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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15

그래도 너흰 아니야 조국 장관 후보의 문제로 뉴스마다 시끄럽다. 국민은 늘 양자택일이거나 '도 아니면 모' 식의 선택형 문제 풀기의 권한만 있어왔다.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국민들에게 주어진 현실이다. 그래서 조국을 지지한다. 무엇보다 그가 책임져야 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가 나는 여전히 모르기 때문이다. 나로서는 소란의 원인이 된 주변인의 행태에 그가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도 모르겠고 그가 주변인을 감싸고 있다는 자세도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한다. 대학 몇 곳에서 이와 관련한 촛불집회가 있었다. 누구의 어떤 의견도 존중받아야 한다. 내가 여전히 조국을 지지하는 것처럼 그들의 반대도 동일한 무게를 지녔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조국 퇴진"을 결정하기까지 지녔던 동일한 도덕적·윤리적·애국적 잣대를 젊.. 2019. 8. 29.
잘 먹고 잘 살자 62 - 금요일과 주말이 즐거운 이유 다시 금요일의 조리 실습이 시작됐다. 금요일 저녁과 주말이 즐거워진 것이다. 특히 아내가 좋아한다. 실습을 할 때 양이 많아 조리가 끝난 후 집에 가지고 올 것을 분리해 두었다가 가져와 먹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주말에 한번 더 만들기도 한다. 어떤 일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그 일과 관련된 부수적인 효과를 추가로 얻게 되고 애초에는 생각하지 않던 방향으로 긍정적 진화도 하게 된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내게 그렇다. 규칙적으로 음식을 배우고 만들다보니 점차 배우지 않은 다른 음식도 시도를 해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저런 책과 인터넷을 참고하여 조리 기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음식에 관한 인문학에도 관심이 닿는다. 첫날 요리는 안동찜닭과 소고기 토마토 냉채. ↑사실 안동찜닭은 역사가 오랜 전통음식이 .. 2019. 8. 26.
잘 먹고 잘 살자 61 - 공덕역 부근 식당 3(기타) 8.락희옥 두툼하게 썬 수육과 된장칼국수가 이곳에서 먹어본 메뉴의 전부이니 전체적인 평가는 불가하다. 와인을 가져와서 추가 요금 없이 먹을 수 있는 "Corkage(콜키지, Cork Charge) Free" 식당이다. 마트와 식당의 와인 가격은 차이가 크기 마련이므로 간단 파티를 할 때 좋은 곳이겠다. 내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9. 역전회관 마포에 있는 식당 이름이 왜 역전회관일까? 갈 때마다 궁금했는데 얼마 전 홈페이지를 보서야 궁금증이 풀렸다. 원래 전남 순천에서 시작한 이 식당은 1962년 용산역 앞으로 옮겨왔다가 용산 지역 재개발로 다시 이곳 마포로 옮겨오면서 상호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아내와 이곳에 가면 늘 불냄새가 배인 낚지볶음이나 비빔밥을 먹는다. 하지만 해장국과 바싹불고기도 좋다... 2019. 8. 25.
잘 먹고 잘 살자 60 - 공덕역 부근 식당 2(탕과 국밥) 4. 도하정 가든호텔 뒤쪽에 도화동이 있어 당연히 도'화'정이라 생각했더니 도'하'정이다. 강을 건너는 나루였던 옛 마포를 떠올린 것인지 모르겠다. 국물의 뒷맛이 개운한 곰탕을 낸다. 수북이 쌓아올린 수육과 어슷썬 대파의 고명이 특이하다. 원래 곰탕은 고기를 곤 국물이고 설렁탕은 사골 등 뼈를 위주로 곤 국물이다. 곰탕은 국물에 노란색 기름기가 동동 뜨거나 국물이 맑은 편이고 설렁탕은 국물이 뽀얗다. 곰탕은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설렁탕은 소금으로 맞춘다. 곰탕은 반가의 음식이고 설렁탕은 서민의 음식이었다. 물론 그 경계가 모호하다. 설렁탕에도 고기가 들어가고 곰탕에도 뼈 국물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5. 마포양지설렁탕 마포양지설렁탕은 설렁탕에 양지를 넣었다는 뜻이다. 즉 곰탕과 설렁탕이 만난 일종의 '퓨전.. 2019. 8. 24.
