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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24

창비어린이문고 『백범 김구』 남북한의 관계가 점점 심상치않아 간다. 관광은 물론이고 모든 교류가 얼어붙어 있는 상태다. 북은 '전면대결 태세 진입'을 공언한지 오래고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했다. 남은 이에 맞서 전군에 대북 경계 강화 지시를 내리고 급기여 PS I전면 참여라는 초강경으로 맞서고 있다. 이럴 때 (없어야 하겠지만 만에 하나) 몇해 전 있었던 서해교전과 같은 비슷한 우발적 상황이 벌어지기라도 한다면 남북 당사자 간에 어떤 조정이나 통제 장치도 작동하지 않을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어린이문고로 나온 『백범 김구』를 읽으며 그 책의 제목이 떠올랐다. 어쩌면 우리가 북한을 대함에 있어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도 (아님 최소한의 것.. 2013. 6. 25.
4월의 한옥마을 이야기 남산은 가봤지만 남산한옥마을은 처음이었다 ㅋ 점심시간 한 달에 한 번인 사보기자 오후 회의를 야외로 고고씽 날씨가 너무도 좋던날 김밥과 샌드위치와 수다 ㅋ 특히 식사후 맑은물에 손을 씻는데 햇살도 너무 이쁘고 기분도 너무 상쾌했다. 봄!! 다시왔구나 날씨 좋은 4월 아홉 번째 날 남산한옥마을 점심 소풍 겸 회의 ㅋ 널뛰기 팽이 씨름 한옥마을 놀거리는 생각보다 많았다. 특히 널뛰기 완전 재밌었다 ㅋㅋㅋㅋ 아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재밌다. ㅋㅋㅋ 시원한 식혜엔 얼음동동 한과랑한과랑 즐거운 사람들 ㅋㅋ 그리고 회의회의~~ ------------------------------------------------------------------- 내 홈페이지 올렸던 네개의 사진과 네개의 이야기~~ 지난 4월에 사보.. 2013. 6. 25.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내가 마라톤(이라기 보단 달리기)이란 것을 처음 접한 것은 울산에서 살 때인 97년 무렵이었다. 그때까지 가끔씩 집 뒤쪽의 야트막한 언덕길이나 학교 운동장을 달려보긴 했지만 달리기만을 목적으로 한 시간 이상을 달려본 것은 군대 제대 이후로는 없었다. 어느 일요일 아침 동네 슈퍼에서 우연히 만난 집앞 헬쓰클럽의 관장이 경상도 특유의 억양으로 내게 제안을 했던 것이다. "오후에 마라톤 한번 안할랑교?" 나는 놀라 대꾸를 했다. "마라톤요! 내가 어떻게..." "놀라긴 와 그래 놀라능교? 별 거 아임니더. 헬쓰 클럽에서 뛰는 것보다 쉽습니더. 천천히 옆에 사람과 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정도로만 뛰면 됩니더, 오늘은 한 15키로 뛸라카는데. " "누구랑 뛰는데요?" 나는 속으로 군대 시절의 구보와 15키로를 .. 2013. 6. 25.
꽃보다 카드 (곱단이의 글) 딸아이의 생일 하루전. 집으로 돌아오는 딸아이의 손에 들려진 꽃바구니. 누가 생일 축하꽃을 주었어?하는 물음에 딸아이는 "아니, 엄마꺼." "에이, 장난하지말고 누가?" "아니야 정말 엄마꺼라니까." 눈에 익은 꽃인 걸 보니 내가 그 꽃집의 꽃들을 좋아하는걸 알고 사왔나보다. 작년인가 꽃 한송이로 날 감격시키더니 이번엔 꽃다발? 한송이도 좋고 꽃다발도 좋다. 그런데 일은 다음날 터졌다. 아침에 출근하는 딸아이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전에 "아이구, 답답해. 엄마 진짜 답답해."하며 속이 터지는 시늉을 한다. "뭐가?" 눈이 둥그레져 물으니 "꽃사진을 찍으면서 카드를 만지작거리길래 보는 줄 알았지. 언제나 볼라나하고 꽃다발도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어도 보았건만..." 딸아이의 볼멘소리를 듣고 얼른 들어와 꽃.. 2013. 6. 25.
