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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24

영화 『오월愛』 삶은 계속된다고 말한다. 물론 그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러나 그것이 잊지말아야 할 일들의 망각이거나 망각이라는 역사적 치매에 대한 과장된 미화여서는 곤란하다. 우리의 오월은 아직 '그때 그 자리 그 사람들'의 오월이다. 세월이 흐르는 동안 그날을 바라보는 세상의 눈길도 많이 바뀌었다. 처음 7년은 다만 맹랑한 유언비어 혹은 과장된 전설이었고. 다음 3, 4년은 텔레비젼 속의 제법 요란한 국회 청문회 연속극 같은 것이 되더니, 이제는 너나없이 이쯤 해서 역사 속의 해묵은 일지 정도로 정리되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거리낌없이 말한다. 오늘 우리들 눈앞을 흐르는 저 강은 그때의 강물이 아니라고. 그 폭풍의 강은 아주 오래 전에 흘러가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먼 .. 2013. 7. 26.
[영화] 나는 테러리스트가 아닙니다 - 내이름은 칸 (딸아이의 글) 유쾌한 영화일줄 알았던 내이름은 칸은 유쾌하지만 불쾌한 현실을 담고 있었다. 자폐증의 한 종류의 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칸.. 하지만 그덕에 그리고 그 어머니의 현명한 가르침 덕에 세상을 편견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고 순수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진 그였다. 어머니를 잃게 되고 "행복해지겠다"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화장품 판매원으로 일하며 싱글맘 만디라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도 하게 된다.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만 같이 행복했던 시간.. 언제고 이어질 것 같은 행복은 그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송두리째 깨지기 시작한다. --------------------------- 2001년 9월 11일.. 4대의 민간항공기가 납치되었으며 미국 경제의 중심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2013. 7. 26.
[영화] 살아와줘서..살아가줘서.. 고맙다.. 127시간 (딸아이의 글) 대개는..(물론 아닐수도 있지만..) 이것은 실화며, 팔이 바위에 낀 사람이 127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다가.. 자기의 팔을 스스로 자르고 나서 살게된.. 이야기다.. 라는것쯤은 듣고 이 영화를 접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래서 어쩌면 이 영화가.. 그냥..다큐영화같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라는 걱정을 조심스럽게 했다. '헉.. 저러다 팔이끼려나??' '언제 팔이끼려나..' 라는 관객의 걱정과는 상관없이 영화 초반 그의 질주는 경쾌하다! 경쾌한 음악과 그의 질주를 가늠하게끔 하는 독특한 스피디한 화면은 이내 우리도 그와 함께 그의 옆에서 달리는 기분으로 만들었다. 목적지까지 기간단축을 목표로 누구보다 빠르고 경쾌하게 달린다. 길을 잃은 여성에게 자신만 알고 있는 독특한 여행코스를 소개해.. 2013. 7. 26.
하프마라톤 완주 4월17일 하프마라톤을 완주하였습니다. 기록은 2시간 18분 23초였습니다. 그러니까 풀코스로 가정한다면 이봉주 선수가 플코스를 끝내고 기자 회견을 마칠 시간에 저는 겨우 반환점을 돌고 있었던 것입니다.^^ 1등은 1시간 29분의 '인간답지 않은' 기록으로 주파를 하였습니다. 순위는 전체 250명 중에 112등, 완주한 50대 남성 13명 중에 6등이었습니다. 한국에서부터 늘 중하위권이었습니다. 코스가 정규 하프의 거리보다 0.3마일(500미터) - 0.7마일 정도가 더 길고 비포장 산길이 있어서인지 평소의 포장도로에서 뛴 기록보다 5분 정도가 더 걸렸다고 사람들이 말을 하였습니다. 전 완주만으로 크게 만족한 터라 내 몸과 다리에 감사했습니다. 구기 종목처럼 페인트 모션으로 상대방의 몸짓을 따돌릴 수도 .. 2013. 7. 25.
