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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96

샌디에고 걷기11-COWELS MOUNTAIN COWELS MOUNTAIN. 집에서 동북쪽으로 차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산. 높이부터 확인하니 1591피트. 피트니 인치니 아직 숙한 단위가 아니다. 미터로 전환해보는 번거로움을 거치고서야 485미터 정도의 만만한 높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그 정도라면 수술 후 아직 이런저런 문제를 나타내곤 하는 아내의 몸에도 큰 문제가 없겠다 싶어진다. 정상으로 향하는 여러 접근로 중에서 가장 짧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는 남쪽 코스를 택했다. 왕복 두시간 정도의 산행. 오래간만에 작은 베낭을 꾸려 집을 나섰다. 금강산도 식후경. 가는 길에 '아점'(브런치)을 하기로 했다. 힐크레스트에 있는 HASH HOUSE는 '아점'이 아니라 점심시간에 가까운 시간대임에도 여전히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맛있는 음식에 동.. 2012. 5. 29.
EL CAPITAN STATE BEACH EL CAPITAN STATE BEACH는 LA 북쪽에 있는 산타바바라 인근에 있다. 캠핑장은 언덕 위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주어진 공간이 널찔널찍 하여 이웃집 사람과 눈인사도 나누기 쉽지 않다. 해변은 작은 계단과 작은 길을 통해 연결된다. *위 사진 : 이번에는 예전에 산에 다닐 때 쓰던 에코로바 ECHOROBA 란 상표의 작은 텐트를 사용해 보았다. 3인용이라해도 2인이면 알맞은 좁고 낮은 공간을 지닌 크기의 텐트였지만 오붓한 분위기가 괜찮았다. 최근 들어 서너 번 연속으로 바닷가 캠핑이다. 무엇보다 밤바다의 파도소리에 끌린 탓이다.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라는 노랫말이 있다. 잠결에 듣는 파도소리가 그랬다. 캠핑을 재개하면서 세상엔 무수한 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파도소리에서.. 2012. 5. 29.
SOUTH CARLSBAD STATE BEACH NO RESERVATION? THEN LIKELY YOU CAN FORGET ABOUT STAYING HERE. 캘리포니아의 캠핑사이트를 안내하는 한 책자에 나와 있는 SOUTH CARLSBAD STATE BEACH의 소개 문구이다. 글에서 알 수 있듯 인기 있는 캠핑장으로 성수기와 주말이면 사전 예약을, 그것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캠핑을 하기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번 DOHENY STATE BEACH가 해변과 수평으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면 이곳은 절벽 위에 있어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장쾌한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바다는 스쿠바다이빙과 스노클링, 그리고 서핑으로 인기 있는 장소라고 한다. 오후가 되면서 해미가 밀려왔다. 햇빛이 가려지고 하늘과 바다, 그.. 2012. 5. 29.
DOHENY STATE PARK에서의 하룻밤 DOHENY STATE PARK는 샌디에고와 엘에이의 중간 쯤에 있는 해변이다. 집에서 차로 한시간 정도의 거리는 운전의 부담은 적은 반면 어딘가로 떠나왔다는 기분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지정된 장소에 차를 세우자마자 서둘러 바닷가부터 나가보았다. 완만한 곡선으로 휘어진 해안선과 직선의 수평선, 모래와 파도와 하늘.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단순한 풍경이면서도 바다는 바라볼 때마다 늘 가슴 후련한 만족감을 가득히 안겨준다. 해변에서 돌아와 텐트를 쳤다. 옆 자리는 커다란 RV 차량이 차지하고 있었다. 텐트를 치고 난 아내와 내가 부러움 섞인 관심을 보이자 주인 양반이 선뜻 내부 구경을 시켜준다. 아내와 나로서는 처음 구경하는 RV차량의 내부였다. 길이가 10미터 정도 되는 대형 차량이어서 침실도 주방도 거.. 2012. 5. 29.
샌디에고 걷기 10 - 다시 LOS PENASQUITOS 아내와 샌디에고의 LOS PENASQUITOS 트레일을 걷고 여행기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얼마전 그곳을 다시 걸었습니다. 같은 경로는 아니고 그때는 동쪽에서 중간지역까지 걸었다면 이번에는 서쪽에서부터 걸어갔습니다. 그 계곡의 중간쯤에 샌디에고에서는 믿어지지 않을만큼의 폭포(라기에는 좀 낮지만 지도에 그렇게 표기되어 있음)가 있어 반환점으로 삼은 것입니다. 같은 목표를 향한 다른 접근 방법. 여러갈래 길. 한때 우리 사회는 생각과 말과 행동의 다양성에 목말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양성이 보장되는 자유를 갈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온 삶을 그 자유를 위해 던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여러 갈래길 누가 말하나 이 길 뿐이라고 여러 갈래길 누가 말하나 저 길 뿐이라고 여러 갈래길 가다 못갈길 뒤돌.. 2012. 5. 24.
