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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95

2006 태국 코사무이 여행기 2. 숙소는 센트럴 사무이 비치리조트로 정했다. 애초 숙소로 마음에 두었던 살라사무이 SALA SAMUI는 만원이었다. 여름철 유럽인들의 휴가 시즌과 맞물리면서 한달 전에는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는 그곳 전문가의 충고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크게 불만은 없었다. 초행의 사무이행에 비추어 가장 큰 번화가인 차웽비치에 숙소를 두는 것이 식당이나 스파 등의 편의시설과의 접근성을 생각할 때 그리 나쁠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센트럴 사무이 비치리조트는 해변리조트의 전형이라 할만한 평범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약간 구식 스타일의 외관이라 할 수 있지만) 관리가 잘 되어 있어서 시설 전체와 룸 내부가 깔끔한 인상을 주었고, 주변 시설이나 해변으로의 접근성도 용이한 숙소였다.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아서 머무.. 2012. 4. 18.
저 산 아래 내가 쓰러져불겄다 시방 강화도에 고려산까지(?) 있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여행지로서 강화도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어왔던 내게 그 점수를 더욱 높여 주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강화도는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을 비롯,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 무려 120여기나 있으며,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한 왕궁이 옮겨온 곳이기도 하다. 또한 근대사의 여명에 서양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섰던 처절한 항쟁의 유적이 즐비한 곳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강화도를 일컬어 문화와 신화의 원형질을 담고 있는 땅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바다와 개펄, 산과 들의 수려한 자연이 어우러져 있으니 강화도는 여행자에게 커다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고려산은 높이 436미터의 높지 않은 산으로 강화읍에서 5k.. 2012. 4. 18.
이 땅의 무릉도원 언제부터인가 벚꽃과 유채꽃이 우리 봄꽃의 대표처럼 행세를 하게 된 세태에 작은 불만을 가지면서 그 대안을 구했을 때 국토는 골골마다 흐드러진 복숭아꽃으로 한 가지 대답을 주었다. *위 사진 : 경북 영덕 지품면에서 *위 사진 : 경기도 이천 장호원에서 아내와 내가 그곳을 ‘무릉도원’이라 부르면, 그 꽃을 생활로서 대하며 그곳에서 사시는 분들은 꽃그늘의 의미를 읽지 못하는 철딱서니 없는 도시인의 경박함이라 혀를 차실 것이다. 하지만 도시의 탁한 환경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마음 편히 깊은 숨을 쉴 수 있고, 우리가 사는 국토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는, 우리 시대에 얼마 남아있지 않은 아름다운 현장을 찾아 찬양하고싶다는 구실을 붙인다면 그런 질타로부터 조금은 비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위 사진 강원도 .. 2012. 4. 18.
2005하노이8 - 하롱베이를 지나서(끝)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하롱’은 용이 내려왔다는 뜻의 하룡(下龍)을 의미한다. 통킹만의 푸른 바다 위에 꿈틀거리는 용의 모습처럼 수천 개의 섬들이 떠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그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어떤 이는 기대치보다 못함을 서운해 하지만 아내와 내게는 배에 몸을 싣고 그림처럼 떠있는 섬 사이를 지나는 유유자적함이 좋았던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세상의 어느 곳이든 가 볼만한 가치가 없는 곳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에서 일박을 하는 투어를 선택하여 섬 사이로 뜨고 지는 해를 바라보고 싶었다. 운이 좋다면 깊은 밤 검은 하늘의 무수한 별들도 볼 수 있으리라. 하롱베이를 끝으로 모든 여정이 끝이 났다. 하노이로 돌아와 우리는 호텔 직원이 소개해준 차를 타고 귀국을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2012. 4. 18.
늦은 가을의 창덕궁 *위 사진 :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이다. 현존하는 궁궐 정문 가운데 가장 오래된 문이다. 12월에 들어 눈이 오고 나더니 갑작스레 겨울이 와버린 듯 하다. 제법 매운 맛나게 밀려온 동장군 첫 기세가 쉽게 물러서지 않을 듯 벌써 며칠째 요지부동이다. 특별히 겨울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출장을 다녀온 뒤라 유난히 빨리 막바지에 이른 듯한 가을의 끝도 좀더 오래 음미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창덕궁 관람은 평소 정해진 시간에 안내원을 따라 정해진 곳을 돌아야 하는 아쉬움이 있는 장소다. 그런데 11월 중에는 일요일에 한하여 자유로운 입장과 관람이 가능했다. 특히 근래에 개방된 후원까지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어 오래 전부터 계획을 잡아두었으나 이런저런 일로 미루다 11월 마지막 일요일인 27일, 자유관람 .. 2012. 4. 17.