잘 먹고 잘 살자 59 - 공덕역 부근 식당1(국수) 단순히 먹기 위해 이름난 맛집을 찾아 나서는 건 미식가도 아닌 내겐 시간 낭비로 생각된다. 대신에 생활 반경 내에서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보는 건 편리하기도 하거니와 소소한 재미도 더해주어 새로운 장소와 인연이 닿을 때마다 근처 식당을 다녀보곤 한다. 올해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마포 공덕역에 가야 할 일이 생겼다. 어차피 오가게 되어 있는 공덕역 근처에서 아내나 친구 혹은 후배를 만나 음식을 나누어 보았다. '허리띠를 풀고' 느긋하게 먹는 저녁이 아닌 대부분 점심이라 신속·간편한 메뉴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1. 을밀대 서울 시내에 이름난 평양냉면집이 몇 곳 있다. 흔히들 장안의 평양냉면 ‘4대천왕’으로 필동면옥, 을지면옥, 우래옥, 장충동 평양면옥을 꼽는다. 이 외에 남포면옥, 강서면옥, .. 2019. 8. 24.
내가 읽은 쉬운 시 135 - 밥에 관한 시 네 편 "밥의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학창 시절 농활이나 모임에서 부르던 노래가 떠올랐다. "밥은 하늘입니다. 하늘 혼자 가질 수 없듯이 밥은 나눠먹는 것!" *위 사진 : 김지하의 책, 『밥』 중에서 햇볕과 바람과 비에 노동을 머금은 밥은 하늘이고 영성(靈星)이다. 또한 밥은 똥이 되어 하늘과 땅을 연결하고 생명 순환의 고리를 완결한다. 식사(食事)는 '식사(式事)'가 아니라 '하늘이 하늘을 먹는(以天食天)' 축제이며 공동체적인 나눔의 의미가 함께 한다. 물론 '혼밥'도 그 자체로 거룩한 행위임에는 틀립없지만 아무래도 좀 쓸쓸해 보인다. 시인 이재무는 「길 위의 식사」란 시에서 밥상에서 도란도란 나누는 따뜻한 밥이 아닌 사료를 삼키 듯 허겁지겁 먹는 밥으로 각박해진 우리의 삶을 표현했다. 사발에 담긴 둥글고.. 2019. 8. 22.
발밤발밤 52 - 도산공원 아내와 압구정동에서 시원한 건진국수를 먹고 도산공원을 산책했다. 도심 속 공원은 사막 속 오아시스와 같다. 공원에 드니 더운 도심과는 조금은 다른 참신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래서 숲은 언제 어디서나 옳다. 도산공원은 1973년에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되어 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묘소를 이장하여 부인과 함께 합장하면서 개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2」( https://jangdolbange.tistory.com/1876 )는 시를 쓴 유하는 그의 수필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 속에 나오는 압구정동이라는 공간은, 생명의 공간이 아니라 절멸의 자리이다. 건강한 노동의 공간이 아니라, 터미네이터의 관능과 파괴성이 도사린 자리이다. 내가 그와 .. 2019. 8. 20.
내가 읽은 쉬운 시 134 - 유하의「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2」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2 ― 욕망의 통조림 또는 묘지 압구정동은 체제가 만들어낸 욕망의 통조림 공장이다 국화빵 기계다 지하철 자동 개찰구다 어디 한번 그 투입구에 당신을 넣어보라 당신의 와꾸를 디밀어보라 예컨대 나를 포함한 소설가 박상우나 시인 함민복 같은 와꾸로는 당장은 곤란하다 넣자마자 띠― 소리와 함께 거부반응을 일으킨다 그 투입구에 와꾸를 맞추고 싶으면 우선 일 년간 하루 십킬로의 로드웍과 새도 복싱 등의 피눈물 나는 하드 트레이닝으로 실버스타 스탤론이나 리차드 기어 같은 샤프한 이미지를 만들 것 일단 기본 자세가 갖추어지면 세 겹 주름바지와, 니트, 주윤발 코트, 장군의 아들 중절모, 목걸이 등의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비할 것 그 다음 미장원과 강력 무쓰를 이용한 소방차나 맥가이.. 2019. 8. 19.
발밤발밤 51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15층의 호림아트센터. 박물관은 그 옆에 있는 5층 건물이다. 강남구 신사동이란 분위기에 왠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박물관이 하나있다. 호림(湖林) 윤장섭(尹章燮)씨가 기증한 유물과 기금을 바탕으로 개관을 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다. 본관은 관악구 신림동에 있으며 신사분관은 2009년에 열었다. 개성 출신인 윤장섭선생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개성박물관장을 지낸 고유섭의 특강을 듣고 문화재에 대한 열정을 키워 무려 1만5천여 점을 수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중에서 도자기류가 청자 1,100여 점과 백자 2,100여 점, 분청사기가 500여 점 등 4천 점에 달한다. 호림박물관을 도자기 박물관이라고도 부르는 이유이다. 올해는 신사분관이 개관한지 10주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의 전시들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2019.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