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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1

샌디에고 걷기 19 - GUAJOME REGIONAL PARK외 우기철인 12월 들어서면서 가끔씩 비가 오고 기온이 조금 내려간다는 사실 이외에는 (그래봤자 한낮에 반팔 티셔츠 차림으로 다니는 날이 많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그리 뚜렷하지 않은 샌디에고의 계절은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심심하기도 하다. 인터넷으로 한국의 가을 소식을 접하면서 어쩌다 가을빛으로 물든 잎파리를 달고 서있는 가로수를 만나기라도 하면 아내와 나는 샌디에고에도 가을이 왔다는 증거라도 찾아낸 양 탄성을 질렀다. 그런 날은 으례 우리가 걸었던 강원도 인제 곰배령이나 아침가리 계곡의 화려한 단풍으로 이야기를 옮겨가곤 했다. 그리운 것은 눈을 감으면 보인다고 하지만 눈을 뜨면 현실은 여전히 샌디에고여서 그럴 때마다 내 나라 가을 단풍의 현란함은 더욱 증폭되어 눈앞에 어른거릴 뿐이었다. 샌디에고에서 시작하.. 2012. 6. 2.
샌디에고 걷기 18 - "SMALL IS BEAUTIFUL" '크리스마스 불빛 속 걷기' 란 주제로 쓴 앞의 세 곳이 마을 주민 전체의 의지로 불을 밝힌 것이라면 이번의 세 곳은 개인들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집과 직장을 장식한 것이다. 그러나 자신들만이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게 보여주고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앞선 세 곳과 그 의도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세상을 사는 기쁨은 대단한 깜짝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고 소소한 것들의 나눔에 있음을 확인한다. 우리를 찾아가게 해준 그 수고들에 감사한다. 주변과 나눌 무엇을 마련하지 못한 아내와 나는 모두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이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했다. 1. BOB'S CHRISTMAS WONDERLAND LA MESA 지역의 밥앤더슨 BOB ANDERSON이라는 사람이 11년 째 .. 2012. 6. 2.
샌디에고 걷기 17 - CHRISTMAS CARD LANE 초등학교 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친구들과 카드를 만들었다. 사인펜과 색연필과 그림물감과 동원할 수 있는 재료를다 가지고 모여서 밖에 흰눈이 내리는 것도 모르고 하루종일 카드만들기에 열중했다. 어느해인가 그림 재주가 있는 동네 친구 녀석이 시작을 했는데 왜 그랬는지 평소에 미술 따위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당시의 우리들을 삽시간에 사로 잡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봉투까지 만들어 넣은 대부분의 카드는 그냥 불쏘시개로나 쓰여질 뿐이어서 그것은 어딘가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일종의 놀이였다. 산타클로스와 썰매를 끄는 사슴, 우산을 쓰고 둘이서 걸어가는 눈길 멀리 뾰족 지붕의 교회당이 있는 상투적인 그림, 거기에 어디선가 베껴온 뜻모르는 영어 몇 개. 'MERRY CHRISTMAS' 'SEA.. 2012. 6. 1.
샌디에고 걷기 16 - JINGLE BELL HILL 어렸을 적부터 가장 많이 들어온 크리스마스캐럴송은 단연 '종소리 울려라' 일 것이다. 징글벵 징글벨... 엘까혼 EL CAJON이라는 지역의 SOLOMON AVE. 일대는 12월에 들어 '종소리 울리는 언덕' JINGLE BELL HILL로 부른다. 급하지 않은 경사를 따라 들어서 집집마다 온통 화려한 크리스마스장식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앞서 방문한 출라비스타 CHULA VISTA 지역의 크리스마스 써클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집 앞마당에 여러가지 조형물을 세우는 것이었다면 이곳은 집 건물 자체를 장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데 있는 것 같았다. 그런만큼 장식의 규모가 여느 지역과 달리 시원시원스럽게 컸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나누는 메리크리스마스! 가 정겨웠다. 집앞에 화톳불을 밝히고 둘러앉아 환담을 나누는 주민.. 2012. 6. 1.
