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고 시절의 인연들이 모였다. 코로나 등의 이유로 꽤 오래간만인데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카톡방에서 대화를 나누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이전 글 참조 : 샌디에고 '향우회')
한강에서 만나 서울숲을 걸으려고 했는데 날이 추워(춥다는 핑계로) 중간에서 당구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나이 들면 골프보다 당구라고 누가 그랬다. 접근성과 비용 등에서 골프를 압도하면서 운동량도 못지않다고. 학창 시절에는 '물리학공부'라고 핑계를 댔던가.
나는 예나 지금이나 백만 년 만에 한 번씩이나 치는 서툰 운동이다. 그래도 당구와 사람 '사이'가 좋아 시간이 금방 지났다. 이어지는 탕수육과 짬뽕에 쏘맥 한 잔.
날이 풀려 꽃이 피는 화창한 계절에 다시 서울숲을 걷기로 했다.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사이가 참 좋다
나와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새들과 새들 사이
지는 해와 뜨는 해 사이
도착하여야 할 시대의 정거장이 있다면 더 좋다.
- 김수복,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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