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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305

그냥 시카고에 갔다3(끝) 일요일이다. 오전에 시카고 대성당의 미사 참가와 성당 구경을 제외하곤 다른 일정을 잡지 않았으므로 아침이 느긋했다. 시카고의 시간은 샌디에고보다 두 시간 앞서간다. 지난 이틀은 아무래도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취침 시간은 샌디에고에 맞추고 일어나는 시간은 시카고에 맞추게 되다보니 잠자는 시간이 줄어든 탓이다. 여유로운 아침이 오래간만인 듯 감미롭다. 특별히 하는 일 없이 방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성당으로 향해 나섰다. RED LINE 기차를 타고 시카고강 북쪽 STATE STREET의 시카고역에서 내렸다. 출구 바로 옆에 성당이 있다. HOLY NAME CATHEDRAL은 1871년 시카고 대화재로 소실된 성당을 대체하기 위해 1875년에 지었다고 한다. 석재로 마감한 외관보다 내부가 더 웅장.. 2013. 9. 12.
그냥 시카고에 갔다2 일어나자마자 날씨가 궁금했다.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빌딩 너머로 푸른 하늘이 가득 했다. 밤늦도록 내리던 비가 밤사이 거짓말처럼 물러간 것이다. 나는 선생님에게 생각지도 않은 칭찬을 받은 초등학생처럼 신바람이 나서 이제 막 선잠을 깬 아내에게 보여주기 위해 성급히 커튼을 열어젖혔다. “와! 하늘 색깔 좀 봐!” 오늘은 사실 날씨와 무관한 일정이었다.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이하 AIC) 에서 미술 작품들을보며 하루를 보낼 작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화창한 창밖의 날씨에 감탄마저 아낄 필요는 없었다. 호텔 밖으로 나오니 방안에서 보던 때와 달리 날씨가 냉랭했다. 바람도 제법 있었다. 우리는 미시간애비뉴를 따라 남쪽으로 걸어 AIC로 향했다. 어제 보았던 .. 2013. 9. 12.
그냥 시카고에 갔다1 *위 사진 : 시카고 MUSEUM OF CONTEMPORARY ART에 전시된 작품들. 시카고여행은 다른 여행에 비해 사전 준비나 지식이 거의 없이 출발하게 되었다. 그날그날 당일치기로 뒷날의 일정을 만들어가기로 하고 비행기와 숙소만 예약을 했다. 여행 일정도 짧은 데다가, 시카고 중심부만으로 여행 경계를 한정짓자 사실 준비할 것도 많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되기에 차를 빌릴 일도 없었다. 식사는 특별한 ‘맛집’을 찾아 이동하는 일 없이 숙소 주변이나 현재 있는 곳 주변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그런 나의 게으름에 아내도 특별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도시는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다. 밀집의 효율과 편리를 위해 빌딩이 세워졌을 것이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애써 찾지 않아도 가까이 있을.. 2013. 9. 12.
샌디에고 식당27 - 베트남 식당 두 곳 샌디에고에서 아내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베트남식당은 앞서 쓴 글 중 BEACH & BRUNCH에서 소개한 OB NOODLE HOUSE’(221 CABLE STREET)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매번 그곳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 집에서 좀 멀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내는 베트남음식(특히 국수)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특별히 입맛이 까다롭지 않은데다가 태국 국수를 좋아하는 아내로선 좀 의외라도 할 수 있는데, 입맛에 무슨 이유가 필요하랴. 안 맞으면 안 맞는 것이지. 때문에 아내와 둘이서 베트남식당을 가는 일은 (위의 OB NOODLE을 빼곤) 드물다. 그러나 음식은 누군가와 같이 먹게 되어있으므로 특별히 베트남국수를 좋아하는 이웃들과 만나게 되면 아내도 자신의 취향을 양보하고 베트남식당을 가게 된다. .. 2013. 9. 11.
샌디에고 식당26 - CUCINA URBANA 샌디에고 유명 공원인 발보아파크 BALBOA PARK 가까이에 있다. 식당 이름 CUCINA URBANA는 이태리 말로 뜻은 “도시의 부엌”이라고 한다. 당연히 이태리식당이고 우리가 이태리 식당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전통의 이태리 음식들과 퓨전 음식들이 있다. 음식의 맛은 물론이거니와 직원들의 서비스 역시 훌륭하다. 명랑하고 친근감이 있다. 무엇을 물어도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이 돌아온다. 잘 먹는 음식을 만들고 잘 먹게 도와준다. 맛은 혀끝만의 감각이 아니라 종합적이다. 이런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맛도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 식당 벽에 이태리 속담이 붙어 있다. “WHO EATS WELL, LIVES WELL.” 덕분에 잘 먹었으니 잘 살기도 해야 할 것이다. -주소 : 505 LAURAL.. 2013. 9. 11.
