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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1

은빛 억새가 있는 산행2 - 명성산 2. 경기 포천 명성산 (鳴聲山). 한자 이름이 울 ‘명’(鳴)과 소리 ‘성’(聲)이니 우리 말로는 울음산이 되겠다.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크게 울었다는 이야기와 신라의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는 길에 망국의 슬픔으로 이곳에서 통곡을 하였다는 이야기가 명성산이라 이름 지어진 내력으로 전해 온다. 산정호수 옆의 주차장에서 바라본 명성산은 바위 봉우리가 우뚝하여 산세가 험준해 보였다. 그러나 비선폭포와 등룡폭포를 거쳐 오르는 통상적인 산행길은 뜻밖에도 평이했다. 아내는 오서산에서와는 달리 경쾌한 발걸음으로 내달았다. 1시간쯤 올랐을까? 어느 순간 아내는 발길을 멈추며 탄성을 질렀다. “와아!... ” 뒤따라오던 다른 등산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눈앞에 흰 억새꽃 무리가 아득하게 펼쳐져 있.. 2012. 5. 24.
미국 서남부 지역3 - 화이트샌드 숙소로 돌아와 내일 아침에는 일찍 떠날 예정이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미리 작별 인사를 했더니 패티 할머니는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가다가 먹으라며 기어코 빵과 과일을 싼 도시락을 건네준다. 우리가 준비해 온 것도 많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패티할머니의 표정과 태도에서 시골집 외할머니 같은 정감이 묻어났다. 가능하면 다시 샌디에고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리리라 아내와 다짐해 보았다. 다음날 아침 예정대로 일찍 투싼을 출발하여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오늘의 주요 일정은 화이트샌드 국립기념물 WHITE SAND NATIONAL MONUMENT (이하 화이트샌드)를 돌아보는 다 한 가지였다. 그 외에는 숙소조차 예약을 해놓지 않아 가는 데까지 가보리라는 생각이었다. 시간 제약이 없는.. 2012. 5. 16.
미국 서남부 지역2 - SAGUARO 국립공원 어릴 적 본 서부 영화에서 말을 탄 총잡이들이 지나는 길목에는 흔히 큰 기둥 같은 선인장이 우뚝우뚝 서 있곤 했다.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그 인상적인 기둥 선인장의 이름이 SAGUARO이다. *위 사진 : 작년 가을 애리조나 PHOENIX를 지나며 본 SAGUARO 선인장. 이번 여행의 주요 동기가 되었다. 애리조나는 SAGUARO의 원산지이고 그중에서도 투싼에는 SAUARO 선인장이 밀집되어 있는 국립공원이 있다. 투싼에는 사람보다 SAGUARO가 많다고 하니 SAGUARO NATIONAL PARK를 투싼에서의 첫 방문지롤 잡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하겠다. 그와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볼거리를 묻자 MARYLAND에서 온 미국인 부부는 ARIZONA-SONORAN DESERT MUSEUM을,.. 2012. 5. 16.
아름다운 야생화 1. *위 사진 : 노인장대 작고 여린 아름다움과 만날 때. 가끔씩 세상이 경이로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 때. *위 사진 : 용담. * 위 사진 : 옥잠화. *위 사진 : 갯국 *위 사진 : 절굿대. *위 사진 : 만년 석송 * 위 사진 : 두메부추. *위 사진 : 큰 꿩의 비름. *위 사진 : 뻐꾹나리 2012. 5. 10.
