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미국305 샌디에고 걷기5 - CANYON CREST TRAIL 라호야보다 조금 북쪽에 있는 트레일. CANYON 이라 하지만 계곡의 윗쪽으로는 주택들이 들어서 있다. 한국처럼 고층빌딩이 아니라 모두 단층의 주택들이라 숲속에 묻힌 것처럼 보인다. 그 가운데 골짜기는 원래 있던 그대로의 숲이다. 새들과 뱀과 토끼와 꽃과 나무들이 그곳에서 산다. 인간만이 이 땅위에 주인은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는 흔하고 작은 존재들에게 좀더 겸손해야 한다. 숲 사이로 길이 나있다. 사람이 지나갈만한 폭에 흙길이라 정감이 간다. 아내를 앞세우고 걷는 길이 흡족하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이름난 곳이야 당연히 가볼 가치가 있겠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는 시간도 그에 못지 않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연에는 가치가 없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 법.. 2012. 5. 21. 샌디에고 걷기4 - 라호야 LA JOLLA 해변 샌디에고 북쪽에 있는 라호야 LA JOLLA 해변. 자동차로 해안을 달리다보면 예사롭지 않은 집들이 줄줄이 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사는 국경 부근 동네의 규격화된, 그래서 그 모양이 그 모양인 집들과 달리 이곳의 집들은 저마다 호사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외양을 지녔다. 커다란 통유리의 거실과 넓은 테라스가 태평양을 향해 있다는 점만이 같을 뿐이다. 부러워했던가. 솔직히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곳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은 어떤 모습일까 하는 별의미 없는 상상조차 가난한 나라의 성냥곽만한 아파트에 살다온 아내와 내게는 어차피 너무 비현실적일 뿐이어서 오래 남겨두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감나게 부러웠던 것은 길거리 카페의 탁자에서 털북숭이 애견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한 사내의 다감한 눈빛이었고 팔걸이 의자에.. 2012. 5. 21. 샌디에고 걷기3 - 썬셋클리프 트레일 이 TRAIL을 소개하는 책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처음에 나왔다. "SOME PEOPLE LIVE IN THE SAN DIEGO AREA, THEIR ENTIRE LIFE WITHOUT KNOWING ABOUT SUNSET CLIFFS PARK." 그렇 듯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다. 샌디에고에서도 그럴진대, 다른 도시에서 이곳을 보기위해 올 사람이나 필요는 더더욱 없을 것이다. 널리 알려진 곳보다 '로컬'들이 가는 숨겨진 곳에 주목하는 여행자들을 종종 보지만 나는 '로컬'들만 가는 곳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진 곳에 비해 어떤 의미에서건 상대적인 우위나 열등의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행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SUNSET CLIFFS TRAIL은 샌디에고에 살므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서울에 .. 2012. 5. 21. 샌디에고 걷기2 - 티후아나 강변 지난 봄 한국 방문 기간동안 아내는 갑작스럽게 수술을 받게 되었다. 건강검진의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수술 직후 의사는 아내에게 하루에 한 시간 정도의 걷기를 지시했다. 입원해 있는 동안 아내는 이런저런 주사병과 줄을 매단 채로 매일 병원 복도를 걸었고 퇴원을 하여 집에서 몸조리를 하면서도 방과 거실 왕복하며 걷기를 계속했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오는 아내에게 주어진 숙제도 골프와 수영 대신에 걷기였다. 걷는다는 일은 생활을 유지하는 기본일 뿐만이 아니라 재활 치료에 있어서도 가장 기본인 것 같았다. *위 사진 : 샌디에고 티후아나 강 어귀의 광활한 초원지대 아내가 오기 전 나는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 시간 이내의 짧은 트레킹 코스를 조사해 두었다. 조사를 하면서 샌디에고에는 콘크리트 일색인 우리의.. 2012. 5. 21. 샌디에고 주변 작은 마을 줄리안 JULIAN '와일드와일드웨스트' 시절의 이야기일까? 샌디에고에서 동쪽으로 한 시간 가량가면 줄리안이란, 예전에 금광때문에 개발되었다는, 작은 마을이 있다. 