지널 논쟁은 부질없는 짓이다. 
맛이 있으면 '오리지널'이다.  이곳은 국수 위에 올려진 소스를 풀면 구수한 맛이 난다.
태국처럼 커리 맛은 나지 않는 점도 달랐다. 오전까지만 장사를 해서 숙소 아침을 포기하고 갔다.

3. 조마 베이커리
루앙프라방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캐나다인이 1996년에 시작했다는 조마 베이커리는 루앙프라방과 수도인 비엔티엔도 있고 지금은 베트남 하노이, 캄보디아까지 진출했다니 라오스의 '스벅'이라 해도 될 것 같다.
예전 담배를 피울 때 식사 후엔 담배가 필수였는데 이젠 커피가 그렇게 되었다.
루앙프라방 기념품으로 이곳 커피잔을 두 개 샀다.

4. Bouang
씨싸왕웡(Sisavangvong) 로드를 걷다 보면 식당과 카페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중에서 Bouang과 Yuni Yupoun이 아기자기해 보였다.

Bouang은 라오스 음식은 물론 다양한 서양 음식과 퓨전 음식이 메뉴에 있었다.
Mango Spring Rolls 외 몇 가지를 시켰다. 이색적이었지만 모두 만족스러웠다.

5. Yuni Yupoun 
Bouang와 붙어 있는 Yuni Yupoun에서는 디저트와 커피를 마셨다.
의자에 몸을 기대고 커피를 마시며 거리를 내다보았다.
일상에서는 가만히 앉아 거리를 바라보는 일이 별로 없다.
백수가 되면서부터 아내와 가끔씩 집이나 집 근처 카페에서 시도를 해 볼 뿐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던가?
하지만
가끔씩은 '사는 대로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Yuni Yupoun에 앉아 천천히 흘러간다는 루앙프라방의 시간을 느낄 때가 그렇다.
여행은 사는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그러나 버릴 수는 없는 것을 해볼 수 있어 소중하다.

6. Manda de Laos
연못 주위에 야자수와 숲이 어우러진 사이로 야외테이블이 배치된 아름다운 식당이다.
이번 여행 중 루앙프라방에서는 방문한 식당 중 가장 가격이 비싼 곳이었다.
(굳이 비교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하면 엄청 저렴하다.)

Crunchy Coconut Rice
Steamed Fish in Bamboo Leaves(Mok Pa)

한 번은 해볼 만한 것은 한 번도 안 해도 괜찮다고 한다.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한편으론
한 번은(한 번만) 해도 좋은 일이 더러  있다. 식당 Manda de Laos의 경험 같은 것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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