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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435

남사당 전수관의 남사당(男寺黨)공연 아트센터 마노와 남사당 전수관은 잔디밭을 통해 울타리 없이 이어져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남사당 전수관 앞 야외공연장에서는 남사당 공연이 벌어진다. 입장료는 없다. 강조를 위해 반복하자면 무료공연이다. 무료라고 해서 공연의 진행이나 내용이 허접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가격(?) 대비 만족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보았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공연이다. 일단 공연을 시작하면 두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그만큼 재미와 신명이 있다. 남사당은 “1900년대 초 이전에 있어 서민층의 생활군단(生活群團)에 자연발생적 혹은 자연발전적으로 생성된 민중놀이집단”(심우성)을 일컫는 이름이다. 남사당놀이는 다른 우리의 전통 민속놀음의 운명처럼 외.. 2012. 4. 20.
안성 아트센터 마노(ART CENTER MANO)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아트센터마노로 들어서면서 아내와 나는 신기함과 놀라움에 잠시 눈을 크게 뜨게 되었다. 집이 뾰족한 삼각형의 지붕을 땅으로 향한 채 거꾸로 뒤집혀져 있었기 때문이다. 갤러리 마노 건물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매스컴을 통해 알려져 이미 유명한 건물이라고 한다. 동화 속 세계에 들어온 듯 삼빡한 재미를 주는 건물이었다. 어릴 적 상체를 수그려 다리 사이로 고개를 디밀어 보던 거꾸로 된 세상을 떠올리게 했다. 건물의 1층은 공예품을 전시 판매하는 ARTSHOP이 있고, 갤러리로 사용되는 2층엔 영화 “왕의남자” 촬영 세트장이 전시되고 있었다. 촬영 세트장에는 입장료가 있었다. 영화 속의 복장으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아내와 나는 1층의 ARTSHOP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2012. 4. 20.
아침가리 계곡의 단풍길을 걷다. 아침가리를 다녀왔다. 해마다 봄 가을이면 거르지 않고 아침가리를 찾는 친구가 숙소와 음식 등 일정 전체를 준비했기에 신경 쓸 것 없이 몸만 다녀오면 되는, 미안할 정도로 편한 여행이었다. 앞선 두 번의 아침가리행이 있었지만 모두 봄철에 한 것이어서 가을철에 아침가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내가 동행한 것은 더욱 즐거운 일이었다. 아내가 동행할 때까지 어느 지역에 대한 나의 여행은 미완성으로 남는다. 이것은 논리와는 상관없는 나만의 감성의 문제이다. 이상기후 탓에 아침가리의 올 단풍도 예년만 못하다고 했지만 이미 덕유산이나 도봉산의 단풍에 다소 실망을 했던 내게 아침가리의 단풍은 올 들어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가을 가뭄으로 계곡의 물이 줄어 바위와 돌이 수면 위로 드러나 있었다. 덕분에.. 2012. 4. 20.
추석 연휴 보내기 2 식구들이 아직 잠든 이른 새벽 자리에서 일어나 강변으로 나갔습니다. 차가운 아침 공기가 명징한 기운으로 피부 속으로 스며들며 아직 남아있는 잠부스러기를 털어냈습니다. 밤을 새운 강물도 스멀스멀 물안개를 피워 올리며 아침을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선가 백로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미끄러지듯 날아갔습니다. 오후에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남이섬에 다녀왔습니다. 연휴의 한 때를 보내러 온 내국인들과 아직도 한류 열기는 식지 않았는지 중국인들과 일본인들까지 가세한 인파는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오로지 연속극 "겨울연가"의 촬영지라는 이유만으로 남이섬을 찾아온 외국인들은 생각해보면 고맙기까지 한 사람들입니다. *위 사진 : 겨울연가의 촬영지인 메타세콰이어길 *위 사진 : 중국인 관광객을 안내하는 가이드의 설명.. 2012. 4. 20.
추석 연휴 보내기 1 동년배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명절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아마 나이들어감에 대한 아쉬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일 겁니다. 추석빔으로 갈아입은 새 옷(요즈음 이런 풍속은 없어졌지만)과 맛있는 음식, 어른들로부터 받는 용돈의 추석이라면 이미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의 아득한 추억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있을 수 없는 연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어쨌거나 내게는 변함없이 즐거운 명절입니다. 조율이시, 홍동백서, 어동육서, 좌포우혜, 두동미서, 내탕외과 등의 잘 익숙해지지 않는 말들을 되새겨가며 차례상을 차려 절을 하고 식구들과 가평 북한강변의 한 펜션으로 자리를 옮겨왔습니다. 그리고 저물어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저마다 책을 읽고 퍼즐을 풀거나 컴퓨터를 하며 시간도 마음도 강물처럼 길게 풀어놓았습니다.. 2012. 4. 20.
