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널리 알려져 있다.
아이들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겠다.
그러나 어디로 이사를 가든 사람 사는 곳이면 묘지나 시장, 서당이 있지 않았을까?
근데 왜 맹자는 다르게 반응했을까?
나는 맹자가 성장하면서 관심사가 변한 것도 한 이유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는 주변 환경과 또래 친구들의 관심사를 그대로 받아들이다가 자라면서 선택적으로 반응하니까. 딸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엔 영구 심형래가 슈퍼스타여서 아내와 나도 <<영구와 홍콩할매귀신>>을 보러 가야 했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는 더 이상 '영구 없다'를 외치지 않았다.
그때는 H.O.T가 대세여서 딸아이는 자타 공인 '강타부인'이라는 별명까지 얻어가며 극성을 떨었다.
새 음반이 나오면 CD를 두 장씩 샀다. 하나는 듣는 용이고 나머지 하나는 영구보관용이었다.
듣기용의 CD는 개봉 후 포장비닐도 버리지 않고 모았다.
온갖 매체들이 발달한 요즈음은 아이들에게 부모의 의도된 '삼천지교'를 하기는 쉽지 않다.
9살의 1호는 이제 자신의 생각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아직 어린 2호는 외부상황을 받아들이는데 유연하다.
평소에 관심이 있던 택배와 배달을 발리 여행 중에 룸이나 식당 서비스 버전으로 확대시켜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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