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서 햇복숭아를 가져왔다. 과수원을 하는 친척이 있다고 했다.
덕분에 올해 첫 복숭아를 먹었다.
나는 평소 '운이 좋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럴 땐 '이웃사촌' 운도 그런 것 같다.
*지난 글 :
아내는 향기가 정말 좋다고 복숭아를 코밑에 디밀었다.
꿀과 장미가 녹아 있는 듯한 향기가 났다.
올복숭아이면서도 농익어 껍질이 손으로 쉽게 벗겨질 정도였다.
과육은 입안에서 녹듯이 사라졌다.
새터할매네 매실나무 가지가
텃밭 드는 길 쪽으로 넘어왔다
가지를 뻗고 몸을 낮추는가 싶더니
우리 집 텃밭으로 드는 길을 딱 막고
매실을 주렁주렁 욕심껏 매달았다
내 것이 아니어도 오지고 오진 매실,
새터할매 허리 높이에서 마침맞게 익어갔다
새터할매가 매실을 따간 뒤에, 나는
매실나무 가지 밑에 바지랑대를 세워
막혀 있던 길을 열어보았다
우리 집 호박 줄기는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지 밭 놔두고
새터할매 밭으로만 기어들어가 잘 살았다
- 박성우, 「이웃」-
'이웃사촌' 표 맛난 복숭아를 먹으며 읽는 시도 또한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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