안면도에서의 하루 8월 초 아내와 함께 안면도 마검포에 있는 후배의 별장에 다녀왔습니다. (후배녀석은 별장이 아니라 '농막'이라고 우깁니다만). 지상의 모든 것을 불볕으로 달구던 해는 서쪽 하늘에 걸리어 마지막 불꽃을 장엄한 노을로 태우고 있었습니다. 노을을 보면 나이 먹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직 죽음까지는 몰라도 나이 먹는 사실에 대한 겸손한 수용. 안타까울 것 없고 조바심칠 필요없는 넉넉함으로. 다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 시간이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바랄 뿐입니다. 어둠이 내린 후에 해변에서 돌아와 나중에 도착할 사람들과의 하루 저녁을 위해 백사장이라 이름 붙여진 시장에 나가 조개류와 새우, 붕장어를 샀습니다. 그리고 앞마당에 불을 피우고 달이 별장 서쪽의 해송 너머로 기울도록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 2012. 4. 20.
저 산 아래 내가 쓰러져불겄다 시방 강화도에 고려산까지(?) 있다는 사실은 이제까지 여행지로서 강화도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어왔던 내게 그 점수를 더욱 높여 주어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강화도는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을 비롯, 청동기시대의 유적인 고인돌이 무려 120여기나 있으며, 몽고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한 왕궁이 옮겨온 곳이기도 하다. 또한 근대사의 여명에 서양 제국주의의 침략에 맞섰던 처절한 항쟁의 유적이 즐비한 곳이다. 때문에 사람들은 강화도를 일컬어 문화와 신화의 원형질을 담고 있는 땅이라고 말한다. 거기에 바다와 개펄, 산과 들의 수려한 자연이 어우러져 있으니 강화도는 여행자에게 커다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다. 고려산은 높이 436미터의 높지 않은 산으로 강화읍에서 5k.. 2012. 4. 18.
이 땅의 무릉도원 언제부터인가 벚꽃과 유채꽃이 우리 봄꽃의 대표처럼 행세를 하게 된 세태에 작은 불만을 가지면서 그 대안을 구했을 때 국토는 골골마다 흐드러진 복숭아꽃으로 한 가지 대답을 주었다. *위 사진 : 경북 영덕 지품면에서 *위 사진 : 경기도 이천 장호원에서 아내와 내가 그곳을 ‘무릉도원’이라 부르면, 그 꽃을 생활로서 대하며 그곳에서 사시는 분들은 꽃그늘의 의미를 읽지 못하는 철딱서니 없는 도시인의 경박함이라 혀를 차실 것이다. 하지만 도시의 탁한 환경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마음 편히 깊은 숨을 쉴 수 있고, 우리가 사는 국토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는, 우리 시대에 얼마 남아있지 않은 아름다운 현장을 찾아 찬양하고싶다는 구실을 붙인다면 그런 질타로부터 조금은 비껴설 수 있을지 모르겠다. *위 사진 강원도 .. 2012. 4. 18.
옛 사진첩을 들추며 1. 딸아이와 한 산행 기억 1. 일요일 아침 회사 직원과 울산 근교에 있는 신불산으로 등산을 가기로 하여 짐을 꾸리는데 느닷없이 딸아이가 따라가겠다고 나섰다. 신불산은 높이가 1200미터나 되어 아직 유치원에도 못 들어간 4살짜리 딸아이로서는 오를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딸아이는 막무가내였다. 힘들고 험한 산이라 땀도 나고 숨도 많이 찰 뿐더러 다녀온 뒤에 몸살이 난다고 얼러보기도 했지만 딸아이의 고집을 꺽을 수 없었다. 별 수 없이 다리 아프다고 하면 절대 안된다는 다짐을 받고 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한 후에 길을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시외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딸아이는 소풍이라도 가는 양 즐거워했다.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잘 데리고 나왔나 하는 생각이 들며 나도 덩달아 유쾌해졌다. 기왕에.. 2012.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