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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섶다리와 옛집

by 장돌뱅이. 2013. 4. 23.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 
섶다리는 그곳을 흐르는 평창강을 가로 질러, 판운리의 밤뒤마을과 
강 건너편 미다리를 잇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 거대하고 튼튼한 콘크리트 다리가 세워져있어 섶다리의 
실제적인 효용성은 왜소해져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의식이 ‘효용성’이라는 의미에 정서적인 가치를 
배제하고 경제적인 가치만을 극대화 시키는 잘못된 세태에 물든 탓일 수도 있으리라. 
판운리의 섶다리가 다분히 관광용이라 해도 굳이 가보고 싶었던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강 이쪽저쪽에 흩어져 있는 작은 마을을 이어주는 
통로이자 맑고 푸른 강산과 어울려 정겨운 감정을 샘솟게 하는 섶다리를
바라보는 것은 깔끔한 시 한편을 읽는 기분이었다.


*위 사진 : 영월군 서면 옹정리 선암마을의 섶다리.

원래 가을걷이가 끝나면 해마다 마을사람들이 모여 버드나무를 베어다 
다릿목을 세운 뒤, 솔가지와 뗏장을 함께 덮어 섶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섶다리는 이듬해 장마비에 휩쓸려 떠내려가기 마련인지라 사람들은 
해마다 새로운 다리를 놓아야 했다. 

 

예전에는 영월의 동강이나 서강, 남쪽 섬진강 등의 강마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하나 이제는 강원도 일부에서만 볼 수 있는 희귀한 풍경이 되고 말았다.



강변의 우구정씨 옛집에서 보낸 하룻밤.
서강의 아름다운 풍광과 주인집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이 감동적이었다.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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