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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병실에서 5

by 장돌뱅이. 2022. 8. 21.

*이미지 출처 : https://blog.naver.com/jantherson/222031476184


'밥만 먹고 똥만 싸지르는 놈'은 사람 구실을 못하는 인간을 뜻하는 지독한 욕설이다.

여기엔  똥이나 똥을 싸는 행위를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인식도 스며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병원에서 똥과 오줌은 몸의 상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수술을 하고 난 뒤에는 배설의 주기와 양을 체크하고 기록해야 한다.
수술 후 방귀가 나올 때까지 물을 먹지 못해 목이 마르고 애가 타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에서도 먹는 일만큼 '싸는' 일은 중요하다.
밥을 먹었으면 똥은 싸야 한다.
병원은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당신, 산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 아시오? 허리띠를 풀고 말썽거리를 만드는 게 바로 삶이오!"
그리스인 조르바의 원래 의도와는 전혀 다른 해석이겠지만 병원에서 지내다 보니 나는 그 '말썽거리'에 똥과 오줌도 포함시켜 보기도 했다. 그 일도 허리띠를 풀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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