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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40

지난 여행기 - 1999 방콕&푸켓2 3. SIAM WATER PARK 우리가 이 곳을 이번 여행의 제일번 방문지로 정한 이유는 이곳이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거나 다른 곳에 비해 기대해 볼만한 무언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다. 계획대로라면 이번 여행에서 제일 먼저 찾아 갈 곳은 국립박물관이었다. 일정의 급선회는 어제 저녁, 아니 시간으로 정확히 따지면 오늘 새벽 호텔에 체크인 한 후 도착 기념으로 호텔 커피숖에서 싱하 맥주를 한 잔 기울이다 이루어졌다. 딸아이가 커가면서 여행 때마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하나 더 늘게 되었다. 여자는 남자와 달리 매달 치루는 행사(?)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내와 딸의 '그 시기'가 일치하지 않을 때는, 내가 일터에서 어떻게 짬을 내야하는 또 다른 문제와 맞물려 여행계획을 짜기란 정말 어려운 고.. 2017. 8. 20.
2017 방콕에서 이룬 아내의 꿈과 나의 행복 이번 설연휴 끝의 방콕행은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원래 3월 경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여러 사정이 생겨 서둘러 앞당긴 것이다. 사실 여행 시기 이외의 다른 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염두에 두어온 일이었다. 아내는 손자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더운 나라의 호텔 수영장에서 어린 손자와 보내는 시간을 꿈꾸곤 했다. 거기에 지난 일년 가까이 손자를 키우느라 수고한 딸아이와 사위에게 선물의 의미도 더했다. 옛 신화 속의 여성 메디아는 한 번의 출산과 육아보다 전쟁터로 세 번 나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던가? 복직을 앞 둔 딸아이는 "실제로 겪어보니 아이는 저절로 크지 않는다"는 말로 그간의 힘듦을 표현했다. 조바심과 안타까움, 걱정과 피로 등 사랑이 없으면 견뎌내지 못할 일들이 많았으리라. 사위 역시 딸아이를 도와 .. 2017. 2. 5.
2016 '첫' 여행(끝) - 돌아와서 언제부터인가 아내는 여행지마다 작은 기념품을 한두 개씩 산다. 그것은 여행지의 이름이나 사진이 들어간 마그넷이었다가 컵이었다가 아니면 또 다른 상징물이었다가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근래에 들어서는 컵을 사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도시 여행이 잦아지면서 스타벅스 컵이 주가 되었다. 구매의 편리성에 예쁜 디자인 그리고 영악스럽게 해당 국가나 도시의 특징을 컵 표면에 새겨 넣은 스타벅스의 컵이 기념물로 나쁘진 않아 보였다. 아내는 부엌 한 쪽에 작은 공간을 마련하고 거기에 여행지에서 사온 기념물들을 늘어놓는다. 공간이 협소하여 일정기간마다 전시물을 바꾸어 놓아야 한다. "기념"은 '어떤 뜻깊은 일을 오래도록 잊지 아니하고 마음에 간직'한다는 뜻이다. 여행을 기념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그것이 행복한 시간.. 2016. 7. 15.
2016 '첫' 여행2 - 방콕 태국에선 한국과 두 시간의 시차가 여행 초기 아침을 여유롭게 만든다.. 쏘이 랑수안(SOI LANGSUAN)에 머무는 동안 매일 아침 천천히 룸피니 공원을 걸었다. '모든 숲은 옳다'는 게 진리라면 숲을 보존하거나 가꾼 인공의 공원은 최고의 지혜가 되겠다. 룸피니 공원에는 초록의 잔디와 열대 나무, 호수 그리고 사람들이 걷거나 뛰어 다니는 작은 도로가 있다. 잔디와 도로를 번갈아 걸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었다. 숙소에서 룸피니공원으로 아침 산책을 오가며 문득 랑수안 거리의 변모를 깨닫는다. 근 십년만의 방문. 강산이 변하는 세월의 간격을 두고 찾았으니 변화는 당연한 일일 것이다. 예전에 다니던 카페와 식당들이 사라지고 높은 빌딩들이 가파르게 솟아 있다. 새롭게 건설 중인 곳도 여러 곳이다. 랑수안.. 2016. 6. 29.
2016 '첫' 여행1 - 방콕 방콕을 가면서 직항로를 택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다. 베트남항공을 탄 것도 처음이다. 기내에서 아내와 나눈 HALIDA라는 베트남 맥주도 처음이다. 여행 기간이 열흘을 넘기는 것도 처음이다. 우기철의 방콕도 처음이다. 핸드폰으로 카메라를 대신하는 것도 처음이다. 방콕에서 유럽에서 온 친구와 그의 가족을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살아있는 존재에게 모든 순간은 처음이다. 하늘과 구름과 바람과 햇살이 한번도 어제와 같은 적이 없다. 꽤 여러번의 방콕행도 그래서 매번 처음이고 새로움이다. 시간은 쉬지 않고 흐른다. 그러나 돌아보면 거기 남아 있는 것은 처음과 새로움의 퇴적이 아니라 잊을 수 없는 순간의 기억과 그리움이다. 우리는 그것을 추억이라고 부른다. 2016. 6. 26.
2010 아내와 딸 IN 방콕 아내 그리고 딸 태국 그리고 방콕 시간 그리고 기억 가로수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나는 문득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그 옛날 우리가 새로 태어나던 날의 초록잎새처럼 아직 푸르름이 채 가시지 않았을 당신의 맑은 얼굴을 -이시영의 시, "눈이 부신 날에" - 2014. 5. 16.
방콕 쏘이(SOI) 11의 아침 끝내 유혈사태로 번져 희생자를 낸 요즈음 태국의 상황은 혼란스러워보인다. 표면적인 문제의 발단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지난 2월 대법원이 탁신 전 총리에게 권력남용으로 축재한 재산 460억바트(한화 1조 4천억원)의 압류 판정을 내린 데서 비롯되었다. 그 이면에는 탁신 전 총리 탁신를 지지하는 도시노동자와 농민 세력의 '붉은셔츠'와 왕실과 군부를 지지하는 중상류층을 대표하는 '노란셔츠' 간의 갈등이 격렬한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옳고 그름의 기계적인 잣대를 대어 어느 한쪽 세력을 평가하기가 어렵다. 하층민의 지지를 받는 '부패한' 재벌 출신의 정치인... 나로서는 우선 그의 재력이 놀랍다. 몰수 금액 460억 바트는 그가 소유한 재산의 절반쯤에 해당된다고 하던가. 설혹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 2014. 5. 14.
언제나 즐거운 방콕 (2007) 2014. 5. 14.
그는 사진가다 작년 태국 여행 길에 사진가 김윤기님을 만날 수 있었다. 방콕에 살고 있는 지인을 통해 단편적인 소식을 전해 듣던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왜소한 체격의 소유자였다. 예를 들자면 옛날 고우영만화 수호지를 보신 분이라면 기억하고 있을 무송의 형이자 반금련의 남편으로 나오는 무대 같은 인상... (김윤기님 죄송^^.)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일반인들은 대낮에도 출입하기에 위험하다는 방콕 최대 빈민가 끌롱떠이(KLONGTOEY)를 수시로 드나들며 그곳 주민들을 마음대로 촬영할 수 있을 정도의 유대관계를 맺은 사람이라면 정신력이나 의지가 말투와 몸에서 드러나는 강인한 인상의 사내일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는 차분하고 조용한 목소리에 선한 인상의 사람이었다. 그.. 2013.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