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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술만 더 먹어 보자 40 초여름부터 더위가 맹렬하다. 117년 만에 가장 더운 7월 초순이라고 하니 손자나 나나 처음 경험하는 더위다.'나이 먹은 게 장땡'이 아닌 일이 너무 많은 세상이다.시원한 음식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우선 떠오르는 음식은 여름 단골 메뉴인 오이, 콩나무, 가지 등을 사용한 냉국이다.올해는 냉국에 더하여 '냉밥'을 몇 가지 만들어 보았다. 이름과 사진만으로 따로 상세한 레시피가 필요없는 평범한 음식들이다. 1. 냉우동쯔유(맛간장)와 가쓰오부시로 육수를 만들어 식히고 가락국수면도 삶아서 차게 한 후 합쳤다.김가루와 파, 깨를 올렸다. 굳이 평하자면 개운한 맛이었지만 그보다는 더위가 많이 도와주어 시원한 맛으로 먹었다.2. 콩국수콩국수야 여름에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음식이지만 말로만 듣던 레시피, 두유로 만들어 .. 2025. 7. 10.
소심한 자의 소원 오늘 탈옥한 멧돼지를 다시 포박한다는데··· 바라건대 국지성 폭우 대신에 한반도에 들끓는 더위가 모두 모아져서 '그 X' 머물 우리에만 국지성 폭염으로 쏟아 퍼부어지길!* 조바심을 치며 기다리던 10일 새벽, 드디어 멧돼지를 다시 우리에 가뒀다는 속보가 떴다. 또 한 번의 고비를 넘은 것이다. 아내와 나는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 2025. 7. 9.
그림 쉽게 그리기 그림강좌에서 강사가 그림 쉽게 그리는 방법을 설명했다.그런 방법이 있을까? 하고 들었는데 요긴한 팁이었다.1. 단순하게 - 보이는 모든 것을 사진처럼 그리려 하지 말고 과감히 생략하며 그려라.2. 나누어서 - 부분부분을 나누어 선택하여 그려라.3. 고치는 게 당연하다 - 그림은 고쳐가며 그리는 것이다. 화가들도 그런다.4. 내 그림이 제일 소중하다. - 취향은 다양하다. 자기 방식대로 그려라.물론 열심히 그린다는 전제가 있어야 유효한 팁일 것이다. 그런데 듣고 보니 그림을 쉽게 그리는 방법은 삶에 대한 경구로 삼아도 될 것 같았다.1. 단순하게 - 불필요한 것들을 가지 치는 미니멀 라이프는 삶을 담백하게 한다. 나이가 들수록 그렇다.2. 나누어서 - 오늘 바로 이 순간에 집중하라.'Yesterday .. 2025. 7. 9.
나는 기다립니다 『나는 기다립니다』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이탈리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작가 다비드 칼리가 쓴 동화로, 작고 얇은 데다가 글보다 그림이 더 많은 책이다. 아무리 천천리 읽어도 10분 이내에 다 읽을 수 있다.하지만 '사람은 한평생 무엇인가를,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사는구나'하는 깨달음이 긴 여운을 남긴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 뭉클한 감정에 빠져 선 자리에서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그리고 아내와 손자와도 읽을 생각으로 빌려 집으로 가져왔다.어린이자료실에 비치되어 있었지만 어른용 서가에도 한 권 비치해야 할 듯했다. 그림과 함께 읽지 않으면 원래의 분위기기 제대로 느껴지지 않지만 글만 옮겨본다.시 한편 정도의 짧은 분량 속에 어린아이가 자라서 늙을 때까지의 한평생이 들어있다.나는 기다립니다. 어서 키가 크기.. 2025. 7. 8.
멕시코 응원 오늘 아침 8시부터 2025 북중미(Concacaf)골드컵 축구 결승전 멕시코와 미국 전이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고 있다. 역대 총전적이나 골드컵 대회 전적에서는 멕시코가 앞서고 있으나 최근 8경기에서 멕시코는 미국을 이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승에서도 미국의 약간 우세하다고 예상하고 있다.멕시코와 미국은 한일 축구처럼 지역 최고의 라이벌이다.팬들은, 특히 멕시코의 팬들은 미국과 경기기 있으면 과열이라 할 정도로 흥분한다. 물론 모든 축구 경기에서 그렇긴 하다. 정작 미국인들은 경기가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 대조를 이룬다.미국과 국경 가까운 곳에서 축구 경기가 열리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가는 국경은 몰려드는 멕시코 차량으로 북새통을 이루곤 한다. 이번 결승전 티켓도 이미 완판 되었다고 한다.나.. 2025. 7. 7.
