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신을 신고' 뛰어 보자 팔짝'이 아니고 길들일 겸 달리기를 해보았다.
5km를 거리를 쉬지 않고 뛰어본 건 코로나 이전, 그러니까 한 5년 만인가 보다.
너댓 켤레를 돌아가면서 신고 달리던 런닝화가 그동안 다 없어지고 달랑 하나가 남아 새로 산 것이다.
5km를 달리는데 약 35분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십년 전쯤 아내의 기록이다.
느슨하게 뛰었고 대략적인 측정이었음을 감안한다고 해도 신체 능력의 하향세가 읽힌다.
예전엔 10km를 50분 내외로 뛰곤 했었는데.
얼마 전엔 집 근처 학교에 100m 달리기 트랙이 있길래 아내에게 시간을 재달라고 하고 달렸더니 19초대가 나와 절망했다. 아내가 말했다.
"나중엔 달리는 게 아니라 걸어오는 것 같더라."
가는 세월에 시나브로 늙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변명 아닌 위로를 해보았다.
기록 따위야 예전에도 연연해 본 적이 없으므로 이제와 새삼 뒷걸음질친다고 해서 마음을 쓰진 않는다.
노력을 한다고 해도 크게 좋아지기는커녕 현상유지도 안 될 나이 아닌가.
추석 연휴가 지나면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볼 생각이다. 그냥 천천히 달려보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원칙인 'Slow and Long' 앞에 'Very'나 'More'를 붙여야 하겠지만.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다시 떠올리며 달리기에 관한 지난 글 몇 개를 추억처럼 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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