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926 ChatGPT 놀이 나는 컴맹에 인터넷 맹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다. 처음 ChatGPT라는 게 세상에 화제에 올랐을 때 컴퓨터에 깔아놓고 호기심에 몇 가지를 물어보다가 잊고 지냈다. 최근에 한 모임에서 챗GPT로 사진을 캐릭터 그림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요즈음 들어 지인들의 카톡 프로필에 캐릭터 사진이 등장하는 이유가 그것 때문인 것 같았다.남들은 이미 다 아는 거 지만 나로서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기능이었다. 제일 먼저 손자저하들 사진을 이용해 보았다. 방법은 간단했다.챗GPT에 사진을 올리고 디즈니, 픽사, 지브리 등 원하는 스타일을 입력하면 됐다.지브리는 일본 만화 스타일을 말한다고 하던가.귀엽게, 눈이 크게, 하는 추가 주문도 가능했다. 아내의 사진도 .. 2025. 4. 13. 어린이대공원 벚꽃 겨우내 가당찮은 일들로 세상이 시끄러웠어도 봄은 왔다.나무들은 작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꽃을 피운다.어린이대공원이 온통 환하다.나무는 희망에 대하여 과장하지 않았지만절망을 만나서도 작아지지 않았다묵묵히 그것들의 한복판을 지나왔을 뿐이다(···)절망을 하찮게 여기지 않았듯희망도 무서워할 줄 알면서- 도종환, 「산벚나무」중에서 - 2025. 4. 12. 봄날은 간다 여행에서 돌아와 손자저하들을 보러 갔다.사위가 출장을 가게 되어 며칠을 함께 보내야 했다. 저하들은 신나했다. 둘째 저하가 출근을 하고 출장을 떠나는 엄마와 아빠에게 인사를 했다."일 많이 하고 천천히 오세요."저하들이 각각 등교와 등원을 하고 나면 오후에 돌아올 때까지 한가했다.아내는 식구들의 먹을거리는 준비하고 나는 저하들의 방을 정리했다.그리고 함께 근처 공원으로 나가 나는 달리고 아내는 걸었다.여행 다녀오는 사이 봄이 무르익어 있었다. 나무에도 땅에도 꽃이 흐드러졌다.중간에 나의 생일이 있었다.저하들과 케이크를 자르고 노래를 불렀다. 첫째 저하는 손편지와 책을 선물로 주었다.책은 저하가 좋아하는『푸른 사자 와니니』3권이었다. 저하는 이제까지 나온 7권까지 다 읽었고 나는 2권까지 읽기를 마친 상태.. 2025. 4. 11. 2025 Nha Trang (끝) 여행 마지막 날.아침에 해변을 걸었다. 길고 깨끗한 해변은 냐짱의 장점이다. 잡상인이나 노점상이 없다는 점도 동남아의 여느 해변과 다르다. 해안선과 평행을 이루며 야자수들이 그늘을 만들고 그 사이사이로 카페와 공원이 잘 배치되어 있어 산책하기에 그만이다.다시 포나가르 사원숙소를 체크아웃하고 난 후 택시를 타고 포나가르사원에 갔다.나는 아침 산책으로 먼저 다녀와 두 번째고 아내는 처음이다. 짧은 여행 동안 두 번이나 방문할 만큼 포나가르 사원에 특별한 어떤 것이 있어서는 아니었다.그냥 냐짱에 있는 거니까 그냥 냐짱에 여행을 왔으니까 내가 경험한 어느 것이든 아내와 공유하고 싶어 권해 보았다. 혼자 갔을 때의 고즈넉하던 이른 아침 분위기와 달리 한낮의 사원은 단체관광객들에 춤 공연까지 있어 장터거리처럼 .. 2025. 4. 10. 2025 Nha Trang 6 국수를 먹지 않거나 국수 문화가 없는 나라가 있을까?아무 땅에나 푹푹 꽂으면 살아나 꽃을 피우는 개나리처럼 국수는 적응력과 생명력이 뛰어나다. 어느 지역이나 어느 식문화에서도 그 지역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재료로 그에 알맞은 조리법이 개발되며 모양과 맛이 다른 다양한 국수가 만들어진다.특히 베트남은 풍부한 일조량과 강수량으로 다양한 야채와 과일이 자라고, 쌀은 삼모작이 가능하며 남북으로 길게 이어진 1,600km의 긴 해안선에선 온갖 해산물까지 풍족하여 다양한 국수가 탄생할 수밖에 없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외부에서 들어온 식문화를 자신의 것과 융합시켜 또 다른 음식을 만들어내는 베트남 사람들의 창조성이 더해지며 베트남의 국수 문화는 물론 전체 식문화가 더욱 다양해졌다. 같은 국수라도 .. 2025. 4. 9. 2025 Nha Trang 5 달랏(다랏 Da Lat) 은 냐짱에서 3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해발 1500미터의 내륙 고원 도시로 베트남 최고의 커피 생산지다. 