『해연이 날아온다』 얼마 전 금강산을 찾았던 남쪽 관광객이 어둠 속에 군사구역에 들어갔다가 북쪽 초병의 총을 맞고 숨진 사건이 있었다. 그 죽음을 두고 갖가지 추측과 의견이 있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분단이다. 그리고 그런 비극의 재발을 방지할 대안 역시 이미 나와 있다. 통일이다. 분단의 과정을 이해하고 통일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복잡하고 지난한 일이 되겠지만 문제와 해법을 보는 시각의 방향만큼은 간단할 수 밖에 없다. 중언부언은 다른 꿍꿍이의 표현일 뿐이다. "해연이 날아온다"를 지은 시인 이기형은 1917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나 함흥고보를 졸업하고 도쿄 일본대학 예술부에서 수학했다. 1947년 정신적 지도자로 모셔온 몽양 여운형 선생 서거하자 일체의 공적인 사회생활을 중단하고 칩거하다가 33년만인 .. 2013. 6. 22.
법정스님의 『인도기행』 1989년 11월부터 3개월동안 불교성지를 중심으로 인도를 여행 한 법정스님의 여행기이다. 맑고 깔끔한 문체의 수필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스님의 글은 여행기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옛 성자들이 거닐던 길을 걷고 있으면 유성처럼 영감이 스치고 지나간다. 목젖에까지 말 뒤에 숨은 뜻이 차오르는 것 같다. 의식이 새벽하늘처럼 투명해진다. 여행기 중에 법정스님이 한 말이지만 스님의 글에서 나도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좋은 글은 "새벽하늘처럼 의식을 투명"하게 하는 정화제가 된다. 모든 종교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생겨난 것이라고 볼 때, 종파적인 편견은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옹졸한 마음의 소산이다. 하나의 진리를 가지고 현자들이 여러 가지로 말했을 뿐이다. 그 지역의 특수한 풍토와 문화적인 환경, 역사적인 .. 2013. 6. 22.
『대화집 김수환추기경』 김수환추기경이 언론인들과 나눈 대화를 모아 문학평론가인 구중서씨가 편집한 책이다. 책의 출판일을 보니 1981년 12월. 어떻게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되었던가 기억에 없다. 내가 그 당시 카톨릭신자도 아니었고 특별히 김추기경을 존경하거나 그의 삶을 흠모한 적도 없으니 우연이라면 우연이고 껍데기뿐이지만 내가 결국 세례를 받고 카톨릭의 이름까지 새로 얻었으니 인연이라면 인연이겠다. 연초에 한국에 갔을 때 책장을 둘러보다 이 책이 눈에 들어온 것도 같은 설명을 붙일 수 밖에 없다. 책장은 누렇게 변색되었고 해묵은 냄새가 났다. 다시 이 책을 읽다보니 그 시절 읽을 때의 기억이 더불어 부분부분 되살아나기도 했다. 군부가 정권을 무력으로 찬탈하는 급박하고 잔인한 80년 대 초반의 세상에 비해 질문자도 추기경.. 2013. 6. 22.
고증식의『단절』 시인 신경림이 "고증식의 시는 성난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지도 않고 거친 소리로 달려들지도 않는다. 자기만이 삶의 진실을 보고 있다는 허풍스러운 몸짓도 없다. 따듯한 눈으로 차분하게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조용한 목소리로 곰곰히 그것을 다시 보여주고 있는 것이 그의 시" 라고 했다. 따뜻함과 조용함과 겸손함, 그리고 여리고 겸허함이 그의 시 속에서 맑고 투명한 햇살처럼 빛난다. 숱한 다짐을 해보지만 그처럼 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때문에 혹은 세상 때문에. 그래도 그의 시를 읽으며 다시 꿈을 꾸어 본다. -------------------------------------------------- 내가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저 들에 낟알 여무는 소리 들리고 내 입엔 밥이 들어오고 하루 해는 산마루를 넘는다.. 2013. 6. 21.
피정을 다녀오며 10월말 교리 공부를 하고 있는 성당의 '훈련병' 신자반에서 1박2일로 피정(避靜)을 다녀왔다. 피정? 생소한 단어였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고요하고 정숙한 곳으로 옮겨감'을 말하는데 성당에서는 '조용한 곳에서 행하는 종교적 수련'을 의미하는 듯 했다. 한자는 해석이 어렵고 재미있다. 일테면 피서(避暑)는 더위'로' 피해가는 것이 아니고 더위로'부터' 피해가는 것이지 않는가.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이란 글을 '정신을 집중하면 못 이룰 일이 있겠는가' 대신에 '정신을 집중해도 어떤 일도 안된다' 라고 해석하면 어법상 어색하긴 하지만 문법적으로는 어디가 틀리는지 모르겠다고 하던 학창 시절의 장난스런 의문을 나는 여전히 갖고 있다.^^ 아무튼 피정은 일테면 대학시절의 MT 같은 것이었다. 종교적.. 2013.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