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한국463 간송미술관 가을 전시 봄 가을, 일년에 두 번 문이 열리는 간송미술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가을 전시의 주제는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이다. 추사의 대표적 작품 40여 점을 통해 유명한 "추사체" 형성의 과정을 볼 수 있다고. 아내와 이번 주에 가볼까 하고 알아봤더니 올해 부터는 사전예약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관람객의 안전과 편의, 작품의 보호를 위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제도라고. 그런데 예약이 폭주하여 전시회 끝나는 26일까지 날 때까지 모든 예약이 끝났다고 미술관 홈페이지는 알려주었다. 이런! 매번 사전예약제를 한다면 간송미술관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이 앞으로 만만찮은 일이 되겠다는 뜻도 되겠다. 국립공원의 산장 예약처럼...... 대신 12월 12일 부터는 동대문플라자에서 일반인 관람객을 위한 "진경산수화전"을.. 2014. 10. 19. 축구 코스타리카 평가전 오래간만에 아내와 상암월드컵구장으로 경기를 보러 갔다. 미국에 있는 동안 야구장은 일년이면 서너 차례씩 가보았지만 축구장은 7년 동안 두 번 가보았을 뿐이다. 그나마 한국팀의 경기는 당연히 아니었다. 코스타리카 전의 결과는 알려진 대로 3 대1의 패배였다. 그러나 박진감 있는 경기였다. 덕분에 경기 내내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에 몰입할 수 있었다. 우리 젊은 선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면 코스타리카 선수들의 유연한 볼터치와 패싱, 효율적인 공격력은 부러운 것이었다. 월드컵이 최대 최고의 축구 잔치인 것은 분명하지만 거기에만 의미를 부여한다면 우리나라 축구팬으로서 2002년과 같은 행복을 다시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불가능하리라는 것이 아내와 나의 생각이다. 축구관계자가 아닌 축구팬으.. 2014. 10. 16. 남대문 시장 남대문시장의 역사는 조선 태종 때부터 들어서긴 시작한 난전(亂廛)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그 역사가 600년이라고 보아도 되겠다. 수십 년 동안 사람이 살아온 내력과 모습이 짙게 남아 있는 곳. 개발과 발전의 이름으로 그런 곳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늘씬한 초현대식 건물과 직선의 도로가 가지지 못한 질감과 냄새가 그런 곳에는 있기 때문이다. 북적이는 시장길을 기웃거리다 후미진 골목길 다닥다닥 어깨를 맞대고 붙어있는 식당, 아무 곳이나 들어가 찌그러진 냄비에 담겨나오는 갈치 조림에 밥 한 그릇 비워보기도 할 일이다. 나긋나긋한 도시적 서비스에 대한 기대를 조금만 접어두면 들고나기가 옹색하기 그지없는 좁은 공간이나, 다소 억센 듯한 종업원들의 말투도 정겹게 느껴진다. 아예 '불친절도 경영.. 2014. 10. 15. 어떤 음식점 서울 을지로 입구 부근 골목길에서 만난 음식점. 원조도 많고 방송을 탄 음식점도 너무 많다보니 생긴 '자해성(?)' 문구가 풍자적인 것도 같고 냉소적인 것도 같다. "방송에 안나갔다고 제일 먼저 광고한 원조집"으로 나중에 방송에 나갈 수도 있겠다. *2010년3월 2014. 10. 15. 한여름에 무등산 걷기 언제 어느 곳에서든 걷는 일은 혹은 걸을 수 있는 시간은 행복의 상징이자 실체이다. 친구들과 함꼐 걸었던 초록빛 무성한 한 여름의 무등산. *2010년 7월 2014. 10. 15. 가지산 석남사 갑작스런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서도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직원때문에 덩달아 심난스러워진 마음으로 시집을 펼쳤는데 하필 그의 고향 울산 인근의 가지산 자락에 있는 옛절 석남사가 읽혀진다. 빗물에 말갛게 씻긴 석남사 길이 백리 밖 나를 한 숨에 흡, 빨아들이는 날이 있다 가지산 배꼽 밑 단전까지는 깊게 깊게 들이마시는 날이 있다 서어나무 연초록이 진초록으로, 햇살에 그을린 궂은살 박이기 전으로, 살아서 죄가 많은 이 몸을, 영가 천도재 무겁기만 한 발걸음을, 싸리비 자국 선명한 절마당까지, 절마당 앞 초롱꽃 여린 뿌리 끝까지 한숨에 빨아들였다가 후욱- 내뱉는 날이 있다 백리 밖 나를 빨아들인 힘으로 언양 지나 양산 두고 온 부산 앞바다 해안묘지 너머 수평선 카랑카랑한 섬 절벽 등.. 2014. 10. 15. 경주의 봄 *여행동호회 "스프라이트"님 사진 울산에 살던 시절 경주를 자주 찾았었다. 아직 주5일 근무가 시행 되기 전 토요일이면 일찍 회사일을 마친 내가 아내와 함께 학교 앞에서 수업을 꿑낸 어린 딸아이를 기다렸다가 그대로 경주로 달려가곤 했다. 그런 날들처럼 경주에 다시 봄꽃이 한창인 모양이다. 화사한 봄꽃 속에 석굴암 본존불의 깊고 고요한 미소 같은 옛 무덤과 먼 산의 부드러운 곡선이 첩첩이 흘러간다. *2011년 4월 샌디에고에서 쓴 글 2014. 10. 15. 여름 그리고 가을 며칠 사이로 샌디에고의 날씨가 다시 시원해졌다. 한국만큼 뚜렷하지는 않지만 햇빛 속에 가을냄새가 숨어있는 듯 하다. 떠나온 사람에겐 계절도 계절이 오고가는 것도 그리움이 된다. 여름. 언젠가 만리포의 아침, 안개 속을 달려오던 조카녀석이나 아내와 함께 강화도 장화리에서 본 저녁 노을. 그리고 가을. 투명한 햇살과 솜처럼 부풀어올라 잔바람에 쏠리던 억새꽃이나 바라보는 것만으로 배가 불러오던 노란 들판과 그 빛을 닮은 경기도 어느 오래된 절터, 수백년 묵은 아름드리 은행나무하며... 오늘 저녁엔 조동진의 씨디를 찾아서 아내와 들어보아야겠다. "계절은 이렇게 쉼게 오가는데..."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지붕들 사이로 좁다란 하늘 그 하늘 아래로 사람들 물결 여름은 벌써 가 .. 2014. 10. 15. 더운 날 해 본 상상 이상기온으로 더운 샌디에고. 오늘을 지나면 좀 수그러진다는데. 눈 내린 어느 날, 서울의 경복궁과 창덕궁이 만들어낸 하얀 세상을 떠올려본다. 아내와 그곳을 거닐며 맨손으로 눈을 뭉쳐보았던가. 눈위로 미끄러지던 아내의 웃음소리와 시리게 저려오던 손끝의 감촉을 생각해본다. *2009년 8월에 쓴 글 (샌디에고에서) 2014. 10. 15. 이전 1 ··· 23 24 25 26 27 28 29 ··· 5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