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미국305 샌디에고 식당10 - 피자와 파스타 프랑스 음식 중에서 내가 기억하는 유일한 음식이 거위 간요리 푸아그라 뿐이 듯이 이태리 음식에선 피자와 파스타 (더 정확하게는 스파게티), 두 가지 뿐이다. 식당에 가면 읽기 힘든 메뉴판을 직접 들고 맛과 형상을 유추하거나 웨이터의 협조를 받아가며 주문하기도 하지만 예상과 비슷하게 일치되는 이태리음식은 피자와 파스타 뿐이다. (한국이 아닌, 이곳 샌디에고의 식당에서 웨이터가 '본토' 발음으로 설명하는 요리의 내용은 부실한 나의 영어로는 아프리카 오지 부족의 토속어를 듣는 거나 진배없다.) 사실 피자는 토핑 종류에 따라 이리저리 불러도 내내 그 이름이 피자로 끝나지만 파스타는 면의 굵기와 형태에 따라 이름도 다양해져서 헷갈리기 십상이다. (면발이 납작한 페투치네(fetucine)와 탈리아텔레(tagliat.. 2013. 8. 1. 쥴리안 파인자니타 캠핑 쥴리안 JULIAN의 파인자니타 PINEZANITA라는 곳에서 캠핑을 했습니다. 작년 10월에도 이틀밤을 보냈던 곳입니다. 밤새 텐트 위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 던 곳. 올해는 아직 철이 일러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귀한 손님과 함께 했습니다. 자칭 '골방가수' 빨간내복님과 지수맘님 부부입니다. 빨간내복님은 7080의 정감있는 노래를 통기타 반주와 함께 불러 블로그에 올리고 계신데 아주 들을만합니다. 뭐랄까? 길거리 음식점에서만 사 먹다가 가정식 백반을 먹을 때 느껴지는 깔끔함과 담백함이 묻어나는 노래들입니다. 이미 골방 수준을 벗어나 '장터가수'가 되었다고 저와 아내는 믿습니다. 빨간내복님은 요리와 설거지 등 부엌일에서 멀었던 저를 부엌의 세계로 이끈 분이시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 2013. 7. 30. 한가위 달보다 밝은 달 이곳은 어제가 한가위였습니다. 물론 한국처럼 노는 날이 아니어서 회사에 출근하여 일을 했습니다. 그래도 한가위인데 하는 마음에 그냥 무싯날처럼 보내기가 섭섭해서 퇴근 후 아내와 달맞이를 하러 집을 나섰습니다. 어디가 좋을까 꼽아보다가 몇 달 전 다녀온 라호야 LA JOLLA의 솔레다드공원 SOLEDAD PARK 으로 향했습니다. 해변 가까운 언덕 위에 솟아있어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탁 틔여 있는 곳이라 달맞이 하기에 더 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해넘이 이후에 바다쪽에서 밀려오는 구름 때문에 솔레다드 공원에서 보려던 보름달은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포기를 하고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오니 구름에 가려져 테두리와 빛이 희미해진 보름달이 떠올라 있었습니다. 맑은 하늘 한가운.. 2013. 7. 30. 'FINE' CITY - 샌디에고 본인은 안타깝고 아까우며 억울하기까지 한 일인데, 사람들에게 그 일을 이야기 하면 동정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낄낄거리며 즐거워하는 일이 두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한 가지는 컴퓨터로 글을 쓰다가 깜빡 저장하지 않아 몇 시간의 수고가 송두리째 날아가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과속이나 주정차 위반으로 통보서나 티켓을 받는 경우이다. 미국에 와서 느끼는 한 가지가 교통범칙금이 굉장히 세다는 것이다. 위 표를 보면 알지만 한국과는 상대가 안될 정도로 비싸 '한국에 있을 때 교통위반을 많이 해야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한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되 재정 상태가 나빠지면서 자치단체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단속을 강화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실제로 샌디에고시의 경우 2009 -2010 회계년도 동안.. 2013. 7. 30. 집 주변 걷기 작은 생수 한병만 가지고 나설 수 있는 여행. 집 주변 걷기입니다. 어딘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고가는 자체가 여행입니다. 퇴근 후 한두 시간씩 아내와 걷기를 합니다. 낮 시간이 길어져 가능한 일입니다. 