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나는 말하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깊은 침묵을 좋아한다
나는 빛나는 승리를 좋아한다
그래서 의미 있는 실패를 좋아한다
나는 새로운 유행을 좋아한다
그래서 고전과 빈티지를 좋아한다
나는 소소한 일상을 좋아한다
그래서 거대한 악과 싸워나간다
나는 밝은 햇살을 좋아한다
그래서 어둠에 잠긴 사유를 좋아한다
나는 혁명, 혁명을 좋아한다
그래서 성찰과 성실을 좋아한다
나는 용기 있게 나서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떨림과 삼가함을 좋아한다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그래서 나를 바쳐 너를 사랑하기를 좋아한다
- 박노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야 이외에도 많다.
아내와 마주 보고 커피 마시기, 음악 듣기,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 있기, 동남아 호텔 수영장에서 늘낙지처럼 누워서 책 읽기, 감자튀김과 시원한 맥주 먹기, 손자저하들 몸개그로 웃기기, 마음이 통하는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누기······.
특별히 오늘은, 혁명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말이 아니어서, 그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성찰과 성실을 좋아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담긴 선택들을 바라보고 싶다.
빨리 저녁이 오고 또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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