샌디에고 걷기9 - SAN ONOFRE STATE BEACH 가까이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지낼 때가 많다. 서울에 살면서 북한산이 얼마나 우람하고 당당한지 출렁이는 한강물이 얼마나 유장하고 넉넉한지 경복궁 근정전의 지붕선이 얼마나 유연하고 자연스러운지 등등에 대하여. 서울에서는 너무 흔하고 가까운 것들이어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는 늘 먼 곳에 마음을 두고 지낸다. 그러나 낯선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작 우리 삶에 중요한 것은 흔하고 익숙해서 편안한 것들 속에 있는지도 모른다. 직원 가족들과 캠핑을 계획하면서 샌디에고 인근 바닷가에 줄지어 있는 캠핑장을 인터넷에서 뒤져 보았다. 바닷가를 따라 캠핑장 또한 무수히 많으니 한두 가족의 캠핑 쯤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그.. 2012. 5. 23.
샌디에고 걷기8 - HILLCREST HILLCREST는 샌디에고 다운타운의 북쪽, 발보아파크 BALBOA PARK와 가까운 곳에 있다. 20세기 초에는 샌디에고의 새로운 주택지로 주로 전문직종의 화이트칼라 계층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당시의 세렴됨을 엿볼 수 있는 건축물들이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다. 휴일 아침. 힐크레스트의 크레스트 카페에서 오믈렛과 오렌지쥬스로 늦은 아침을 먹고 중심 거리인 UNIVERSITY AVENUE와 WASHINGTON STREET를 걸어보았다. 힐크레스트는 60년대에 약간 쇠퇴기를 거쳤다지만 70년대 후반 이후에 힐크레스트의 매력을 다시 회복하려는 지역주민들의 노력으로 지금은 이름난 식당과 카페, 그리고 BOUTIQUE들로 가득한 곳이 되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사람들은 힐크레스트를 생각할 때 GAY 와 .. 2012. 5. 23.
샌디에고 걷기7 - GASLAMP QUARTER GASLAMP QUARTER가 있는 샌디에고 시내까지 빨간색의 예쁜 전철을 타고 갔다. 전철은 진즉부터 아내와 타보려고 마음 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나는 펫코파크에 야구구경을 가면서 몇번 타본 적이 있지만 아내는 처음 타보는 것이었다.) 전철 한번 타는 것이 무슨 큰일이라고 작심까지 하느냐고 웃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까운 슈퍼조차도 직접 차를 몰지 않으면 갈 수 없는 이곳 샌디에고의 상황인지라 전철과 버스로 실낱 같이 이어놓은 이곳 대중교통은 진귀한 것이고 그래서 그것을 이용하는 것은 때에 따라 작심까지 해야하는 특별한 경험인 것이다. 미국에서(적어도 서부지역에서) 자가용은 편리하고 안락한 사적인 공간을 확보하려는 선택적 교통수단이 아니라 그것 아니면 달리 일상 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필.. 2012. 5. 23.
CHANNEL ISLAND NATIONAL PARK2 - SANTA CRUZ섬(끝) 아나파카섬에서 돌아와 항구에서 가까운 중급 숙소에 묵었다. 미리 저녁을 먹고 들어와 체크인 한 뒤에 더 이상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대신에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베란다에 앉아 아내와 맥주를 마셨다. 천천히 날이 저물었고 저녁 안개가 몰려왔다. 안개는 다시 내일 아침까지 머물 것이다. 산타크루즈로 가는 배는 아나카파와는 달리 VENTURA항에서 출발했다. 숙소에서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항구였다. 서둘 필요가 없었다. 승객들은 어제의 아나카파행보다 훨씬 많았다. 배의 규모도 컸다. 우리는 어제처럼 배의 상단에 자리를 잡았다. 예상했던 대로 안개는 짙었고 체감온도는 어제보다 낮았다. 파도가 조금 높았다. 배가 움직이면서 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어제와는 조금 다른 경로의 뱃길이었지만.. 2012. 5. 23.