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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차 촛불대행진, 서초역으로! 개나 개밥이나 (김문)순대나······ (한덕)순대나······ 애초에 최소한의 체면도 상식도 없고, 나라 헌법까지 무시하는 일을 숱하게 저질러온 저 무리들에게 그까짓 당헌·당규를 뒤집는 것쯤이야······ 손바닥 뒤집기보다 쉬울 것이다.놀랍지 않다. 어처구니없을 '순대'에게도 어떠한 공감도 주고 싶지 않다.다만 저 해괴한 무리들이 앞으로 또 어떤 미친 짓을 벌일까 염려가 될 뿐이다.최규석의 만화『송곳』는 노조결성을 하려는 마트 노동자들과 이를 부당하게 탄압하는 프랑스인 경영자가 나온다. 한 노동자가 묻는다."여기가 프랑스라면 당신이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 그런데 왜 여기서는 이렇게 함부로 하느냐?"경영자의 대답은 간단했다."여기서는 할 수 있으므로."그렇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어주겠다는, '우리가 .. 2025. 5. 10.
걷는다 혼자서 걷는다. 아내와 걷는다.손자들과 걷는다.친구들과 걷는다. 기쁠 때 걷는다.쓸쓸하거나 헛헛할 때 걷는다.날이 좋아서, 혹은 흐리거나 비가 올 때, 눈이 펄펄 올 때도 걷는다.공원을 걷고 강변을 걷고 골목길을 걷는다.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걷는다.걷는다는 건 참 따뜻한 일이다말없이 품어주는 땅을 느끼는 일이다- 도종환의 시, 「산책길에서」 중 -학교와 유치원에 간 손자들이 돌아오기를 사이 아내와 묵주기도를 하며 공원을 걸었다.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해가는 나무잎에서 햇살은 맑게 빛났다. 2025. 5. 9.
비슷하지만 다른 봄꽃 몇 가지 올봄에 알게 된 비슷한 꽃을 모아 보았다.1. 영춘화와 개나리영춘화는 이른 봄에 개나리보다 보름 정도 일찍 핀다. 영춘화 꽃잎은 6개 개나리는 4개이며 영춘화가 좀 더 짙은 노란색이다.또 어린 가지가 영춘화는 녹색이고 개나리는 갈색이다.2. 모란과 작약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꽃을 보고 이름을 알아맞히기는 어려운 꽃이 있다.'자연맹'에 가까운 내겐 모란, 작약, 접시꽃 등이 그렇다.얼마 전 산책을 하다 만난 꽃을 두고 아내는 모란, 나는 작약이라고 하다가 검색을 했더니 모란이었다.내친김에 알아보니 놀랍게도 모란(牡丹)은 나무이고 작약(芍藥)은 풀로 분류되었다. 모란은 겨울에도 나무로 서 있고, 작약은 뿌리는 남아 있지만 줄기가 사라졌다가 봄에 새로 난다는 것이다. 꽃은 모란이 먼저 피고 작약은 2∼3주 뒤.. 2025. 5. 8.
성수동에서 만난 옛 기억 성수동이 '핫하다'는 소문은 오래되었다.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물론 외국인들 사이에도 널리 알려진 모양이다.지난달 미국에 살고 있는 지인이 그곳에서 태어난 딸과 함께 한국여행을 왔다. 성수동을 방문한다길래 을 소개했더니 딸이 이미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한국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다닌 자신이 오히려 딸의 안내를 받으며 따라다니는 처지라고 하여 성수동의 '국제적' 명성과 SNS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잘 먹고 잘 살자 43 - 성수동 카페 "ONION"성수동은 이런저런 작은 공장들이 모여 있는 지역이다.최근 홍대나 연남동, 혹은 건대입구역 먹자골목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비싼 임대료에 밀린 상권이 대체 지역을 모색하는, 이른바 젠트리jangdolbange.tistory.com성수동은 집에서 멀지 않아서 아내.. 2025. 5. 7.
등나무꽃 자주 걷는 산책길에 때맞춰 꽃들이 숨가쁘게 피었다 진다.작년에도 여기에 이 꽃이 있었나? 이토록 여러 가지 꽃들이 살고 있었나? 싶을 정도다.그 길에 등나무가 서있는 건 알았지만 며칠 전 그 아래를 지나다 어디선가 풍겨오는 향긋한 향기에 고개를 들어 보고서야 마치 처음인 듯 '아! 등나무 꽃!' 하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야드레한 이파리만 골라 간지럼 태우던 오월 햇살이 등나무 넝쿨 그물에 그만 걸리고 말았습니다. 잘코사니, 등나무는 그 파닥거리는 햇살을 짐짓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친친 옭아맨 채 한나절이 다 가도록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날, 등나무는 또 한 송이의 연보랏빛 꽃타래를 비주룩이 내려뜨렸습니다.- 윤효, 「등꽃」-서울 변두리 어릴 적 우리 집에도 등나무가 있었다.한길에서 곁가지처럼 뻗은 골목.. 2025. 5. 6.