샌디에고 식당25 - BLUE WATER SEAFOOD 지난 겨울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가장 맛이 있었던 음식은 광우병 청정 지역의 스테이크가 아니라 남섬의 작은 도시 테 아나우의 길가에서 사 먹었던 피쉬 앤 칩스 (FISH & CHIPS)였다. 이것은 이름 그대로 (주로 대구나 가자미 등의 흰살) 생선 튀김과 감자튀김을 말한다. 19세기 영국에서 길거리 음식으로, 혹은 공장 노동자용 점심으로 개발되면서 영국의 ‘전통’(?) 음식으로 자리를 잡은 일종의 패스트푸드이다. 서민용 음식으로 나날이 인기가 늘어 20세기 초에는 영국 전역에 30,000개 이상의 피쉬 앤 칩스 점포가 존재했다고 한다. 지금은 영어권을 중심으로 한 세계의 음식이 되었다. 샌디에고에서 피쉬 앤 칩스를 찾아보았다. 해산물의 상점과 식당을 겸업하는 블루 워터 씨푸드(BLUE WATER SEA.. 2013. 9. 11.
샌디에고 식당24 - 라호야 "NINE-TEN" 가끔씩 주말 아침에 아내와 라호야 LA JOLLA 에 간다. 푸른 바다와 하늘, 밝은 햇살이 가득한 거리와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고급스런 주택들과 상점, 화랑과 예쁜 식당들이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내와 휴일 아침의 늦은 브런치와 커피를 나누곤 한다. 그리고 중요하지 않고 알맹이도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웃는다. 천국은 거룩하고 근엄한 의무가 없거나 사라져 버린 곳일 게다. 누군가는 라호야를 '샌디에고의 베버리힐스'라고 부른다지만 아내와 내게 라호야는 그냥 라호야로 충분한 곳이다. 나인텐에서는 아침이 아니라 저녁을 먹었다. 미국식 퓨젼 음식은 만족스러웠다. 바다로 떨어지는 저녁해가 아내의 얼굴을 붉은 빛으로 물들였다. 나는 맥주탓이라고 놀렸고 아내는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며 눈을 흘겼다. 주소 : 9.. 2013. 9. 11.
샌디에고 식당23 - 태국음식 "SAB-E-LEE" 미국에 와서 태국음식점만 보면 잘 지나치지 못한다. 널리 알려진 세련된 식당에서 작은 골목의 허접한 식당에 이르기까지 태국식당을 보면 무조건 맛있는 음식을 만들 것이란 기대부터 가져보게 된다. 고급음식점은 고급이니까 당연히 맛이 있을 것으로, 허접한 음식점은 맛깔스런 솜땀이나 국수를 만들어내는 태국 방콕 골목길의 노점상이 차린 것으로 상상하여 더 원조의 맛에 가까울 것으로 마음대로 상상해보곤 한다. 음식뿐만이 아니다. 아내와 함께 산길을 걷기라도 한 날이면 돌아오는 길에 어디서 태국 맛사지나 받았으면 좋겠다 하고 말하기도 한다. 이쯤 되면 아내와 내가 태국문화에 어느 정도 중독이 되어 있다고 말해도 되겠다. 문화란 거창하거나 고상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먹고 노는 것이다. 무엇을 먹고 어떻게 노느냐 .. 2013. 9. 11.
PETCO PARK 야구장 지인으로부터 샌디에고 파드레즈 PADRES의 홈경기를 입장권을 얻었다. 음식과 맥주 등의 음료가 제공되는 작은 휴게실과 관람석이 분리되어 있는 ‘SUITE’ 입장권(GARDEN LEVEL SUITE)이었다. 올해는 류현진 선수의 선전을 보러 엘에이를 3번이나 들락거리느라 정작 홈팀인(?) 파드레즈의 경기는 무심했다. 그러지 않아도 며칠 전부터 아내와 주말엔 파드레즈의 경기를 보러가자고 말하던 참이었는데, 횡재를 만난 셈이었다. 몇 해 전 비슷한 경우로 또 다른 SUITE석에 든 적이 있다. 그때는 3루 쪽 SUITE TOWER LOFT 였다. (아래 사진 3장 - 가운데 사진 속 노란색으로 우뚝한 타워에 있는 관람석이다.) 이번에는 홈플레이트 뒤쪽이었다. 위치는 지난번 보다 이번이 좋았고 내부 시설이나 .. 2013.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