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저하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우뚝 멈춰 물었다.
"무슨 소리지?"
매미였다.
"매미가 우는 거야."
"매미가 왜 울어?"
"앗! 할아버지 실수! 우는 게 아니고 말하는 거야. 매미는 저렇게 말해."
"매미는 왜 저렇게 말해?"
"매미 목소리가 저래. 강아지가 멍멍, 고양이는 야옹하는 것처럼"
조금 더 가다가 저하가 다시 말했다.
"모기다!"
공중에 날아다니는 잠자리를 보고 한 말이었다.
"모기가 아니고 잠자리야."
"잠자리는 왜 말 안 해?"
"말하지.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해서 우리 귀에 안 들려."
하얀 토끼풀꽃과 개망초, 작은 개미, 참새, 까치, 고여있는 빗물, (저하가 바다라고 부르는) 호수, 내리막길과 오르막길, 공원을 관리하는 아저씨들, 그들이 타고 온 전기차 ······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에게 자꾸 '왜요?'라고 물어서 물리치는 동화 속 아이처럼 저하에게 세상은 호기심천국이고 우리 둘이 자전거를 타고 제법 먼길을 다녀오게 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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