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2884

행복한 영화보기 8. -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학창 시절, 소설 ‘닥터 지바고’를 읽으며 상상하던 감동적인 풍경을 깨뜨리기 싫어 (그 무렵 단체관람으로 대부분의 학생이 보았던) 오마샤리프 주연의 영화 닥터 지바고를 보지 않겠다던 녀석이 있었다. 그 후로 많은 영화화된 문학작품을 보면서 나는 그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조정래의 소설 태백산맥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태백산맥보다 훨씬 장대하고, (소설은 아니지만) 이태의 남부군은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남부군보다 더 생생한 울림이 있었다. 문제는 상상력의 힘이었다. 활자를 읽으며 머리로 그리는 모습은 언제나 읽는 사람이 상상해 낼 수 있는 최고의 것이 되지만 시각적으로 보이는 화면은 상상의 활동을 중지시키고 어떤 고정된 개념을 주입하게 된다. 따라서 그렇게 가시화시킨 어떤 형상이 소설로 먼저 읽을 때 머릿속.. 2005. 2. 25.
행복한 영화보기 7. - 피아니스트 스필만은 폴란드에 살고 있던 유태계 피아니스트이다. 1939년 독일은 유태인들을 게토에 격리 수용시킨다. 그리고 강제노역과 죽음의 가스실로 향하는 기차, 시도 때도 없이 자행되는 섬뜩한 학살이 이어진다. 어디로 가느냐고 묻는 여인은 대답 대신 느닷없는 독일군의 총에 쓰러지고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열에서 무작위로 지명된 사람들은 그냥 지명되었다는 불운만으로 죽임을 당한다. 거침없이 머리에 총을 쏘아대다 총알이 떨어지면 탄창을 갈아 끼워 가며 죽인다. 그 와중에 스필만은 기적적으로 살아남는다. 그러나 굶주림과 부상.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 속에서 먹을 것을 찾아 폐허가 된 바르샤바의 텅 빈 집을 뒤지던 스필만은 독일군 장교와 마주친다. 누구냐고 묻는 말에 스필만은 피아니스트라고 대답한다. 그 절체절.. 2005. 2. 25.
우연한 터키 여행 4. - 이라크 국경을 넘지 못하다. *터키와 이라크의 접경지대 : 사진 촬영을 엄격히 통제하였다. 가까이 보이는 구릉과 그 뒤의 산이 이라크 영토이다. 터키와 이라크의 접경에서 가까운 작은 도시 실로피 SILOPI 에 도착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우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였다. 택시 운전사들과 호객꾼들이었다. 버스에 동승했던 이라크인 MALLAH가 주선을 해주기까지 그들의 매달림에 우리는 거의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하고 국경 출입국 관리소까지 택시당 30불에 합의를 하였다. *호텔 베란다에서 내려다본 실로피 SILOPI의 버스터미널, 평소에는 조용하나 버스가 들어오면 소란스러워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날 국경을 통과하여 이라크로 들어가지 못했다. 터키 측 국경 출입국 관리소에서는 터키 외무성의 국경 통과 승인.. 2005. 2. 25.
우연한 터키 여행 3. - 터키 횡단 24시간 * 위 사진 : 이스탄불 OTOGAR 버스터미널 원래는 요르단을 통해 이라크로 들어가는 것이 통상적인 경로지만 앞서간 사람이 이라크 내의 고속도로 상에서 강도를 당했다면서 터어키를 통해 들어오라고 권하는 통에 경유하게 된 이스탄불이었다. 이라크에 가까운 국경 부근의 도시 MARDIN까지는 비행기가 연결되나 그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는 이틀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문제였다. 기다리느니 버스라도 타고 이동하자는 결론이 쉽게 만들어졌다. ISTANBUL OTOGAR 터미널 출발 낮 12:20분. 이라크와의 국경지대인 SILOPI까지는 24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내게 만 하루의 이동 시간은 그리 끔찍할 정도의 지루한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5시간이면 국토 종단을 할 수 있는 반 토막의 한국에 살아온 내게 24시.. 2005. 2. 25.
