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미국305 YELLOWSTONE 국립공원5 - LAKE OVERLOOK TRAIL 엘로우스톤의 전형적인 여름 날씨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머무는 이틀동안 밤이 깊으면 빗줄기가 텐트를 두드렸다. 그러다가 날이 새면 시치미를 떼 듯 하늘은 맑아 있었다. 해맑은 햇살과 공기, 숲이 주는 초록의 질감과 향기. 그속에서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오전을 보냈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의자에 파묻혀 이웃 텐트의 어린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점심을 먹고나서도 한참을 한가롭게 지내다 계획했던 대로 트레일 한 곳을 걷기로 했다. 가까이 있는 WEST THUMB에 있는 LAKE OVERLOOK TRAIL 이었다. 차량으로 10분 이동을 하여 한 시간 남짓 걸으면 되는 코스였다. 오후가 되면서 먼 하늘에 비름 머금은 듯한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옐로우스톤 전체가 해발 3천미터 안.. 2012. 10. 24. YELLOWSTONE 국립공원4 - 자동차로 돌아보기 새벽녁에 빗소리를 들었다. 잠자리에 들 때만해도 별들이 무수히 돋아나 있어 탄성까지 질렀는데 의외였다. 잠결이었지만 초저녁에 텐트를 좀 더 높은 자리로 옮기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비가 많이 올 경우에 대비해서 번거로움을 무릅썼던 것이다. 그 때문에 플라이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자장가처럼 포근하게 들렸다. 비때문에 끊어졌던 잠을 다시 청하고 잠깐이었던 것 같은데 눈을 떴을 때는 어느 새 아침이었다. 텐트를 열고 밖으로 나오자 한층 더 투명해진 것 같은 첫 햇살이 나무 사이로 비춰들었다. 물기를 머금은 숲은 더욱 싱싱해보였다. 새로 구입하여 처음 사용해 본 침낭과 야전침대 속에서의 잠이 편안했다는 아내의 말에 나의 마음도 편안해졌다. 미국의 대부분의 국립공원이 기본적으로 자동차로 돌아보는 것을.. 2012. 10. 24. YELLOWSTONE 국립공원3 - 도착 같이 아침 식사를 하게 된 미국인 부부가 솔트레이크시티에 오게 된 이유를 물었다. 엘로우스톤을 가려고 왔다고 하자 탄성을 터뜨렸다. "아! 옐로우스톤!" 자신들도 한번 가보았는데 너무 좋았다고 부러워했다. 그 때문에 우리의 옐로우스톤에 대한 기대치도 기분 좋게 상승되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의 주인장과 작별을 했다. 아내는 전통수로 장식된 작은 청색 주머니를 선물했다. 주위의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에게 필요할 때 가볍게 선물을 하기 위해 아내가 일부러 한국에서 가져온 것이다. 주인아줌마는 뷰티풀과 쌩규를 연발하며 좋아했다. 설사 그것이 의례적인 답례의 행동이라고해도 작은 소품이 만들어낼 수 있는, 잠깐이지만 훈훈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다시 대여섯 시간의 긴 자동차길이 이어졌다. 유타에서 아이다호를 거쳐 .. 2012. 10. 24. YELLOWSTONE 국립공원2 - 솔트레이크시티 '테트리스'. 원래는 화면 상단에서 내려오는 여러 형상의 막대기를 효과적으로 아귀를 맞추어 치워나가야하는 컴퓨터오락의 이름이지만 캠핑 준비물들을 차의 뒷트렁크에 효율적으로 싣는 방법을 말하는, 캠핑마니아들 사이의 속어인 듯 했다. 마치 '번개'라는 말이 급작스런 만남을 의미하는 말로 자리잡았듯이. 그때 게시판의 사진 속에 차곡차곡 쌓여진 캠핑용품들을 보면서 처음에 나는 솔직히 '저렇게도 캠핑을 하는구나' 아니면 '저렇게 해도 캠핑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대단한 캠핑족은 아니었지만 오래 전 몇번의 경험으로 그 '테트리스'의 공간이 작은 베낭 안으로 한정되어 있던 방식에 익숙해있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어깨가 아니라 차량의 힘으로 어디든 필요한 물품을 운반할 수 있고, 운반 공간 또한 베낭과는 비교할 수 .. 2012. 10. 24. YELLOWSTONE 국립공원1 - 출발과 귀환 여행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돌아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우며 마일리지를 보았다. 500마일. 1000마일을 넘어설 때마다 다시 영(0)부터 시작한 것이 2번이었으니 이번 여행중에 달린 전체거리가 2,500마일(4,000키로미터)인 셈이다. 서울과 부산을 몇번 왕복한 것인가.