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이 머릿 속에 환하게 그려지는 익숙한 길이라 번잡한 일상이 남긴 긴장이 바람처럼 풀어집니다. 시간은 길게 늘어집니다. 늘어난 시간의 자리를 고즈넉함이 채웁니다. 별다른 말 없이 걷기도 합니다. 말은 사실 불완전합니다. 불완전하다보니 말을 많이 하게 되는가봅니다. 침묵의 시간이 주는 감미로움은 비어있는 여백이 주는 동양화의 아름다움과 같을 것이라 믿어봅니다. 부부란 누구보다도 깊게 그런 시간을 교감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닐런지요. 그 중에 몇곳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먼저 (.. 2013. 7. 27. 샌디에고의 봄3 - ANZA-BORREGO DESERT STATE PARK 안자 보레고 사막은 1933년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으로 지정된 사막이다. 여름이면 온도가 화씨100도(섭씨40도 정도)가 넘는 날이 지속되어 찜통이 되는 탓에 10월에서 이듬해 5월까지가 이곳을 찾기에 좋은 기간이다. *위 사진 : 사막으로 가는 길에 만난 풍경 . 맨 아래쪽부터 노란 꽃밭, 푸른 초원, 그리고 아직 초록이 되지 못한 풀밭과 그 뒤 산정상의 흰 눈. 극명하게 드러난 고도에 따른 봄이 오는 시차가 인상적이다. 특히 봄철에 사막은 선명한 색상의 꽃들이 피어나는 거대한 꽃밭이 된다. 세상에 생명이 깃들지 않는 죽음의 땅은 없다. 왕복 6마일(9.6키로) 정도 되는 HELLHOLE CANYON TRAIL을 걸었다. 외딴 집이다 둘러보니 아기원추리 집 한 채, 도라지꽃 집 한 채, 뻐꾸기는 집이 .. 2013. 7. 26. 샌디에고의 봄2 - TORREY PINES STATE RESERVE 아내와 내가 샌디에고에서 가장 좋아하는 트레일이다. 소나무(TORREY PINES)보호지역인 이곳은 바닷가를 끼고 있어 경치가 빼어나고 청량감이 남다르다. TORREY PINE은 희귀종의 소나무로 지구상에 두 곳, 이곳 해안과 산타바바라 인근의 섬에만 자생한다고 한다. 소나무 보호지역이라고 해서 트레일이 특별히 조밀한 소나무 사이를 자니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선인장 같은 사막성 사는 식물이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어디서건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인데 봄에는 들꽃들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가 된다. 숲길을 걸어 바닷가로 내려가 해변길을 따라 원래의 출발점으로 돌아왔다. (2011.4) 2013. 7. 26. 샌디에고의 봄1 - DESCANSO GARDEN 샌디에고가 아니라 LA 인근에 있는 정원(공원?)이다. (1418 DESCANSO DRIVE, LA CANADA FLINTRIDGE, CA91011) 원래는 LA DAILY NEWS의 사주였던 BODDY라는 사람의 사유지였다고 한다. 165에이커(약20만평)의 부지에 동백나무, 장미, 라일락 외에 갖가지 식물들이 가득했다. 봄꽃의 화사함을 따라 이리저리 정원을 거닐다 작은 개울가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리는 한 추모석을 보았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아마 한국인이었던 것 같다. 하단에 유명한 김춘수의 시 “꽃” 의 마지막 부분이 영문으로 돋을새김 되어있었다. “TO BE IS THE SUPREME HUMAN NEED, YOU FOR ME, ME FOR YOU. TO BE SOMETHING MEAN.. 2013. 7. 26. 블랙프라이데이 매년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은 미국의 명절인 추수감사절 THANKSGIVING DAY이다. 그 뒷날은 대부분의 상점에서 큰 폭의 특별세일을 실시하는데 이 날을 BLACK FRIDAY 라고 부른다. 어떤 상점에서는 특정 상품의 한정된 숫자에 대해서 엄청난 폭의 세일을 하기도 하는데, 이를 노리는 사람들은 상점 앞에서 밤을 세워 미리 줄을 서기도 한다. 미국에 와서 산 지 3년째지만 특별히 살 게 많은 것도 아니고, 더군다나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는 소문에 아내와 나는 블랙프라이데이에 물건을 사려고 시도해본 적이 없다. 올해는 때마침 한국에서 출장을 온 직원이 선물을 사고 싶어해 구경도 할 겸 처음으로 블랙프라이데이의 아울렛 매장을 가보았다. 상점들은 추수감사절 낮 동안 문을 닫았다가 보통 한밤중부터 가게 .. 2013. 7. 24. 이전 1 ··· 12 13 14 15 16 17 18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