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오늘, 모입시다!
광화문 정문, 동십자각 앞으로 모입시다.

봄은 태깔부터 틀리게 온다 욱신욱신 어깨 쑤시며 치솟는
가로수 등터진 벌판 그때의 함성소리 봄은 참으로 고웁구나
그때의 피흘림 쓰러진 어깨 위로 일어서는 곱고 앙칼진 목소리
터진 옆구리 쑤시는 신음소리 초가집 기와집 지붕들이 올려다보아도
일어서 내려다보아도 일어서 시구문 밖 모든 원한맺힘도
일어서라 진달래 타는 언덕도 저자바닥도 일어서라 온통
색깔의 함성소리 봄은 태깔부터 틀리게 온다
요란스럽게 아픔 부르며
온통 산불이 되는 봄의 태깔 울긋불긋한
울음소리 불자동차 싸이렌소리도 치솟아 찢는
어둠의 불길 아아 일어서라 겨우내 숨죽였던 것은 모두
미친 듯, 일어서는 아지랭이 벌판
온 산천 온 누리에 현기증 나도록
쓰러진 비명 일으켜 그치지 않도록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고막을 터뜨리며
온몸 부르르 떨며 비로소 비로소 비로소
봄은 태깔부터 틀리게 온다
비로소 눈물 콧물 흘리며 온다
비로소 얼싸안고 부퉁키며, 스크람 짜며 온다
봄은 겨우내 온 천하를 싸그리 짓뭉개며 온다
쓰러지되, 아주 쓰러지지는 말도록
미워하되, 아주 미워하지는 말도록
사랑이되,
아주 용서하지는 말도록
- 김정환, 「봄노래 」
해묵은 다시 노래를 부르고, 오래된 시를 찾아 다시 읽어보는 세상은 분명 허탈하다.
하지만 주저 앉아 탄식을 하고 있을 수 없다.
지금은 다만 분노할 때이다.
저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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