하프마라톤 출전 *출발 지점 어떤 일을 결심하거나 하고자 할 때 사전에 주위에 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을 내세우거나 자랑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알림으로써 준비와 실행에 좀더 철저해지고자 하는 뜻입니다. 일테면 금연을 시작하는 사람이 주변에 자신의 금연결심을 알려서 혹 약해질 수도 있는 자신의 의지를 굳건히 세우려는 것과 같습니다. 그 방식을 흉내내 봅니다. 4월17일 하프마라톤에 나가갑니다. 미국에 와서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10키로미터를 달린 이래 두번 째 출전입니다. 10년 전에 한국에서 세 번 정도 하프마라톤을 한 적이 있습니다. 모두 잠실구장을 출발하여 한강변의 포장 도로를 뛰었습니다만 이번 코스는 호수를 낀 산 비탈의 비포장 도로를 달리게 되어 있어 흥미롭습니다. 그동안 퇴근 후 집 아파트 헬쓰장의 런.. 2013. 7. 25.
고해성사 *위 사진 : 집 근처에 있는 CORPUS CHRISTIC CATHOLIC CHURCH 천주교 신자들은 최소 일 년에 두 번, 부활절과 성탄절을 앞두고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 그것은 천주교 신자로서의 의무사항이라고 한다. 아직 신자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 좀 쑥스러운 내게 고해성사는 매우 힘든 통과의례이다. 아무리 비밀이 보장되는 신부님 앞이라고 해도 나의 잘못을 사실대로 드러내기에는 좀 ‘거시기’하여 발설해도 좋을 만한 잘못들만 애써 찾아내고 포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작 용서를 빌어야 할 커다란 잘못은 이미 스스로 잘 알고 있는 터라 “이밖에 미처 알아내지 못한 다른 잘못도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편리한 문구에 무임승차 시켜 흘려버리곤 한다. 아예 안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런다고 안.. 2013. 7. 25.
'에쵸티'에 관한 추억 *위 사진 : 그룹 H.O.T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은 프로레슬러 김일이었다. 그가 호쾌한 박치기로 링 위에서 악당들을(?) 쓰러뜨린 뒷날에는 하루종일 친구들과 그의 무용담을 나누며 보내곤 했다. 절대절명의 순간마다 터져나오는 그의 박치기는 거칠기 그지 없던 상대방을 제압했고 우리는 짜릿한 흥분으로 환호했다. 등 뒤에 담뱃대와 갓을 그린 가운을 입고 등장하는 그의 모습은 늠름한 영웅이었고 더할 나위 없는 전설이었다. 그의 단단한 머리는 세계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사인지라 죽게 되면 그의 시신은 미국으로 보내져 첨단 과학으로 그의 이마와 머리가 정밀 분석될 것이라는 소문을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그런 시절이 있다. 어린 시절 딸아이는 '에쵸티'의 광팬이었다. 내가 핫 HOT? 이라고 읽자 딸아이는 .. 2013. 7. 25.
이 세상 사는 일 *위 사진 : 빨간내복님이 찍으신 사진. 나는 내가 세상에 베푼 것보다 늘 더 많은 것을 받으며 사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더러 세상에 대해 섭섭함을 늘어놓을 때도 있지만 많은 날을 두고 그 속에서 영위하는 내 삶에 감사하며 지내고자 한다. 나이가 들수록 산다는 일이 신비로운 일임을 생각해 보게 된다.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어던 인연을 만날 지 누가 아는가. 더군다나 자신만을 앞세우는 이기적인 내게 아무런 조건 없이 손을 내미는 선하고 따뜻한 인연이라면 사는 일이 축복이자 기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내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인사를 나눈 분이 있었다. 단지 몇 줄의 글이 오갔을 뿐, 전화 통화로 목소리를 확인한 적도 없는데, 선뜻 나를 집으로 초대를 해주셨다. 생면부지의 초면임에도 오래만에 만나는.. 2013. 7. 25.
익숙해지지 않는 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 집에서 작별인사를 하자는 내 의견에 딸아이는 극구 공항을 고집했다. 미국 근무가 해들 거듭하면서 식구들과 잠시 헤어지는 일이 잦아졌지만 그래도 매번 어색하고 서툴다. 식구는 밥을 같이 먹어야 한다는 말. 절감한다. (2011.1) 2013.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