마늘'농사' 아내와 햇마늘을 깠다.딸아이네 것까지 준비하다보니 저녁 무렵 시작한 마늘까기는 새벽까지 이어졌다.윔블던 테니스와 클럽 월드컵 축구 TV중계를 보며들으며 눈과 손은 마늘에 집중했다.새벽 3시 파리생제르맹과 비이에른 뮌헨의 8강전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1차 작업이 끝났다. 껍질을 벗어 환골탈태한 마늘은 맑고 투명한 빛을 띄었다. 밤톨 같아 보였다."이제 내일 아침에 갈아서 냉동실에 넣으면 돼. 한 번만 고생하고 일 년을 먹는 거지."씻은 마늘을 냉장고에 넣으며 아내는 마치 추수를 끝낸 농부처럼 흐믓한 표정을 지었다.*이전글 : 2015.06.14 - 마늘까기 마늘까기몇 해 전부터 취미(?) 삼아 음식을 만들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이 사용한 양념 재료는 마늘일 것이다.초보자인 내가 참고하는 인터넷과 책의 조.. 2025. 7. 6.
화양연화 화양연화(花樣年華)는 왕가위 감독이 만든 영화 제목에서 알게 된 말이다.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뜻한다고 한다.아내와 각자의 '화양연화'를 꼽아 보자고 한 적이 있다.연애, 결혼, 딸아이 출산, 딸아이 결혼, 손자저하 탄생 등의 국민의례(?)는 빼고서.후보로 떠올린 대부분은 여행이었다.선암사에서 굴목이재를 넘어 송광사로 가던 봄, 경주 무장사 터의 가을, 인도네시아 발리 바뚜르 산의 일출, 손자와 함께 했던 태국, 미국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캠핑, 몰디브의 물 위 숙소, 남미의 마추픽추 등등 - 그중에서 '최고(The best) ' 한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 건 어렵다. 불가능하다.'인생 화양연화'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기억을 배제하는 일은 배신에 가깝다는데 동의했다.최상급의 짜릿한 시간으로만.. 2025. 7. 5.
무궁화 무궁화(無窮花)가 피는 계절이다. 산책길에서 자주 만난다.무궁화가 흔해서가 아니라 나의 산책 코스에 무궁화 나무가 있기 때문이다.예전에는 무궁화가 집의 울타리로 자주 쓰여 울타리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일상 주변에 많았다고 하는데 진딧물이 많이 꾀여서인지 요즈음은 쉽게 보기 힘들다.무궁화는 7월에 개화하기 시작하여 대략 9월까지 핀다. 하지만 한 번에 만개하지 않고 가지의 밑에서부터 위로 차례차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여 항상 꽃이 그대로 피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무궁화라는 이름은 그래서 붙여졌는지 모르겠다.낱낱의 꽃들은 아침에 피어 저녁에 시들고 다음 날에는 떨어진다.질 때는 동백꽃처럼 꽃부리째 떨어진다.무궁화를 두고 '名花百日又無窮'라고 하거나 '槿花一日之榮(무궁화의 하루살이 영화)'이라고 하는 이유가.. 2025. 7. 4.
씨를 뿌리자 왜 그토록 10시를 고집할까?아내와 난 '저 X'이 숙취로 9시 이전에는 일어나 본 적이 없어서 그럴 거라고 추측했다.누군가는 아마도 **법사가 10시 이후가 길하다고 알려줬기 때문일 거라고 했다. 아마 두 가지 다 일 것도 같다."호의가 반복되면 권리인 줄 안다."영화 >에서 류승범이 한 말이다.찌질의 바닥을 보이는 그들에게 베푸는 더이상의 관용이나 호의는 부패다.인내도 스트레스도 한계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노동은 자연을 바꾸고 동시에 자연에 귀속하는 행위다.밀레의 에서는 기운차게 뿜어져 나온다.한 달 전 우리가 가꾼 희망도 그와 닮았다.세상이라는 대지의 오염을 거둬내고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가리어진 안개를 걷게 하라,국경이며 탑이며 어용학의 울타리며죽 가래 밀어 바다로 몰아 넣라.하여.. 2025.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