가을 단풍을 따라서2 - 대둔산 대둔산(大芚山)은 큰두메산 혹은 큰덩이산을 뜻하는 ‘한듬산’을 한자화 한 것이라고 한다. 산 아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와 고개를 드니 산머리에 거대한 바위봉우리를 이고 서있는 대둔산이 눈에 들어왔다. 바위들 사이로는 울긋불긋한 단풍이 받치고 있었다. 산행길은 정상까지 오르락내리락이 한번도 없는 가파른 비탈로 이어졌다. 처음에 아내를 생각하여 중턱까지는 케이블카로 오르려 했다. 그러나 한 시간 반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안내원의 말에 그 생각을 접고 말았다. 만만찮은 경사에 걱정이 되어 아내를 바라보니 아내는 이마에 송글송글 땀을 매단 채 생각보다 잘 오른다. 아내의 꾸준한 운동과 올 가을에 집중된 몇 차례의 산행이 동네 야산도 힘겨워하던 그녀를 드디어 ‘강철의 여전사(?)'로 새로 태어나게 한 것 같다... 2012. 4. 17.
가을 단풍을 따라서1 -치악산 가을바람과 함께 유난히 부산을 떠는 것은 우리 부부만이 아닌 모양이다. 평소 운동이나 산행에 별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들도 텔레비전에 단풍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는 들썩거리는 몸을 주체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극적으로 바뀌어가는 계절의 모습이 사람의 마음마저도 역동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늘 조바심을 치며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아내와 나였지만 올 가을에는 주위의 부추김까지 더해지면서 지난 몇 주간 집중적으로 단풍을 따라 몇 곳의 산을 오르거나 걸어보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특별하게 단풍을 쫓아갔다기보다는 산에 오르니 그곳에 숲이 있었고 그 숲에 단풍이 있었다는 표현이 맞다. 억새가 특정한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가을의 정취라면 단풍은 우리 국토의 모든 산들이 지닌 보편적인 가을.. 2012. 4. 17.
오대산 첫눈 산행 *위 사진 : 가장 완벽한 단풍은 가을의 논이라고 했던가요? 둔내성우리조트로 가는 도중의 논은 이미 진한 가을의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돈을 버는 일도 아니면서 가을이 오면 유난히 바빠집니다. 은빛 억새에 현란한 단풍에... 그러지 않아도 장돌뱅이 체질의 내가 요동치는 가슴을 주체하지 못해 주말마다 어디론가 떠나야 할 계획에 마음부터 부산해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말 둔내 성우리조트의 예약 소식을 친구녀석이 전해 왔을 때 나는 월정사계곡의 타오르는 단풍을 머리 속에 그리며 며칠을 오대산 등산지도를 보며 지냈습니다. 토요일 오전, 영동고속도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주차장이 되어갔습니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번갈아가며 바꿔 탄 끝에서야 점심 무렵 성우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짐을 풀자마자 곧바로 인.. 2012. 4. 17.
맑고 깊은(潭) 햇살(陽)의 고장, 담양. *위 사진 : 담양의 대나무공원. 여름이 오면 아내는 늘 담양 명옥헌의 배롱나무를 이야기 한다. 팔년 전 여름 명옥헌을 찾아갔을 때 보았던 붉은 배롱나무 꽃의 기억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올해도 날이 더워지자 아내는 다시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 때 나는 올해는 여름이 가기 전에 기필코 담양의 명옥헌행을 실행하리라 마음 속에 숙제로 새겨 두었다. 이름처럼 햇살이 맑고 깊어 그럴까? 담양에는 대나무 숲이 많다. 우리나라 대밭 면적의 4분의 1이 담양에 집중되어 있다니 가히 우리나라의 대밭이라고 불러도 크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주에서 국도를 타고 순창을 거쳐 담양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대나무골테마공원이라고 이름 붙여진 대나무 숲이 있었다. 내가 태어나 본 대나무 숲 중에 가장 깊고 서늘했다. 대나무 숲 사이.. 2012.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