지금은 폐광이 되어버린 광산과 사과 파이로 유명한 곳이 되었다. 붉은 사과들이 주렁주렁 열리는 가을철이면 작은 축제도 열린다. 굉장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지는 않지만 오고 가는 길의 풍광과 함께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이 아내와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기에 나쁘지 않은 곳이다. *위 사진 : 줄리안 가는 길에 있는 CUYAMACA 호수 *위 사진 : 사과파이로 유명하다는 식당. 이곳 이외에도 줄리안에는 사과파이를 만드는 식당이 여럿 있다. 2012. 5. 21. 미국 서남부 지역4 - CARLSBAD 동굴 국립공원(끝) *위 사진 : BEST WESTERN STEVENS INN 간밤엔 CARLSBAD의 BEST WESTERN STEVENS INN에 숙소를 정했다. CLOUDCROFT를 지나 100마일쯤 동진을 하다가 ARTESIA라는 곳에서 길을 바꿔 285번 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다 만난 곳이었다. 하루 동안 500마일(800KM)을 달려왔더니 운전이 지루해지며 몸이 꼬이는데다가 허기까지 밀려올 무렵이었다. 날이 저문 지도 꽤 오래었고 다음 일정으로 잡은 CARLSBAD CAVERNS NATIONAL PARK (이하 CAVERNS)가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으니 더 이상 갈 필요도 없었다. 중저가의 체인점인 BEST WESTERN은 잠만 자고 떠나기에 불만이 없을 숙소였다. 샤워를 하고 저녁밥을 해먹자 노곤함이 밀.. 2012. 5. 21. 미국 서남부 지역3 - 화이트샌드 숙소로 돌아와 내일 아침에는 일찍 떠날 예정이라 함께 식사를 할 수 없다고 미리 작별 인사를 했더니 패티 할머니는 몹시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가다가 먹으라며 기어코 빵과 과일을 싼 도시락을 건네준다. 우리가 준비해 온 것도 많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패티할머니의 표정과 태도에서 시골집 외할머니 같은 정감이 묻어났다. 가능하면 다시 샌디에고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들리리라 아내와 다짐해 보았다. 다음날 아침 예정대로 일찍 투싼을 출발하여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향했다. 오늘의 주요 일정은 화이트샌드 국립기념물 WHITE SAND NATIONAL MONUMENT (이하 화이트샌드)를 돌아보는 다 한 가지였다. 그 외에는 숙소조차 예약을 해놓지 않아 가는 데까지 가보리라는 생각이었다. 시간 제약이 없는.. 2012. 5. 16. 미국 서남부 지역2 - SAGUARO 국립공원 어릴 적 본 서부 영화에서 말을 탄 총잡이들이 지나는 길목에는 흔히 큰 기둥 같은 선인장이 우뚝우뚝 서 있곤 했다.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그 인상적인 기둥 선인장의 이름이 SAGUARO이다. *위 사진 : 작년 가을 애리조나 PHOENIX를 지나며 본 SAGUARO 선인장. 이번 여행의 주요 동기가 되었다. 애리조나는 SAGUARO의 원산지이고 그중에서도 투싼에는 SAUARO 선인장이 밀집되어 있는 국립공원이 있다. 투싼에는 사람보다 SAGUARO가 많다고 하니 SAGUARO NATIONAL PARK를 투싼에서의 첫 방문지롤 잡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해야 하겠다. 그와 가까운 곳에 있는 다른 볼거리를 묻자 MARYLAND에서 온 미국인 부부는 ARIZONA-SONORAN DESERT MUSEUM을,.. 2012. 5. 16. 미국 서남부 지역1 - 애리조나 투싼 TUCSON 오래간만에 아침에 출발하는 여행이다. 그것도 느긋하게 아침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 미국에 온 이래 시간 절약을 위해 늘 밤중에 출발하는 일정을 잡았었다. 원래 연말이면 보름가량을 쉬는 이곳 관행에 올해는 불경기가 더해져 열흘 가량이 더해지면서 연말의 시간이 그야말로 횡재처럼 주어졌다. “불경기가 다 나쁜 것은 아니네.” 빈곤하기 그지없는 영업 실적에 공적인 자리에서는 주눅이 들어 내뱉기 힘든 말을 아내에게 가볍게 건네며 핸들을 잡았다. *위 사진 : 투싼 가는 8번 프리웨이 주변에서 만난 거대한 모래 언덕 오늘 목적지는 애리조나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투싼(TUCSON). 숙소는 투싼 시내의 민박집 엘 프레시도 EL PRESIDO로 잡아 두었다. *위 사진 : 이번 여행지 미국 서남부 첫 이틀을 그곳에.. 2012. 5. 15. 이전 1 ··· 25 26 27 28 29 30 31 ··· 3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