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내내 중국 출장이 많았으니 북경오리를 여러번 먹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기억들은 온데간데없고 내게는 아내와 딸아이와 함께 북경을 여행했을 때 먹은 북경오리의 기억뿐이다. 당시의 여행 글와 사진이 남아있어 그렇다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어떤 낯선 음식의 첫 경험엔 가족과 함께 한 기억이 강하게 똬리를 틀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래간만에 딸아이네 가족들과 북경오리를 먹었다.
손자저하1호에게 북경오리를 체험시켜주고 싶다는 아내의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친구들과 놀까 우리와 저녁을 먹을까 사이에서 고민하던 1호저하는 우리 함께 하는 식사를 선택해 주었다.
그리고 아내의 바람처럼 북경오리- 껍질과 살, 그리고 볶음을 맛있게 먹어주었다.
사납다 사납다 이런 개 처음 본다는 유기견도
엄마가 데려다가 사흘 밥을 주면 순하디순한 양이 되었다
시들시들 죽었다 싶어 내다버린 화초도
아버지가 가져다가 사흘 물을 주면 활짝 꽃이 피었다
아무래도 남모르는 비결이 있을 줄 알았는데,
비결은 무슨, 짐승이고 식물이고 끼니 잘 챙겨 먹이면 돼 그러면 다 식구가 되는 겨
- 박제영, 「식구」 -
흔히 알고 있듯 식구는 '먹을 식(食) + 입 구(口)'가 합쳐진 말로 밥을 같이 먹는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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