일 년 내내 기온이 18∼23도로 선선해서 은퇴 후 한때는 한달살기를 꿈꿔 보기도 했던 곳이다. 그럼에도 이번 달랏 일일투어는 주저주저하다 결정하게 되었다.냐짱의 날씨가 좋아서 매일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면 아마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무엇보다 13시간 30분의 투어 중에 도로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왕복 6시간이어서 시간 '가성비'가 좋지 않았다. 차라리 나중에 달랏만의 여유로운 여행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를 고민했던 것이다.그러나 연이어 비가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에서 좀 벗어나볼까 하는 마음에 여행 마지막에 이르러서 달랏행을 확정하게 되었다. 달랏 '맛보기' 혹은 예.. 2025. 4. 8. 2025 Nha Trang 4 매일 아침 짧은 글과 사진을 보내주는 지인이 있다.마치 '고도원의 아침 편지' 같다.4월 1일 아침 식당에서 받은 그의 카톡은 나를 놀라게 하였다."몇 달째 한국 경제를 좀먹던 탄핵 건이 결론 나니, 골목길 상권이 부활하고 수출이 늘어나며 과자류 가격도 30% 내린다고 합니다."답답함과 무기력에 뉴스를 거의 보지 않은지 오래라 '이렇게 전격적으로? 탄핵이?' 하는 마음에 반색을 하였다가 그다음에 이어지는 문장에 맥이 풀리고 말았다."즐거운 만우절 하루를 기대합니다." 그러면 그렇지 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카톡을 보내왔다."4월 4일 11:00에 탄핵 심판 선고."애써 거리를 두고 지내던 소식을 듣자 아침 산책길에 이런저런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탄핵이 기각될리는 없을 거라고 고개를 흔들면서도 혹시나 .. 2025. 4. 7. 삼겹살이 맛있는 날 온 나라를 휘젓고 다니던 미친 '멧돼지'가 사라져 좋은 날.이럴 땐 멧돼지 고기를 먹어야 제맛이겠지만 아내와 내가 아는 멧돼지 고기 맛집은 멀리 지방에 있어 대신에 고추장 삼겹살을 만들어 파채들깨무침과 함께 먹었다. 유난히도 꼬숩고 맛난 '돼지'고기였다.2017년 3월 탄핵 때는 통닭을 시켜 맥주와 함께 먹었다.왜 그랬는지 사람들이 그녀를 '닭그네'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닭' 먹은 날역사는 지난 늦가을 이래 광화문광장의 뜨거운 외침과 2017년 3월10일을 오래 기억할 것이다. 어떤 인간들은 벌써부터 이제 남은 건 갈등의 봉합과 통합뿐이라지만 "적폐(積弊)의 청산"이라는 전jangdolbange.tistory.com2017년에 그랬던 것처럼 어제도 '국민승리' 뒤풀이가 시청과 광화문에서 있었다.아내와.. 2025. 4. 6. 봄 봄 봄 봄 봄이 왔어요 밤 비행기를 타고 여행에서 돌아와 몸이 피곤한 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헌법재판소의 재판정을 비추는 텔레비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11시 22분.123일의, 아니 지난 2년 반 동안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다.환호성을 지르고 산책을 나갔다.여행을 다녀오는 일주일 사이 봄은 화사한 꽃으로 피어나 있었다.비로소 봄이 봄으로 느껴지고, 꽃이 꽃으로 다가왔다.산책길에 만나는 낯선 사람과 머리를 맞대고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나누어도 좋을 것 같은 날이다.여전히 갈 길은 멀고, 앞으로 '내란 잔불'을 진화하는 동안에도 예상치 못한 수만 가지 일들이 또다시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지 모르지만 오늘만큼은 즐거운 노래를 불러도 좋으리라.*출처 : 촛불행동 TV 재편집지난 123일 동안의 추웠던, .. 2025. 4. 5. 이전 1 2 3 4 5 6 7 8 ··· 3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