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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21

2003 캄보디아 여행기 12. - 쁘레아칸 PREAH KHAN *위 사진 : 쁘레아칸 입구 모습과 내가 엽서를 산 어린 소녀. 앙코르의 사원을 찾을 때마다 엽서와 앙코르 관련 책자를 파는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부처님 상을 모셔 놓고 향불 피우기를 권하는 노인들을 만나게 된다. 만나는 데로 다 사주거나 향을 피운다면 앙코르를 다돌고 나면 주머니는 가벼워지고 그림엽서는 가방에 하나 가득 될 것이다. 그러나 앙코르를 방문한 이상 비공식적인 입장료로 생각하여 한두번쯤은 엽서를 사고 향을 피워보는 게 어떨까. 나는 이 쁘리아칸에서 엽서를 사고 향을 피웠다. 가로 세로가 700미터와 800미터라고 하던가? 사원의 중앙부를 관통하는 복도는 길고 좁고 낮았다. 2012. 4. 8.
2003 캄보디아 여행기 11. - 따쁘롬 * 위 사진 : 2003년 대한항공 주최 여행 사진 공모전에서 내게 디지탈부문의 DIGI-KAL상을 받게 해준 사진이다. 나는 "세월"이란 제목을 붙여 응모했었다. 앙코르의 사원들은 한 서양인에 의해 발견될 때까지 무려 천년을 깊은 밀림 속에 묻혀있었다. 그 장구한 세월은 사원을 하나의 자연으로 동화시켜버렸다. 균열이 가고 넘어진 돌담과 기둥만 사원이 아니고 그 틈에서 솟아난 무화과만이 자연은 아니었다. 하늘과 땅과 나무와 갈라진 틈이 모두 사원이자 자연이고 신화이자 역사였다. 그 때문에 앙코르의 사원들은 복원도 하지 말고 물론 파괴도 하지 말고 다만 보존만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타프롬을 찾은 날 무너져내린 돌에 앉아 거대한 나무뿌리에 휘감긴 사원의 석조물을 보며 인간이 세운 거대한 건축뮬.. 2012. 4. 8.
2003 캄보디아 여행기 10. - 앙코르왓 시인 고은이 동해 낙산사를 두고 그랬다고 하던가? "동해 낙산사"라고 말해야 한다. 거기에는 반드시 감탄사가 붙어 있지 않으면 하나의 고유명사가 되지 않는다. 아! 앙코르왓! 내게 앙코르왓이 또한 그랬다. 아마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동이 터오는 동쪽 하늘을 배경으로 검은 실루엣으로 우뚝 선 앙코르왓이 그랬고, 날이 밝은 후의 더욱 거대해진 앙코르왓이 그랬다. 왜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미안하게도 가서 보라고 할 밖에 없다. 가서 보시라! 내가 그 웅장함을, 경건함을, 오랜 세월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앙코르왓에서는 사진기조차도 무력해졌다. 물론 앙코르의 아름다움과 핵심을 렌즈 속에 응축시키는 나의 안목과 기량의 부족이겠지만. 그랬다. 셔터를 누를수록 전체를 잡으면 부분이 보이지 않았고 부분.. 2012. 4. 8.
2003 캄보디아 여행기 9 - 바욘 사원 * 위 사진 : 바욘사원이 있는 앙코르톰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조각물 덜컹거리는 툭툭이(모또 뒤에 바퀴달린 의자를 부착한 것)의 뒷자리에서 흔들리며 앙코르톰의 정문인 사면석불을 통과하여 처음 바욘 BAYON 사원을 바라보았을 때 나는 강한 충격에 몸을 떨어야 했다. 아! 캄보디아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바욘이 회색의 돌탑에 수십 개나 새겨져 서있었다. 세월 속에 빛바랜 석조물 속에서 숨은 그림 찾기처럼 눈길을 주면 어느 순간 회색의 얼굴이 선명해져 오곤 했다. 거대한 얼굴들은 마치 허공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원을 지을 당시 통치자의 얼굴을 새긴 것이라고 한다. 두툼한 입술과 거대하면서도 균형 잡힌 얼굴에서위엄과 순박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인도차이나를 호령하던 대제국 앙코르의 통치자... *아래.. 2012. 4. 7.
