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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36

『개밥바라기별』그리고 황석영... 저기...... 개밥바라기 보이지? 비어있는 서쪽 하늘에 지고 있는 초승달 옆에 밝은 별 하나가 떠 있었다. 그가 덧붙였다. 잘 나갈 때는 샛별, 저렇게 우리처럼 쏠리고 몰릴 때면 개밥바라기. 나는 어쩐지 쓸쓸하고 예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황석영이 '사춘기 때부터 스물한 살 무렵까지의 길고 긴 방황" 을 그린 성장소설. 작가의 말대로 자신의 "문학연대기의 기술에서 『개밥바라기별』이란 작품이 하나의 새로운 표지석"이 되고, 그의 다른 작품이 나온 배경을 이해하는 어떤 단초를 제공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독립적인 한 편의 소설로서는, 개인적으로는, 그의 작품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별 감동이 없이 읽은 소설로 기억될 것 같다. 이전 소설들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뭔가 애매모호함이 가득한, 혹은 술 자리에서 군대 갔.. 2013. 6. 26.
▶謹弔◀ 명동성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추도미사' *사진 출처 : 오마이뉴스 꽃상여 타고 그대 잘가라 세상의 모진 꿈만 꾸다 가는 그대 이 여름 불타는 버드나무 숲 사이 그대 잘가라 꽃상여타고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어이 어이 큰 눈물 땅에 뿌리고 그대 잘 가라 꽃상여타고 그대 잘 가라 꽃상여타고 이제는 소용을 다한 줄 알았던 옛 노래를 자주 흥얼거리게 되는 것을 보니 시절이 다시 그 옛날로 돌아간 것이 확실한 모양입니다. '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순수하게' 정치적인 발언도 이미 오래 전에 많이 보고 듣던 상투적인 것이어서 분노에 앞서 식상함을 느낍니다. 이제 날이 새면 그를 보내는 날이네요. 어제 저녁 명동성당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미사가 있었나 봅니다. 2MB씨도 강남의 어떤 부자교회 장로라고 들었는데 기사를 통해 신부님의.. 2013. 6. 25.
▶謹弔◀ 명복을 빕니다 *위 사진 : 손문상 화백의 그림(프레시안) 주말은 불편했다. 그러지 않았다면 오래간만에 함께 하는 아내와 밀도 높은 오붓함만으로 채워졌을 시간엔 뭔가 허전하고 억울한 감정과 부끄러운 자책이 자꾸 끼어들었다. 반복해서 듣는 옛 노래의 가락과 가사들이 모두 특별한 의미가 되어 다가왔다. 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을 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 오는 세월을 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 빛나는 그 눈 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 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 가네 가네 한많은 세월이 가네 마른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 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강산은 푸르러 딸아이가 소식을 전해주었다. 아내와 나는 프리웨이를 달리고 있었다. 운전을 하는 나를 대신해 전화를 받은 아내는 내게 떨리는 목소리로 "노.. 2013. 6. 25.
나의 외도 딸아이가 선물로 아내와 나의 미니어쳐를 만들어왔다. 제목은 "아빠와 엄마" 혹은 "부부"였다고 한다. 그런데 미니어쳐의 나는 실물과 닮았는데 엄마는 실물과 많이 달라보여 제목을 바꾸었다고 한다. "아빠의 외도" (2009.2) 2013. 6. 22.
CHANGE HAS COME TO AMERICA? 예상되었던 대로 OBAMA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당선 확정 직후 텔레비젼으로 생중계된 시카고 한 공원에서의 연설을 통해 "미국에 변화가 왔다 " 며 담담히 그러나 확신에 찬 표정으로 "YES WE CAN!"을 외쳤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으로서 첫 대통령이 된 오바마. 그 자체로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성취와 진보로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짧은 영어 실력 탓에 그가 전하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해도 그에 앞서 미국을 이끌었던 자들이 난전처럼 벌여놓은 숱한 문제들때문에 그가 말하는 현재완료형의 변화는 너무 성급해 보이기도 했다. 정확히 4년 전인 2004년 11월초. 재선에 성공한 부시대통령은 당선 후 백악관에서 가진 첫 기자 회견에서 “미국대통령이 그렇.. 2013. 6. 20.
