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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도다리쑥국 먹고 덕수궁 가기

by 장돌뱅이. 2023. 3. 5.

봄동된장국과 봄동무침

봄동이 끝나갈 무렵 도다리쑥국을 먹는다. 봄동은 집에서 국도 끓이고 데쳐서 나물도 무치고 겉절이도 만들어 먹지만 도다리쑥국은 을지로입구 충무집에서 사 먹는다. 물냉면처럼 은근한 맛의 음식엔 아직 나의 솜씨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년 봄엔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한다. 

도다리쑥국은 남해안 - 통영(충무), 고성 거제 일대 -의 토속 음식이라고 한다. 제철인 봄을 맞아 살아 통통이 오른 도다리 토막과 바닷바람을 맞고 돋아난 햇쑥을 옅은 농도로 된장을 푼 육수에 넣고 끓여내는 도다리쑥국은 별 기교가 없는 단순하고 소박한 맛이다. 아내와 나는 첫술을 뜰 때 입안에 감기는 그윽함에 종종 눈을 한번 감곤 한다.

-  이곳 나의 글,  "도다리쑥국을 먹어야 봄이다 " 중에서 -

늘 그래왔듯 멍게비빔밥을 곁들여 먹고 가까운 덕수궁으로 향했다.
이미 여러 번 간 곳이지만 올해부턴 궁궐 건물의 현판과 주련을 알아보기로 했으므로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새삼스레 무슨 거창한 공부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건축물의 이름과 의미를 책을 들고 가 현장에서 대조하면서 아내와 소리내어 읽어보려는 것뿐이다.

출처 :덕수궁 홈페이지

앞서 덕수궁 갔을 때 글을 찾아보았다.
*이전 글 1 :  전시회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이전 글 2 :  한여름 한낮 - 덕수궁과 그 부근

글을 다시 읽어보니 덕수궁 건물 중 함녕전의 건물과 현판이 빠져 있었다. 
이번 산책은 함녕전을 중심으로 잡았다. 

덕수궁의 동문이자 정문인 대한문을 들어서면 바로 하마비가 있다.
비에 새겨진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다. 하마비는 원래 궁문 밖에 있어야 하지만 문 앞으로 도로가 나면서 옮겨진 것이다.

금천교를 지나 함녕전쪽으로 향하면 광명문(光明門)이 있다.
원래는 함녕전 정문이었으나 1904년 화재로 함녕전이 소실되고 이 문만 남았다고 한다.
광명은 주역의 "天道下濟而光明(천도가 아래로 교제하여 밝게 빛난다)"에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함녕전(咸寧殿)은 고종 황제의 침전이자 1919년에 승하한 곳이기도 하다.
함녕은 '모두가 평안하다' 뜻이다.

함녕전 왼쪽에 있는 덕홍전(德弘殿)은 '덕이 넓고 크다'는 뜻이다.
외국 사신이나 조정 대신들의 접견실로 쓰였다. 그래서인지 천장에 서양식 전등이 달려있다.
덕홍전은 덕수궁 건물 가운데 가장 나중인 1906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석류문은 덕흥전 서쪽 담장에 있는 네 개의 문 중에 남쪽에서 첫 번째 문이다.
석류(錫類)는 '선을 내려준다'는 뜻이다. 아담하고 수수한 모습이다.

용덕문은 석류문 옆쪽에 있다.
용덕(龍德)은 '제왕의 덕'을 의미한다. 현판은 '徳'자는 속자로 써서 '心'위에 '一'를 생략했다.

 '오직 어진이가 출입하는 문'이라는 뜻의 유현문(惟賢門)은 정관헌 서쪽에 있다.
유현문은 전돌을 아치형으로 쌓고  글씨는 전서(篆書) 썼다. 네 개의 문 중에서 제일 예쁘고 현대적으로 보인다. 뜻을 알려주고 아내에게 지나가라고 하니 어질지 못해서 못 지나간다고 몸을 사렸다.
'
당신은 충분히 어질다'고 아내에게 말해주었다. 무릇 아부(?)는 충성의 발로(發露)라고 하지 않던가! 

창신문도 정관헌의 서쪽에 있다.
창신(彰信)은 '믿음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창신문을 나와 석조전으로 향하는데 벽돌로 쌓은 예쁜 굴뚝들이 오뚝하게 서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굴뚝에서 빛나는 햇살이 자못 눈부셨다.
봄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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