2003 캄보디아 여행기 8. - 앙코르 사원군2 * 위 사진 : 프레아칸 앙코르 사원군을 제대로 돌아보려면 며칠이 적절할까? 바쁘게 돌아도 일주일은 보아야한다고? 누가 내게 일 주일동안 사원만 보라고 항공료와 숙박권을 내민다면 그것이 아무리 세계적으로 유명한 앙코르라 하더라도 나는 손사래를 칠 것이다. 일주일동안 매일 아침 저녁으로 모또를 타고 앙코르로 출퇴근을 하다보면 앙코르의 사원들이 어느 순간 허물어져 내린 지겨운 돌무더기로 다가올 수도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2박3일? 그것도 이번에 해보니 만만찮은 체력과 인내를 요하는 바쁜 일정이었다. 하루면 충분하다고? 아무리 그런다고 너무 짧지 않을까? * 위 사진 : 프놈펜 뽀첸통 공항 타이에어 라운지에 붙어 있는 압살라 그림 *위 사진 : 앙코르사원을 돌다보면 수천번 만날 수 있는 압살라 부조 특별한 .. 2012. 4. 7.
2003 캄보디아 여행기 7. - 앙코르 사원군1 * 위 사진 : 프놈펜에서 시엠리엡 갈 때 타고간 시엠리엡에어 비행기 앙코르 왓은 시엠리엡에 있는 한 사원의 이름이다. 동시에 그것은 시엠리엡의 주변의 방대한 지역에 걸쳐 흩어져있는 모든 사원을 지칭하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가 앙코르 왓을 보러간다고 할 때 그것은 대체로 8세기에서 13세기에 걸쳐 시엠리엡 지역에 세워진 엄청난 사원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말이 된다. 이번 앙코르 왓 순례도 그 ‘대명사’ 방식으로 보기로 했다. 개개의 사원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전체를 하나의 앙코르왓으로 보기로 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개개의 세워진 시기나 세운 사람의 구분 따위는 무의미한 것으로 제쳐 두었다. 내가 그나마 앙코르 왓 순례를 위해 준비를 한 것은 시엠리엡의 숙소에 도착하여 2박3일동안 돌아보고자 .. 2012. 4. 7.
2003 캄보디아 여행기 6. - 또 하나의 킬링필드. * 위 사진 : 왕궁 앞 공원에서 놀던 아이들이 사진을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해 주었다. 저 아이들의 세대에는 참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빌어 보았다. “캄보디아폭격 임무를 안고 날아갔으나 어디에도 군사 목표물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모인 결혼식장을 목표물로 삼을 수 밖에 없었다." -도널드 도슨, B-52 부조종사- “캄보디아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베트콩을 공격했을 뿐이다” -헨리 키신져, 미 안보 고문 -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망하고 떠나자 미국은 경제원조라는 미명으로 베트남에 발을 들여놓는다. 그리고 1964년 8월의 통킹만 사건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북베트남에 대한 공습에 나선다. 미국 대통령의 ‘엄숙한’ 발표에 따르면 “북베트남의 통킹만 밖 공해상을 순찰 중이던.. 2012. 4. 7.
2003 캄보디아 여행기 5. - 뚜얼슬랭 감옥과 킬링필드. 1980년대 롤랑조페의 영화 ‘킬링필드’가 우리나라에서 필수적인 교양영화처럼 부각되었던 적이 있었다.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여 영화로서의 ‘공정성’과 ‘예술성’을 보장받은(?) 이 영화는 당시 우리 사회의 군인통치하의 각종 언론을 통해 유난스레 선전, 강조되었던 영화이기도 했다. 그래서 캄보디아에 대하여 누구나 한 가지 사실만은 자신있게 말하게 되었다. “킬링필드란?” “크메르의 공산당이 혁명을 위해 무수한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 곳!” “얼마나?” “이백만 명씩이나!” 바로 그 ‘전설’을 만들어 낸 영화이다. 나는 그때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 대단한 안목이나 판단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75년 월남전 패망 이후 보트를 타고 탈출한 월남 난민들을 받아들여 TV 중계까지 해가며, “국가안보가 있어야 개인의 삶도.. 2012. 4. 6.
2003 캄보디아 여행기 4. - "마지막 낙원" 프놈펜 *위 사진 : 왕궁의 낮과 밤.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에는 프놈펜의 하이라이트를 다음과 같이 꼽았다. 1). 왕궁 내의 실버파고다 2). 왓프놈 3). 뚜얼슬랭 감옥 4). 국립박물관 5). 프놈펜의 나이트라이프 론리플래닛의 안내가 없었다 해도 프놈펜에 온 이방인 여행자가 선택할 곳은 대충 그런 곳이었다. 내가 프놈펜에서 돌아본 곳도 대충 비슷했다. *왓 프놈 WAT PHNOM 왓프놈은 내가 묵은 호텔 바로 옆에 있었다. 나는 도착 뒷날 아침 일찍 일어나 프놈사원에 올라 이번 여행에 행운이 있기를 마음 속으로 빌어 보았다. 메콩 강물이 범람하여 떠내려온 불상을 뺀이라는 여인이 건져내 언덕 위에 모시고 절을 지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작은 동산이지만 평지의 프놈펜에서는 가장 높.. 2012.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