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는 기념으로 아내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운전대를 껴안으며 나는 '어린양'을 하는 아이처럼 중얼거렸다. "적토마야! 너도 수고했다. 으----! 미국은 정말 너무 커!" *위 사진 : 15번 프리웨이 위에서 황량한 사막이나 아득한 초원 사이로 실날처럼 뻗은, "천상천하유아독존" 아니 "천상천하유車독존"의 고적한 프리웨이가 아직도 눈앞에서 생생하게 어른거렸다. 길 위에서의 진동감이 몸 곳곳에서 미세한 떨림을 여운으로 남.. 2012. 10. 24. 샌디에고 걷기 23 - CLEVENGER TRAILS SOUTH 부할절 전 금요일. "GOOD FRIDAY"라고 이름도 '굳'하게 휴일이었다. 오후에 산행을 위해 집을 나섰다. 아내가 동행하지 않는 산행이라 좀 산길이 멀고 험한 곳을 골라보았다. 높고 험할수록 좋은 산행이라는 생각에서는 벗어난지 한참이지만 오래간만에 땀을 흘리며 산길을 걷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CLEVENGER TRAIS SOUTH. 원래는 북쪽 트레일을 염두에 두었는데 오전에 집에서 너무 해찰을 부리다가 출발이 늦어진데다가 초행길이라 산행시간을 가늠할 수 없어 안내서에 좀더 짧고 편한 (MODERATELY STRENUOUS) 곳으로 나와 있는 남쪽 코스를 잡았다. 위 사진의 능선 왼쪽 끝이 오늘 산행의 반환점이었다. 트레일 초입에서 한 사내를 만나 동행이 생기는가 했더니 30분 정도만 걷다.. 2012. 6. 15. 하와이9 - 여행 마지막 날(끝) 폴리네시안 문화센터를 끝으로 이번 여행의 주요 일정이 끝이 났다. 남은 일은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과 쇼핑센터 한 군데를 도는 일 뿐이었다. 때문에 느긋한 아침을 보냈다. 렌트카를 반납했다. 쇼핑센터까지는 와이키키 트롤리 WAIKIKI TROLLEY를 타면 될 일이어서 굳이 렌트카가 필요 없었다. *위 사진 : 와이키키 트롤리 WAIKIKI TROLLEY 점심 무렵 알라 모아나 센터 ALA MOANA CENTER로 갔다. 하와이에서 제일 큰 쇼핑센터로 SEARS, MACY'S, NORDSTOM, MARCUS 등의 유명 백화점을 포함해서 무려 250여 개의 상점이 밀집되어있다고 한다. 먼저 TANAKA OF TOKYO 라는 식당에서 철판구이로 배를 채웠다. 아내가 하는 쇼핑의 촛점은 늘 그렇듯 구매가 .. 2012. 6. 9. 하와이8 - 하나우마 베이 그리고 북부 해안 하와이로 여행을 오기 전 엘에이에 살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80년대 초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뒤 그곳에서 공부를 하고 아내도 하와이에서 만났으니 나름 하와이에 대해 ‘모르는 것 빼고 다 안다’고 자부를 하는 친구였다. 그에게 하와이 여행에서 놓쳐서는 안 될 단 한 곳만 추천해보라 했더니 잠시 뜸을 들여 생각을 한 끝에 하나우마 베이 HANAUMA BAY 를 말했다. 그러면서 “요즈음 들어 예전에 비해 형편없이 망가지긴 했더라마는...” 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위 사진 : 하나우마 베이 아침 일찍 하나우마 베이로 향했다. 시간이 늦으면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긴 줄에 서서 지루함을 견뎌야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할 수가 있었다. 해변으로 내려가기 전 하.. 2012. 6. 8. 하와이7 - 남동 해안 돌아보기 에그스앤 씽즈 EGGS'N THINGS 라는 독특한 이름의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할 겸 칼라카우아 KALAKAUA 길을 따라 걸었다. 여러 하와이 여행책자와 인터넷에서 추천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밤사이 비가 왔는지 도로가 물에 젖어 번들거렸다. 오락가락하는 날씨는 마우이에 이어 오하우에서도 계속되고 있었다. 20분쯤 걸어간 에그스앤씽즈는 불운하게도 새 단장을 하고 다시 열기 위해 잠정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계획이 어긋나긴 했지만 그냥 온전히 아침산책을 한 것으로 치니 크게 아쉬울 것은 없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차를 몰고 LEONARD'S BAKERY로 향했다. LEONADRD는 말라사다스 MALASADAS라고 부르는, ‘구멍 없는 도너츠’로 유명한 빵집이다. 말라사다스의 탄생지는 포르투갈이라고 한.. 2012. 6. 8.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