우연한 터키 여행 2. - 이천만 리라짜리 지폐. *위 사진 : 이스탄불 래디슨 호텔 로비와 도착 주(?) 이스탄불 공항 근처의 래디슨 RADISSON 호텔에 들었다. 거의 24시간 동안 이동을 한 터라 피곤하기도 하련만 누군가 터키 이스탄불 도착 주(酒)를 한잔하자고 제의를 한다. 술에 관한 한 늘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의 체질인 내가 그걸 마다할 리 없다. 나이가 비슷한 연배 셋과 호텔 로비 라운지로 나가 맥주 몇 병을 마셨다. 나중에 계산서를 가져오라 하여 사인을 하려던 일행이 눈이 동그래져 놀란다. “이기 뭐꼬? 동그래미가 대체 몇 개고?” 그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에 계산서를 보니 무려 50,000,000 LILA(터키의 화폐단위)가 적혀 있다. “오천만 리라?!!!” 일행은 그 천문학적인 숫자에 잠시 놀랐지만 알고 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2005. 2. 25.
우연한 터키 여행 1. - 이라크를 향해서 아침 일찍 공항에 나와 이라크로 동행할 일행을 기다리다 호기심에 공항 내의 보험회사에 이라크도 여행자보험이 가능하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보험을 들 수는 있으나 전쟁이나 소요 사태로 인한 피해는 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라크는 그런 나라가 되어 있었다. 보험대상에서도 실질적으로 제외가 된 나라. 사고 발생의 개연성은 어느 곳보다 높고, 동일한 우발적 사고 발생의 위험에 처한 사람은 한정되어 있어서 합리적인 보험료의 책정이 불가능한 이라크 전쟁 상황은 보험 비즈니스의 대상으로서는 매력이 없을 것이다. 소용이 없는 말인 줄 알면서도 실없이 보험사 창구 아가씨에게 우문을 던져보았다. "그러나 실제로 보험은 그런 곳에 필요한 제도가 아닙니까?" 자본주의에선 전쟁도 비즈니스라고 하니 보험회사의 이기.. 2005. 2. 25.
족자카르타 02. - 보로부두르 사원 보로부두르 사원은 8세기 전반에 중부 자바에서 번영한 샤일렌드라 불교왕조 시대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사원에 견주는 거대한 규모의 신비로운 사원이다. 2005. 2. 23.
족자카르타01. - 라뚜보코 & 쁘램바난. *위 사진 : 라뚜 보코 RATU BOKO에는 9세기경의 궁전터가 있다. 9세기경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힌두사원 쁘램바난. (2002) 2005. 2. 23.
남이섬의 가을. * 위 사진 : 남이섬과 선착장, 대부분의 승객이 중국인이었다. 남이섬은 원래 홍수 때만 섬이 되던 곳이었으나 청평댐이 건설되면서 십사 만여 평의 작은 섬이 되었다. 행정구역 상으로 남이섬은 강원도 춘천시 남면 빙하리로 되어 있는 강원도 땅이다. 그럼에도 흔히 우리는 그곳을 경기도 가평 땅으로 착각을 하곤 한다. 그 이유는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는 장소가 경기도 가평에 있기 때문이다. 원래 빙하리 사람들이 밭을 일구어 농사를 짓던 땅이었는데 60년대 중반 한 관광회사에서 섬을 사들여 잔디와 나무를 심고 오솔길을 만들어 놀이터로 개발을 하였다. 그때 이 섬에 남이장군이 묻혀있다는 전설이 담긴 돌무더기가 있었는데, 관광회사에서 흙을 덮어 봉분을 만들고 주변을 번듯하게 꾸몄다. 섬 이름인 남이섬도 거기에.. 2005.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