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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1

미얀마 양곤(끝) 출장 마지막 날 오후. 저녁 비행기로 돌아가는 일정만 남았다. 사람들이 짜투리 시간동안 쉐다공 사원 방문을 권했다. 비가 많이 내렸고 사원 내에서는 맨발로 다녀야 한다고 하기에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결국 파고다로 오르는 긴 계단을 오르게 되었다. 미얀마 방문 일정이 잡히면서부터 생각해둔 곳이기도 했다. 맑은 날에는 태양열로 달궈진 긴 터널식 계단이 한증막으로 변하고, 대리석이 깔린 사원의 마당은 발바닥이 뜨거워 걷기가 힘든 단점도 있다고 하니 비가 주는 잇점도 있었다. 쉐다공 사원의 기원은 부처님 재세시대인 2,5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부처님의 머리카락(불발)을 모셨다고 한다. 떼인코따라 THEINKOTTARA 언덕 위에 세워진 거대한 탑은 양곤 시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볼 수 있다. 밤에도 조.. 2014. 6. 24.
미얀마 양곤2 양곤 시내 사쿠라 타워 일대는 '양곤의 명동'이라고 한다. 사무실 임대료가 평당 40만원, 땅은 평당 8천만원을 호가한다. 사쿠라 타워에는 주요 항공사, 외국계 은행괴 기관 등이 입주해 있다. 주변의 교통 체증도 만만찮다. 일제 차량들이 도로에 가득하다. 2-3년 전 까지만 해도 도로는 막히지 않앆고 낡은 차량들 뿐이었다는데, 지금은 새 차들이 많고 고급차들도 자주 눈에 띄었다. 바야흐로 미얀마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것 같다. 다만 그 변화가 내재적인 발전의 결과라기 보다는 다분히 외적 요인으로 촉발된, 그것도 너무 급격한 변화라는 점에서 다소 불안하게 보이기도 했다. 사쿠라타워의 꼭대기 20층에는 스카이비스트로 라는 카페가 있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양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2014. 6. 18.
미얀마 양곤1 회사 일로 처음 방문한 미얀마의 6월 중순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오는 날씨였다. 그것도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처럼 한두 시간 세차게 내리다 그치는 형태가 아니라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굵어졌다를 반복할뿐 하루종일 거의 쉬지 않고 내렸다. 우리나라의 장마철 날씨와 비슷했다. 『동물농장』과 『1984년』으로 유명한 조지 오웰은 소설 『버마시절 BURMESE DAYS』에서 미얀마(버마)의 여름 날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 바 있다. 2월에서 5월까지의 태양은 성난 신처럼 하늘에서 이글거린다. 그러다가 서쪽에서 몬순 기후가 갑작스런 스콜의 형태로 몰려왔다가 옷, 침대보, 심지어 음식까지도 모조리 축축하게 만들 만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끊임없는 폭우의 형태로 변한다. 지독한 습기를 머금은 날씨는 무덥다. 이 계절이 되.. 2014. 6. 17.
귀국 후 한달 귀국한 지 한 달이 되었다. 시차와 함께 미국과는 다른 한국의 일상에도 거의 적응이 되었다. 해외 지사의 '닭머리'에서 한국 본사의 '소꼬리'로의 급작스런 전환이 주는 빡빡함과 번잡함에도 큰 무리없이 '연착륙'이 된 것 같다. 오래 만나지 못했던 친척이나 친구들과 회포를 푸는 자리도 몇번 있었다. 지독한 불경기에 충격적인 사건까지 더해져 힘들어 하고 슬퍼하고 흥분하면서도 저마다 주어진 삶을 끈끈하게 지탱해내고 있었다. 귀국 전의 결심대로 승용차 없이 보냈다. 가급적 택시 이용도 자제하고 주로 지하철과 버스를 바꿔 타며 다녔다. 불편함이 느껴졌지만 담배를 끊을 때와 같은 금단 현상으로 생각하며 인내하기로 했다. 익숙해지면 차차 나아지지 않겠는가. 아침마다 버스로 한강을 건너며 강변 도로에 꼬리를 물고 늘어.. 2014. 6. 2.