샌프란시스코2 - 여기저기 이곳저곳 어떤 대상이던지 사람들의 긍정과 부정, 좋고 나쁨의 평가가 있다. 앞선 여행기에 나온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금문교를 두고 이런 말을 듣기도 한다. "크게 볼 것 없던데요. 사진이 멋있지 실물은 뭐 그냥저냥......" 아내와 내게는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사실 아내와 내가 어떤 여행지에 실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여행 중에 아내와 나는 주어진 환경과 쉽게 타협하고 어떤 대상에대한 평가에 너그럽고 후해지고자 한다. 특별히 의도하지 않아도 여행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다. 날카로운 각을 세운 눈초리로 사물을 훓거나 무료하기 그지없는 발걸음으로 대상에 다가서고 싶지 않고 특별한 것을 찾아내기위해 기를 쓰고 싶지도 않다. 그냥 널리 알려지고 쉽게 만날 수 있는 통속적인 것들과의 만남을 아내와 나의 기억 속에 소중하게.. 2012. 5. 30.
샌프란시스코1 - 금문교 GOLDEN GATE BRIDGE 해방 이후 모든 분야에 걸쳐 미국의 영향이 지대한 우리나라에서 금문교란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거나 금문교의 사진을 보지 못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국적인 풍경을 주제로 한 달력이나 이발소 벽에 걸린 낡은 액자틀 속에서, 혹은 잡지 속에서 금문교를 발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한국전쟁 이후의 척박했던 시절에도 대중가요는 '꿈의 나라', 미국을 노래했고 그속에 금문교는 마치 미국의 상징처럼 나온다. 비너스 동상을 얼싸안고 소근대는 별그림자 금문교 푸른 물에 찰랑대며 춤춘다 불러라 쌘프란시스코야 태평양 로맨스야 나는야 꿈을 꾸는 나는야 꿈을 꾸는 아메리칸 아가씨 -백설희의 노래, "샌프란시스코"- 아마 노래를 만든 사람도, 부른 사람도 노래를 듣는 대부분의 사람도, 그때까지 미국이란 나라.. 2012. 5. 30.
태평양 연안 국도의 아름다운 해안길 작년 여름, 샌디에고 인근의 DANA POINT에서 시작되는 태평양연안1번 국도 PACIFIC COAST HIGHWAY (PCH)를 따라 북으로 올라간 적이 있다. 하지만 그때는 한정된 시간 관계상 CAMBRIA 인근의 SAN SIMEON 까지만 가보고 차를 돌려야 했다. 이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말했다. "PCH의 해안 절경은 사실 거기부터 시작되는데......" "THE DRIVE FROM CAMBRIA TO CAMEL IS ONE OF THE MOST SPECTACULAR EXPERIENCE ONE EVER CAN HAVE.." 그곳까지 여행한 것만으로도 흡족 이상의 경험이었지만 사람들의 이구동성은 아내와 나로 하여금 또 다른 꿈을 꾸게 했다.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결국 아내와 함께 그.. 2012. 5. 30.
SOUTH CARLSBAD STATE BEACH NO RESERVATION? THEN LIKELY YOU CAN FORGET ABOUT STAYING HERE. 캘리포니아의 캠핑사이트를 안내하는 한 책자에 나와 있는 SOUTH CARLSBAD STATE BEACH의 소개 문구이다. 글에서 알 수 있듯 인기 있는 캠핑장으로 성수기와 주말이면 사전 예약을, 그것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캠핑을 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번 DOHENY STATE BEACH가 해변과 수평으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 이곳은 절벽 위에 있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장쾌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바다는 스쿠바다이빙과 스노클링, 그리고 서핑으로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한다. 오후가 되면서 해미가 밀려왔다. 햇빛이 가려지고 하늘과 바다, 그.. 2012. 5. 29.
DOHENY STATE PARK에서의 하룻밤 DOHENY STATE PARK는 샌디에고와 엘에이의 중간 쯤에 있는 해변이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는 운전의 부담은 적은 반면 어딘가로 떠나왔다는 기분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정된 장소에 차를 세우자마자 서둘러 바닷가부터 나가보았다. 완만한 곡선으로 휘어진 해안선과 직선의 수평선, 모래와 파도와 하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단순한 풍경이면서도 바다는 바라볼 때마다 늘 가슴 후련한 만족감을 가득히 안겨준다. 해변에서 돌아와 텐트를 쳤다. 옆 자리는 커다란 RV 차량이 차지하고 있었다. 텐트를 치고 난 아내와 내가 부러움 섞인 관심을 보이자 주인 양반이 선뜻 내부 구경을 시켜준다. 아내와 나로서는 처음 구경하는 RV차량의 내부였다. 길이가 10미터 정도 되는 대형 차량이어서 침실도 주방도 거.. 2012.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