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단상

A tribute to Lionel Messi

by 장돌뱅이. 2022. 12. 19.

뒷날 걱정 없이 새벽까지 경기를 볼 수 있어 백수가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게 해 주었던 월드컵이 끝났다. 이제 늦잠 버릇을 고쳐야 하는 후유증이 남았다.

*출처 : MARCA

한 마디로 '리오넬 메시에게 바쳐진 헌사(A tribute to Lionel Messi)'와 같은 대회였다.

나는 이번 월드컵에 대한 나만의 관심 내지는 기대 포인트가 몇 가지를 적은 바 있다.
1. 손흥민 선수가 무리해서 경기에 나오는 일은 없었으면,
2. 이강인 선수가 뛰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3. 리오넬 메시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았으면, 
4. 멕시코가 4강까지 진출했으면, 하는 것들이었다.
(*이전 글 :  카타르 월드컵 개막 )

손흥민선수는 마스크 투혼으로 전 경기를 출장하였고 멕시코는 4강은커녕 조별 예선에서 탈락하였다.
오래전 함께 근무했던 멕시칸 직원들의 절망스러운 탄식과 울부짖음이 들려오는 듯했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기대대로 되었다. 메시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GOAT(Greatest Of All Time)'에 등극하였다.

예전에 메시의 경기를 한 번 직관한 적이 있다. 미국 주재원 시절인 2008년, 미국 샌디에이고 퀄컴(Qualcomm) 경기장에서였다. 아르헨티나 - 멕시코 간의 친선경기였다. 당시 21살이었지만 이미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던 그는 멕시코 관중들의 일방적이고 광적인 응원 분위기 속에서도 지금처럼 현란한 발재간과 예리한 패스로 관중들의 탄성을 불러냈다.

아내와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4개의 테니스 메이저대회와 유럽의 4대 축구 리그 '직관'이 들어있다. 아내는 그리스 테니스 선수 치치파스의 팬이기도 하다. 코로나 유행 직전인 2020년 유럽 여행을 계획할 때 그것을 고려한 동선을 짜기도 했다. 영국 여행 속엔 윔블던 테니스와  EPL의 손흥민 경기를 넣고, 스페인 여행엔 라리가의 메시 경기와 함께 할 생각이었다. 메시는 지금은 프랑스에서 뛰고 있지만 당시에는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었다. 코로나가 나으면 당분간 든든한 항체로 무장을 한 셈이니 그때 접어두었던 계획을 내년엔 다시 펼쳐도 되지 않을까 아내와 갇혀 지내며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2008년 6월 미국 샌디에고

"축구팬으로서는 아르헨티나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나는 그들이 3경기를 모두 패한 뒤 1라운드에서 탈락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나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월드컵을 악용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신들의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월드컵 열기를 이용할 것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월드컵 승리에 취해 다른 이슈에 집중하지 않을 때 통화 평가절하를 발표할 위험이 있다."

메시가 어릴 적부터 인연을 맺어온 아르헨티나의 의사 슈바르츠슈타인이 대회 전에 한 말이라고 한다.
마치 홈구장인 것처럼 결승 경기장에 운집한 아르헨티나 관중들에게도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화려한 잔치에 묻히거나 흘려보낸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에대한 자각은 언제나 필요한 일이겠다. 이란의 국민들이 이란대표팀이 조별 예선을 탈락했을 때 환호했던 이유도 같았을 것이다.
월드컵 우승과 비견할만한 감격적인 우리의 16강 이후에도 비슷한 일은 없었을까 돌아보게 된다.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바구니  (0) 2022.12.21
사랑한 후에  (0) 2022.12.20
사자 가죽을 두른 나귀  (0) 2022.12.18
'그놈'이 왔다 2  (0) 2022.12.16
'그놈'이 왔다  (0) 2022.12.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