생명의 나무들 딸아이 가족이 다녀갔다.어린이날 + 어버이날 = 어른이날?딸과 사위처럼 이른바 '낀 세대'는 고달프다. 부모에겐 이미 어린이가 아니고 자식들은 어려 아직 어버이로서 대접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아니니 양쪽 세대에 다 봉사를 해야 한다.올해는 그나마 연휴가 길어 다행이다.아내와 나야 자주 만나니 우리집에는 올 필요 없이 나중에 보자고 했는데 친가와 외가의 공평한(?) 시간 분배를 주장하는 큰손자저하의 논리적 공박에 늦은 오후에 방문이 이루어졌다.부랴부랴 아내와 저하맞이 청소를 했다. 사람 사는 데는 가끔씩 손님이 다녀가야 한다. 덕분에 집이 깨끗해진다.청소와 동시에 바쁘게 음식을 만들었다.시간 관계상 비교적 간단한 명란파스타와 문어샐러드, 문어숙회를 준비했다.저하들을 위해 중국집에서 탕수육을 포장해 왔다. 최.. 2025. 5. 5.
제 138차 촛불대행진, 서초역으로! 끝나지 않은 내란! 곱단이 님과 함께 서초역으로 갑니다.이틀만에 6만 쪽에 달하는 소송 기록을 다 보았다는 대법관들의 신공은 중학교 시절 읽었던 무협지 속 무예의 고수들을 떠올리게 한다. 내 능력으로는 이틀 동안 6백 쪽의 책도 읽을 수 없을 것 같다.6만 쪽이 얼마나 될까? 문득 궁금해서 이이화 씨가 쓴 『한국사 이야기』 1∼22권을 합쳐보니 7,579 쪽이었다.높이는 2리터 생수병보다 더 높았다.저 책을 하루에 한 권씩 읽어도 22일 걸릴 터인데 말이다.그러니까 공부를 못해서 판사가 못 된 거라고 하면 할 말 없다.챗지피티에 이번 내란을 일으킨 대법관 관련한 시를 써달라고 부탁했다.시 한편이 바로 만들어져 나왔다.기계만도 못하다와 짐승만도 못하다 중 그들은 어느 것을 더 모욕으로 받아들일까?아마 둘 .. 2025. 5. 4.
한 술만 더 먹어보자 35 화가 폴 세잔은 "사과 하나로 파리 사람들을 놀라게 하겠다!"고 외치며 많은 사과 그림을 그렸다.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사과, 흩어져 있는 사과, 바구니에 담겨 있는 사과, 바닥에 떨어진 사과, 벌레 먹고 썩은 사과 등등 그의 사과 그림은 무려 백여 점에 달한다.겨울 내내 아내와 나의 밥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던 김장김치가 봄을 지나며 바닥을 보였다.나는 마지막 남은 두어 포기로 내가 아는 여러 김치음식을 만들며 마치 폴 세잔처럼(?) 말했다."김치 하나로 당신을 놀라게 하겠다."마지막 김장 김치로 만든 음식에 아내는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워했다. 내가 먹어봐도 그냥 평범한 맛인 경우도 있었지만, 뭐 사과에 인생을 건 폴 세잔의 그림 속 사과도 (예술적 감각이 부족한 내 눈에는) 항상 아름답거나 먹음.. 2025. 5. 3.
슬픔도 힘이 된다 오월 첫날 비가 왔다.오다 말겠지 했는데 예보완 달리 거의 하루 종일 내렸다. 겨레붙이의 기일이 가까워 추모공원에 가보려던 날이었다.비가 그치지 않아 뒷날로 미룰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고 다녀왔다.며칠 전 도서관에 앉아 함께 책을 읽던 중 문득 맞은편 아내를 바라보니 눈자위가 불그스레했다."왜?" 놀라서 아내가 읽던 책을 끌어다 보았다.나태주의 시가 있었다.너 내게서 떠나는 날 꽃이 피는 날이었으면 좋겠네 꽃 가운데서도 목련꽃 하늘과 땅 위에 새하얀 꽃등 밝히듯 피어오른 그런 봄날이었으면 좋겠네너 내게서 떠나는 날 나 울지 않았으면 좋겠네 잘 갔다 오라고 다녀오라고 하루치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가볍게 손 흔들듯 그렇게 떠나보냈으면 좋겠네그렇다 해도 정말 마음속에서는 너도 모르게꽃이 지고 있겠지 새하얀 목련.. 2025.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