2007 싱가폴 첫째날2 - 걷고 먹고 술 마시기 *위 사진 : 스위소텔 스탬포드의 모습. 숙소는 래플즈시티와 붙어 있는 스위소텔 스탬포드. 동그란 형태로 솟은 70층짜리 호텔은 2백 미터가 넘는 높이 이외에는 평범했지만 고층의 방에서 내려다보이는 강변의 풍경은 압권이었다. *위 사진 : 호텔방에서 내려다 본 풍경 우리는 방안에 들어서자마자 커튼을 활짝 걷고 그 풍경을 내려다보았다. 언젠가 출장길에 이 호텔이 묵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강변을 내려다보았던 기억은 없다. 출장은 여행과 달라 아마 그때는 체크인을 하자마자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가 밤늦게 돌아와 쓰러져 자기에 바빴을 것이다. *위 사진 : 역사적으로, 명성으로 싱가폴을 대표하는 호텔 래플즈 래플즈호텔은 한적한 어촌을 오늘의 싱가폴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영국인의 이름을 .. 2012. 4. 25.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6 - DEATH VALLEY 가족과 함께 하는 첫 미국 여행에서 느끼는 것은 "미국의 땅덩어리는 크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것도 '징그러울' 정도로 컸다. 그런만큼 여행지와 여행지, 사람이 사는 마을과 마을, 도시와 도시,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주유소와 주유소 간의 거리가 만만찮게 멀었다. *위 사진 : 데쓰벨리 가는 길 27일 다녀온 데쓰벨리도 그랬다. 라스베가스 근교라고 하지만 편도 세시간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라스베가스의 영역을 벗어나면 도로 주변은 빈 하늘과 헐벗은 산, 사막의 평원으로 바뀐다. 가끔씩 지나는 차가 반가울 정도였다. 아득하게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자동가속장치를 이용하여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보면 브레이크도 악셀레이터도 밟을 일 없어 한가해진 다리가 어색하고 처음에는 환호하며 바라보았던 주변 .. 2012. 4. 24.
연두빛 마곡사 춘마곡(春麻谷)이라 했던가. 계곡과 산언덕에 불꽃놀이를 하듯 터져 나오는 연두빛 새 잎들의 반짝임. 눈부심. 봄이 아름다운 곳이 어디 마곡사 뿐이겠는가마는 계곡을 따라 걸어 마곡사까지 가는 동안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동안 아내와 내게 세상은 온통 연두빛 마곡사뿐이었다. 계절은 변함없이 제 때에 예상할 수 있는 모습으로 오고가면서도 늘 새로운 감동과 경외스러움을 남긴다. 이 봄도 마곡사도 그랬다. 햇살도 따사롭게 감겨왔다.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을 도대체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2007.04) 2012. 4. 20.
남사당 전수관의 남사당(男寺黨)공연 아트센터 마노와 남사당 전수관은 잔디밭을 통해 울타리 없이 이어져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남사당 전수관 앞 야외공연장에서는 남사당 공연이 벌어진다. 입장료는 없다. 강조를 위해 반복하자면 무료공연이다. 무료라고 해서 공연의 진행이나 내용이 허접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가격(?) 대비 만족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비싼 입장료를 내고 보았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을 만큼 수준급의 공연이다. 일단 공연을 시작하면 두 시간이 넘는 공연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 그만큼 재미와 신명이 있다. 남사당은 “1900년대 초 이전에 있어 서민층의 생활군단(生活群團)에 자연발생적 혹은 자연발전적으로 생성된 민중놀이집단”(심우성)을 일컫는 이름이다. 남사당놀이는 다른 우리의 전통 민속놀음의 운명처럼 외.. 2012. 4. 20.
아침가리 계곡의 단풍길을 걷다. 아침가리를 다녀왔다. 해마다 봄 가을이면 거르지 않고 아침가리를 찾는 친구가 숙소와 음식 등 일정 전체를 준비했기에 신경 쓸 것 없이 몸만 다녀오면 되는, 미안할 정도로 편한 여행이었다. 앞선 두 번의 아침가리행이 있었지만 모두 봄철에 한 것이어서 가을철에 아침가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내가 동행한 것은 더욱 즐거운 일이었다. 아내가 동행할 때까지 어느 지역에 대한 나의 여행은 미완성으로 남는다. 이것은 논리와는 상관없는 나만의 감성의 문제이다. 이상기후 탓에 아침가리의 올 단풍도 예년만 못하다고 했지만 이미 덕유산이나 도봉산의 단풍에 다소 실망을 했던 내게 아침가리의 단풍은 올 들어 최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가을 가뭄으로 계곡의 물이 줄어 바위와 돌이 수면 위로 드러나 있었다. 덕분에.. 2012.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