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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5

못다한 사랑 지난 수요일 저녁, 디즈니에서 방영하는 최민식 주연의 를 보려고 하는데 딸아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코로나에 걸렸다는 것이다. 목이 좀 아파서 자가검사를 해보니 두 줄이 나왔고 다행히 다른 가족들은 이상이 없다고 했다. 우리집으로 와서 혼자 격리생활을 하겠다고 하여 아내와 나는 부랴부랴 짐을 싸서 딸아이네로 피신을 떠나야 했다. 손자들은 환호를 했다. 9박 10일의 '코로나 난민'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아침이면 큰 손자는 초등학교로 둘째는 어린이집으로 등교를 한다. 오후가 되면 각각 시간을 달리 하여 하교를 한다. 나의 임무는 아침에 손자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데려와 잠자리에 들 때까지 노는 일이다. 아내는 간만에 부엌일을 도맡아야 한다. "집에 있으면 손에 물 안 묻히는 공주인데 여기 오면 .. 2023. 3. 18.
'그놈'이 왔다 2 결국 나에게도 '그놈'이 왔다. 아내의 감염 확정 후 이틀만이었다. 어차피 시간문제였을 것이다. 그동안 '놈'이 변이를 거듭한 덕에 이제는 걸려도 가벼운 감기 몸살 정도라고 하더니 내 경우는 아니었다. 처음엔 몸이 찌뿌둥한 정도여서 구청에서 전화가 왔을 때만 해도 "축하 전화까지 주시니 감사합니다. 꽃다발은 사양하겠습니다"하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는데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자 몸의 곳곳이 쑤셔대기 시작했다. 매일 저녁 손자친구와 영상통화로 수수께끼를 주고받는 시간이 빨리 끝났으면 하고 바라기는 처음이었다. 음식맛이 세밀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도 처음 경험하는 증상이었다. 입맛을 돋우기 위해 몇 가지 음식을 만들고 딸아이네가 보내준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지만 입에서 느껴지는 맛은 짜다 싱겁다의 두 가지 맛뿐이었.. 2022. 12. 16.
'그놈'이 왔다 토요일 저녁, 아내는 산책을 하는 중 평소의 반도 안 걸었는데 힘들어했다. 아픈 허리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룻밤을 자고난 뒤에는 열이 나고 목이 간지럽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점점 심해졌다. 감기약과 해열제를 먹고 혹시나 해서 자가 진단 키트로 코로나 검사를 해보았다. 두 번이나 음성이 나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를 받으니 결과는 기여코 '그놈'이 온 것이었다. 3년 동안 용케 피해 다녔는데······. 아내에게 2022년은 문자 그대로 '다사다난'이다. 허리 사고에 이은 코로나까지. 아내는 허리 때문에 외출도 최대한 자제하고 위생수칙도 철저히 지켰는데도 '그놈'이 찾아왔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증상 발현은 자신이 먼저지만 코로나를 옮겨온 범.. 2022. 12. 13.
꿈꾸는 과일 다소 번거롭던 입국절차가 없어지고 예전으로 돌아간 이후 태국에 코로나가 폭증하고 있다고 한다. 올 겨울 방콕이나 푸껫 호텔의 얕은 수영장에 손자친구 둘을 풀어놓고 느긋하게 물놀이를 하면 좋겠다는 아내와 나의 상상은 지금 상황이라면 선뜻 실천으로 옮길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에 피로감만 가득해진다. 첫째 친구는 몇 번 해외여행을 경험했지만 둘째는 코로나에 막혀 그럴 기회가 전혀 없었다. 마스크를 쓰면 밖에 나가는 줄 알아 좋아하는 모습이 오히려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코로나 블루를 떨치는 부적처럼 열대과일을 그려보았다. 제까짓게 아무리 기승이어도 사람은 살아갈 것이다. "살아온 기적이 살아갈 기적이 된다"지 않던가. 살다 보면 멀게 보이던 어떤 일이 느닷없이 들이닥치기도 한다. .. 2022. 12. 8.
코로나 이후 코로나가 발생한 지 3년째 접어든다. 그동안 몇 번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맨 먼저 미국 달라스에 사는 친구가 어머니의 부고를 알려왔다. 원래의 지병에 코로나가 더해지면서 격리 입원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코로나가 급속도로 번지던 재작년이어서 엄격한 격리 때문에 하루 한 번 병원이 알려주는 메시지로만 환자의 상태를 전해 듣다가 그만 임종조차 못했다고 친구는 애석해했다. 두 번 째는 대학 동기의 어머니로 재작년 코로나로 입원했다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하였는데 갑작스레 돌아가셨다. 코로나 이전엔 건강하셨다고 하니 코로나의 후유증인지도 모르겠다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 세 번째는 노환으로 병원 통원 치료를 받다가 병원에서 감염되어 입원한 후 끝내 돌아가신 지인의 어머니였다. 역시 엄격한 격리로 임종.. 2022. 3.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