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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95

전주 한옥마을에서 빗소리를 듣다. 전주 풍남동의 한옥 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아주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아무 것도 한 일은 없었다. 그냥 문가에 앉아 마당 가득히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빗소리를 들었을 뿐이다. 원래는 오후 세시 도착 즉시 자전거를 빌려 한옥마을의 골목골목을 돌아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꾸물대던 날씨가 한옥마을의 주차장에 차를 세울 무렵 기어코 비를 쏟기 시작했다. 비가 내려도 우산을 쓰고 천천히 빗속을 걸어볼 생각이었지만 빗발이 점점 거세지면서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가 묵었던 방은 양반 가옥을 재현하였다는 한옥생활체험관 안채의 안방이었다. 체험관에서는 규수방이라는 별칭으로 불렀다. 규수방은 문갑과 장롱, 문방소품과 백자 한 점이 있는 직사각형 형태의 방이었다. 앞마당에는 담장 밑에 장독대가 있고 뒤쪽으.. 2012. 4. 17.
2003 캄보디아 여행기(끝) - 똔레삽 호수를 지나며 문을 두드려서 깨워주는 ‘모닝콜’에 잠이 깨었다. 똔레삽 호수를 가로질러 프놈펜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해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전날 저녁에 미리 부탁을 해둔 터였다. 짐을 꾸려 밖으로 나오니 타고 갈 작은 픽업 트럭이 벌써 숙소 앞에 기다리고 있었다. *위 사진 : 시엠리엡에 머무는 내내 친절하고 따뜻하게 우리를 대해 주었던 숙소의 종업원들. 차에 오르려는데 숙소의 종업원이 작은 플라스틱 병에 든 음료수를 한 병 내밀었다. 아침에 앙코르 사원으로 향할 때마다 음료수 한 병씩을 꼭 가지고 가던 것을 챙겨주는 것으로 생각하여 물값을 주려고 하자 받질 않는다. 선물이라는 것이다. 지난 밤 내가 시엠리엡에 머무는 동안 친절히 대해 준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팁과 작은 인삼차 한 곽을 선물로 ..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19 - ‘평양랭면’ 집 시엠리엡에 북한(사람)이 운영하는 ‘평양랭면’집이 생겼다. 유명한 평양 옥류관의 냉면과 같은 맛이라고 한다. 원래부터 평양냉면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으로서는시엠리엡에서 만난 ‘오리지날’ 평양냉면을 외면할 까닭이 없었다. 시엠리엡에 머무는 동안 그곳으로 매일 한번씩 '출근'을 했다. 맛이 있었다. 종업원들, 그들의 말로 ‘접대원’은 친절하고 예뻤다. 인터넷에는 이곳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긍정적인 의견이 혼재해 있다. 긍정적인 의견은 대체로 나처럼 음식이 맛있다는 것과 종업원들이 예쁘고 친절하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의견은 가격이 비싸고 종업원들의 친절도 따지고 보면 장삿속에 다름 아니며 현실적으로 이곳의 주요 고객이 될 수 밖에 없는 “남한 관광객들의 시선이 냉면보다도 접대원 여성들에게 더 주어지고 있다는 ..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17 - 기타 사원들5 *아래 사진 3장 : 프레 룹 PRE RUP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16 - 기타 사원들4 *아래 사진 6장 : 프놈 바켕 PHNOM BAKENG. 프놈 바켕으로 가려면 가파른 경사의 언덕길을 올라가야 한다. 사람들은 저녁 나절 주로 일몰을 보러 이곳에 온다.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15 - 기타 사원들3 *아래 사진 6장 : 반띠아이 쓰레이 BANTEAY SREI 앙코르 사원군에서 25KM 정도 떨어져 있어 이곳에 가려면 렌트카건 모또건 추가 챠지를 내야 한다. 작은 규모의 사원이었지만 섬세하고 화려한 벽면 조각이 인상적이었다. *아래 사진 5장: 반띠아이 삼레 BANTEAY SAMRE 반띠아이 쓰레이 근처에 있다.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14 - 기타 사원들2 *아래 사진 : 똠마넌 TOMMANON. *아래 사진 : 따께오 TA KEO - 계단의 폭이 좁고 가파르고 높다. 사람들은 신에게 경배하 듯이 엉금엉금 기어 오르고 내려오게 된다. *아래 사진 : 스라 스랑 SRAH SRANG. *아래 사진 : 반띠아이 끄데이 BANTEAY KEDEI 입구의 사면상. 고프라라고 부른다. *아래 사진 : 반띠아이 끄데이의 초입 부분 *아래 사진 : 반띠아이 끄데이의 벽면에 새겨진 천사 압살라의 흥겨운 춤 나도 압살라처럼 신발을 벗고 맨발로 이 사원을 돌아보았다. 발다닥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오는 돌의 감촉 속에 천년의 세월이 함께 전해 오는 듯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 기분에 들떠 별 필요도 없는 그림엽서를 하나 더 사고 말았다. *아래 사진 : 쁘라삿 끄라반 PRASAT K..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 13 - 기타 사원들1 여행 중에 다녀온 나머지 사원들의 사진을 한두장씩 올려본다. ‘기타’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것이 여행 대상지로서 가볼만한 가치가 미미하다거나 의미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사원에 대한 나의 무식을 스스로 자백하는 것일 뿐이다. - 사진으로 보이는 것 이외에 내가 덧붙일 밑천이 없다는 자백. 여행기 서두에 밝혔듯이 앙코르 사원에 대한 어떤 기초지식도 없이 무작정 다녀오면서 나는 모든 사원을 ‘앙코르왓’이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보기로 하였기에 ‘기타’ 역시 내게 개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전체의 일부였을 뿐이다. 거기에 어떤 의미로건 우열이란 있을 수도 없고 언감생심 내가 가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원의 본래적 기능과는 상관없이 작고 소박한 곳은 유명한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적막함과 호젓함이 마음을 사로 잡을.. 2012. 4. 9.
2003 캄보디아 여행기 12. - 쁘레아칸 PREAH KHAN *위 사진 : 쁘레아칸 입구 모습과 내가 엽서를 산 어린 소녀. 앙코르의 사원을 찾을 때마다 엽서와 앙코르 관련 책자를 파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부처님 상을 모셔 놓고 향불 피우기를 권하는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데로 다 사주거나 향을 피운다면 앙코르를 다돌고 나면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그림엽서는 가방에 하나 가득 될 것이다. 그러나 앙코르를 방문한 이상 비공식적인 입장료로 생각하여 한두번쯤은 엽서를 사고 향을 피워보는 게 어떨까. 나는 이 쁘리아칸에서 엽서를 사고 향을 피웠다. 가로 세로가 700미터와 800미터라고 하던가? 사원의 중앙부를 관통하는 복도는 길고 좁고 낮았다. 2012.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