사람아...... 이글거리는 불구덩이 속에서 그의 욕된 살과 뼈들이 이승의 고단한 짐을 벗는 동안 우리는 둘러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를 실은 연기 한 줌과 우리가 피워 올린 담배 연기가 잠시 만나 허공에 흩어지는 동안 삶이란 저 연기 같은 거라고 이십여 년 인연의 올들을 한순간 툭 끊고 가는 바람 앞에 아니라고, 단단한 매듭 하나 묶는 일이라고 앞가슴 풀어헤쳐 맞서고 싶었다 칼바람 사이 내리꽂는 시리고 투명한 겨울볕처럼 한순간 더운 눈물 솟구쳐 저 헐벗은 나뭇가지들 새잎 돋게 하고 싶었다 -고증식의 시, "매듭을 묶다" - 살아보리라 까짓 거! 100년을 꼬박 살아도 기껏 3만6천 일. 당당하게 소리치며 굵은 매듭 하나 짓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장딴지에 힘주는 안간힘으로 버팅겨 지낼 수는 있으리라. 그렇지 못한다 하더.. 2013. 6. 19.
고국에서 온 친구의 메일 자장면 값을 말하는 것도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는 것에도 딴지를 걸던 이젠 해묵어 너덜너덜해졌을 법도 한 '국가보안법'에도 복고풍의 바람이 불었을까? 다시 푸른 하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느낌이다. 사노련에 이어 '때 맞춰' 간첩도 등장했다. 사실이더라도 사실이 아니더라도 비극일 뿐이다. 우린 정말 왜 이러고 사는 것일까? 앞날을 알아보기 위해 20년 전의 신문을 들춰보면 되겠다는 친구의 메일에 더불어 슬퍼진다. 베이징 올림픽에 묻혀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에 지난 2주간은 즐겁게 보냈는데 , 국내로 눈을 돌리면, 한국의 여러 가지 (경제, 정치, 서민생활..) 상황이 너무 좋지 못하니 매우 우울하다. 우리나라 정치 사회상황이 타임머신을 타고 한 20년쯤 뒤로 이동한 것처럼 세상이 움직이니 어리둥절하고, 옛.. 2013. 6. 19.
한국 축구의 놀라운 승리를 기원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내일 새벽, 이곳 샌디에고 시간으론 내일 점심 무렵입니다. 축구에서 브라질을 이긴다는 것은 "양궁에서 한국 여자대표팀을 꺾는 것, 사이클에서 영국을 넘어서는 것, 수영에서 펠프스보다 더 빠르게 헤엄치는 것과 비슷한 일"이라고 한 평론가가 말했습니다만, 흔히 말하듯 공은 둥근 것이므로 어디로든 구를 수 있는 것이겠지요. 이미 영국전 승리라는 대단한 성취를 이루느라 다리에 쥐나도록 뛴 선수들이기에 또 한번의 악전고투를 주문하기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남은 힘을 짜내어 모두 쏟아부어 주기를... 아울러 멕시코 팀의 승리도 더불어 기원합니다. 원래부터 전 무조건 일본 반대편 팬이긴합니다만 이번에는 특히 같이 일하는 이곳 멕시칸 동료들을 위해서 입니다. 한국과 멕시코 결승에서 만나고 (솔직히 그렇게만 .. 2012. 8. 7.
"그녀에겐 최선의 시대" 이래도? 길거리에서 머리에 가위 대고 미니스커트엔 잣대를 들이대는 데도? 새마을 노래와 군가를 빼곤 모조리 방송금지를 시키는 데도? (개그콘서트 하극상 버젼) 에라이-! 2012. 7.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