안녕 샌디에고! 샌디에고를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6년 5개월 만이다. 샌디에고가 아니면 알지 못할 많은 사람들과의 소중한 만남이 있었고 또 아쉬운 이별이 있었다. 귀국이 지연되어 작년 10월 이래 서너 번의 송별회를 해준 이웃도 있다. 아내는 여러 번 눈물바람을 했다. 모두 고마울 뿐이다. 언제나 삶은 녹녹치 않을 것이지만 마음이 헛헛해지는 날 마음 속으로 그 이름들을 불러볼 것이다. 구름이 구름을 만나면 큰 소리를 내듯이 아, 하고 나도 모르게 소리치면서 그렇게 만나고 싶다, 당신을. 구름이 구름을 갑자기 만날 때 환한 불을 일시에 켜듯이 나도 당신을 따라서 잃어버린 내 길을 찾고 싶다. 비가 부르는 노래의 높고 낮음을 나는 같이 따라 부를 수가 없지만 비는 비끼리 만나야 서로 젖는다고 당신은 눈부시게 내게 알려준다.. 2014. 5. 9.
보스턴여행(끝) 보스턴에서 찰스강 CHARSE RIVER 을 건너면 캐임브리지 CAMBRIDGE 이다. 캐임브리지에는 누구나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하바드대학교와 메사츄세츠 공과대학(MIT)가 있다. MIT를 가기 위해 레드라인 지하철을 타고 KENDALL/MIT 역에서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오니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 학생인 듯 보이는 행인에게 물었다. 대답이 황당했다. "(주위를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가 다 MIT이다." 내가 당황스러워하자 그가 다시 물었다. "MIT의 어디를 가느냐?" "(잠시 머뭇거리다가) 돔이 있는 거대한 건물....." "아! 그레이트돔." 나중에 알고보니 MIT나 하바드는 우리처럼 거대한 정문과 확고한 울타리가 없이 수많은 건물이 마을처럼 일대에 흩어져 있는 형상이었다. 건물에 새겨진 ".. 2014. 5. 9.
보스턴여행2 보스턴에는 보스턴의 역사를 돌아보며 동시에 시내관광도 겸할 수 있는 프리덤 트레일 FREEDOM TRAIL이 있다. 4킬로미터의 트레일을 따라 통 16개의 사적지를 둘러보게 된다. 시작점은 보스턴 광장 BOSTON COMMON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하 동일.) 보스톤 광장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이곳에서 대중 집회가 많이 열려 'PARK'대신 'COMMO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프리덤트레일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트레일의 시작은 보스턴광장 안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시작된다. 안내소에서 필요한 지도나 자료를 얻고(사고) 바닥에 보이는 붉은 선을 따라가면 된다. 사적지마다 바닥에 이런 마크가 붙어있다. 그러나 특별히 미국이나 보스턴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개별 사적지에 집착.. 2014. 5. 9.
보스턴여행1 미국에서 마지막으로 다녀온 여행지는 보스턴이었다. 개인적으로 보스턴은 미국에서 다녀본 도시 중 가장 아름다운 도시였다. 그래서 여행의 여운이 가시기 전 서둘러 여행기를 쓰고 싶었다. 바로 그때 한국에서 세월호의 소식이 전해졌다. 텔레비젼 뉴스를 보며 경악했고 슬펐고 분노했고 절망했다. 마침내 일년 가까이 지연되던 귀국을 했다.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강변 도로의 나뭇잎들이 오월의 아침 햇살을 경쾌한 연둣빛으로 받아내고 있었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조용히 아파트 문을 두드려야 했다. 아침밥을 지어놓고 우리를 기다리던 가족들도 샌디에고의 이웃들처럼 사고의 충격에 갇혀 있었다. 장모님은 사고 이후 매일 텔레비젼을 보며 우셨다고 했다. '그래도 산 사람은 또 살아야지 뭐' 하는, 처절함의 끝에서 흔히 자신.. 2014. 5. 9.
쌘걸 플러스 "샌디에고 100킬로미터 걷기(쌘걸)"를 끝내면서 아내가 계속해서 걷기를 제안했다. 우리는 그걸 "쌘걸 플러스"로 부르기로 했다. 귀국이 코앞이라 시간에 쫓겨 많은 곳을 걸을 수는 없었다. 1. CHULA VISTA NATURE CENTER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센터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센터 앞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은 바다를 향해 뻗어있다. 트레일이 짧은 편이어서 두 번을 돌았다. 2. 미라마호수 MIRAMAR LAKE 작년 봄 아내가 5킬로미터 달리기에 참가한 곳이다. 당시에 아내는 34분대에 뛰어서 나를 놀라게 했다. 호수를 완전히 한 바퀴 돌면 대략 9킬로미터 정도가 된다. 탄력이 붙은 아내의 발걸음. 누가 막으랴 3. LA 다운 타운 일이 있어 LA에 가서 하룻밤을 자.. 2014. 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